[권은경] 국가가 자행하는 아동인권유린

권은경-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201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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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은 11월 20일을 세계어린이날로 지정해서 전세계를 상대로 어린이들의 권리에 대해 교육하고 아동이 인권유린의 피해자가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자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 날을 세계어린이날로 정한 이유는 1959년의 11월 20일에는 유엔 총회에서 아동권리선언을 채택했고 1989년 같은 날에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채택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로동신문에서도 이 날을 유엔이 아동권리협약을 채택한지 30돌이 된다고 소개하면서 북한도 1990년에 협약에 가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로동신문 기사의 주요 내용은 협약의 원칙에 따라 세계 모든 아동들이 평등하게 권리를 보호받아야 하지만 자본주의 나라 아동들만은 가정과 사회폭력의 희생자가 된다고 비판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로동신문이 주장 하듯이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의 문제는 아닙니다. 오히려 자본주의 경제체제 하에서 경제적 안정을 누리고 있는 대부분 선진적인 나라들은 아동이나 장애인 같이 사회적으로 연약한 존재들을 보호하는 사회복지제도와 정책을 잘 갖추고 있는데다, 법을 엄중하게 따라야 한다는 정신과 가치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가 나서서 아동이나 사회적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국가가 내세우는 이념과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아동의 인권이 조직적으로 유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북한 같이 일가족이나 개인이 수십 년간 권력을 잡고 있는 전체주의와 권위주의 국가에서 오히려 체계적으로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인권유린이 대규모로 발생합니다. 대표적 사례를 역사에서 찾는다면, 북한당국도 파시즘으로 비판하는 과거 독일 나치정당의 아동인권유린을 들 수 있겠습니다. 나치정당은 히틀러유겐트, 우리말로 히틀러 소년단을 조직해서 사상적으로 아동들을 세뇌시켰습니다. 나치는 1920년대부터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10세부터 17세의 아동들을 의무적으로 소년단에 가입시켜서, 히틀러를 위한 자폭정신을 가진 충성스런 독일인을 길렀습니다. 학교교육에서도 독일 주류 민족인 아리아 민족의 우월성과 유대민족에 대한 혐오감을 심어주는 나치 사상 교육을 시켰습니다. 따라서 이웃이나 선생님, 자신의 가족마저도 감시하면서 혹시라도 나치의 이념을 벗어나는 발언이나 행동을 발견할 때는 소년단원들이 경찰에 신고도 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 나치군대가 무조건적으로 항복하고 나오는 와중에도 히틀러 소년단의 십대 병사들은 지하벙커에서 끝까지 연합군에 대항해서 싸웠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이를 보고 도대체 히틀러는 어린 아이들에게 무슨 교육을 시켰나며 국제사회는 경악을 금치 못했답니다.

북한 얘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2017년에 유엔의 아동권리위원회가 북한아동의 인권 상황을 검토했는데요. 북한당국이 체계적인 방식으로 아동인권유린을 자행한 사례들을 무수히 발견했습니다. 아동권리위원회는 북한당국이 부모가 없는 아동들을 애육원이나 중등학교, 꽃제비 수용소 같은 곳에 수용해 사회에서 격리해 두고 교육 받을 권리를 박탈하고 식사공급도 제대로 하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학교나 소년단을 통해서 10대 아동들을 한 달간 농사일에 동원하고 거의 매일 오후에 도로나 철길 등 지역 건설에 동원하는 관행도 비판했습니다. 아동을 노동에 활용하지 말라는 아동권리협약에 위배되기 때문입니다. 부모들의 경제력이나 정치적 영향력에 따라서 상급학교 진학에 영향을 주는 차별도 유엔의 우려 대상입니다. 또 중요하게는 학교 교육 내용과 교육 자료들이 정치적 이념적 선전선동 내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교육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사회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의 정신을 가르치고 책임있는 미래의 삶을 준비하도록 지원하는 학문적 주제라야 하는데 북한의 교육은 3대장군의 혁명역사를 최우선적으로 교육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 외에도 4-5살 아동부터 대규모 집단체조에 동원해서 외화벌이와 정치 선전선동에 활용해서 아동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해치는 것도 심각한 아동 인권유린입니다.

북한 아동의 인권유린은 조선소년단이라는 정치조직과 학교를 통해서 체계적으로 진행됩니다. 조직적으로 발생되므로 그 희생 대상은 대규모이고 인권유린을 자행한 책임자가 당국이므로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인권유린의 심각성 면에서나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차원에서나 전체주의 국가가 저지르는 아동 인권유린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어린이날 북한당국은 말로만 ‘부럼 없어라'를 외쳤습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가입 비준한 당사국으로서 북한 당국은 말로만 아니라 실질적인 조치를 하나 취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세계가 그 진정성을 인정 할 수 있도록 내년도에는 대규모 집단체조를 폐지함으로써 아동인권 증진을 도모할 것을 제안해 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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