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 간부들의 비현실적 낙관주의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9-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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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북한의 경제전략을 보도했습니다. 남한과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 언론들은 종종 북한으로부터 기밀자료를 얻어내고 이를 보도합니다. 이번에 나온 북한 기밀자료는 2016~2020년 간 북한 당국의 경제전략 이었습니다.

이 전략을 보면 눈에 띄는 것은 북한 당국은 현실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북한과 같은 나라의 경제책임자들은, 경제 계획을 만들 때 현실성 있게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의 상급자들이 나라의 비참한 사실을 들을 때 기분이 나빠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계획을 작성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아무 근거가 없더라도 낙관주의적 경제 전략을 만드는 것이 제일 안전합니다. 이것은 무너진 공산주의 나라들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특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제전략을 보면 더욱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예를 들면 2015년에 경제전략을 작성한 북한 경제일꾼들은, 2020년까지 러시아와의 무역을 7배나 향상시키고 10억 달러 무역을 달성할 것을 믿었습니다. 그 이유는 2014년에 러시아 원동개발상 갈루슈카가, 2020년까지 북한과의 무역을 1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언론들은 이 주장을 매우 많이 보도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성장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았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당시 북한측이 말로는 러시아의 주장을 지지해도 내부적으로는 믿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제 실수였습니다. 북한 경제일꾼들은 이 사실을 진짜 믿었습니다. 아니면 자신이 믿지 않더라도 상급자들이 믿었기 때문에 고급 간부들이 듣고 싶은 대로 보도했을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이것은 놀라운 것이 아닙니다. 북한 내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 조건 중 하나는 ‘쇄국정치’입니다. 다시 말하면 북한에서는 일반 백성들뿐 아니라 힘이 있는 사람들도 외부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알면 안됩니다.

당연히 북한정권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일 때만 간부들이 그것에 관해 배울 기회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핵무기를 비롯한, 중요한 군사기술을 배우는 학자들은 외국 자료를 자유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대외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도 어느정도 해외 신문, 잡지 등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그 사람들 역시 제한이 많습니다. 그 때문에 그들은 구체적인 지식이 있는 반면, 기본 경향을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경제일꾼이든 사상일꾼이든 외교관이든, 해외에서 북한이란 국가의 힘을 과장해서 평가하는 경향이 심합니다. 이러한 사례가 아주 많습니다. 북한은 정부의 힘이 너무 강해서, 북한 정부가 할 수 없는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당연히 사실이 아닙니다. 다른 나라는 다릅니다. 미국 대통령이나 러시아 대통령, 일본 총리들은 해외에서 많은 약속을 할 수 있지만, 수많은 경우 그들의 국내에서 국회, 언론 등에 의해 심한 제한을 받고 있기에 그 약속을 지키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외국 고위 간부들의 약속을 그냥 믿는 것 보다는, 외국의 상황을 잘 분석하고 그 약속을 진짜 지킬 수 있는 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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