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순] 대학입학시험

이금순-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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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부터 날씨가 갑자기 무척 추워졌습니다. 늘 대학입학시험이 있는 날은 추워지는데, 올해는 지난 16년 기간 동안 가장 추운 대학입학시험일이었습니다.

대학입학 신입생 선발의 방법도 매우 다양해졌지만, 아직도 대학입학시험 성적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대학입학시험날이면 온 국민의 관심이 시험에 집중됩니다. 학생들이 시험 보는 장소까지 이동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모든 직장의 출근시간이 한 시간 더 늦은 10시로 조정됩니다. 시험 날이 되면 부모들은 아이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각자의 종교시설에 가서 정성을 드립니다. 한 번의 시험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수험생뿐만 아니라 부모도 최선의 결과를 바라게 됩니다. 심지어 시험이 치뤄지는 학교의 후배들이 선배를 응원하겠다고 새벽부터 기다리는 장면이 흔하게 벌어집니다.

저는 대학입학시험날이 되면 20년도 넘은 기억인데도 그 때의 긴장이 다시 되살아납니다. 저는 두 아이를 두고 있는데, 아이들이 이제는 대학을 졸업해서 대학입학시험날 마음을 조일 일이 없어졌습니다. 대개 시험을 보는 학생을 둔 사람들에게는 주위 사람들이 합격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찰떡이나 엿을 선물로 줍니다. 저희는 직장에서 입시생을 둔 직원에게 이러한 선물을 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살고 계시는 북한에서는 대학입학을 위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요? 일반적으로 북한에서 대학입학을 결정짓는 것이 성적보다 출신성분이라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토대가 좋지 않을 경우 중앙대학에 입학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은 심각한 차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한에서 대학교육 자체가 소수의 특권처럼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에 다니던 때에는 대학에 입학하는 비율이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대학입학 경쟁률도 매우 높았습니다. 저의 초등학교(소학교) 친구들은 중학교도 가지 못하고 취업을 하여야 했던 사례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농촌마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서울에 있는 대학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대학입학이 거의 대학입학시험만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물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당시에는 대학 졸업 자체가 좋은 직장을 보장하는 것이기도 하였습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습니다. 교육이 국가발전을 위해 정말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교육은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대학교육 기회에서 토대에 의한 차별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남한에 온 탈북자들의 남한 생활 만족도가 특히 높은 경우는 자녀가 학교에 다니며 좋은 성적을 거두는 가정인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많은 이주연구사례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이민자의 정착에서 자녀의 교육은 매우 중요한 관심사안입니다. 교육이 사회 내 개인의 위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살고 계시는 북한에서 대학교육이 학생의 수학능력을 검증하는 객관적 자료에 의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다른 무엇보다도 대학진학과정에서 가족의 출신성분에 의한 차별이 시정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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