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광복절과 분단의 비극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9-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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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사에서 1945년 8월 15일, 즉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날은 이중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나라의 독립이 시작된 날이지만 다른 입장에서 보면 이 날은 바로 분단이 시작된 날이기 때문입니다.

분단의 비극, 그리고 그 비극을 초래한 전쟁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이 책임이 있는 세력은 4가지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미국과 소련 그리고 한국 내부의 우익과 좌익 세력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세력의 책임을 부정하고, 자신이 싫어하는 세력에게 책임을 지우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1940년대 북한 역사 연구를 많이 했는데, 제가 미국과 소련 또 남북한의 자료를 보면서 생각한 것은, 미국이든 소련이든 우익이든 좌익이든 대체로 다 책임이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반도의 분단 역사를 생각할 때 정말 유감스러운 특징이 있습니다. 당시 분단을 결정했던 사람 대부분은 자신들이 조국과 민족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박헌영과 김일성을 중심으로 하는 공산당도 그랬고, 이승만과 김구를 중심으로 했던 우익도 그랬으며, 미국과 소련 군인들도 그랬습니다.

외국 세력인 소련과 미국부터 살펴봅시다. 1980년대 말 저는 소련에 살고 있던 전직 군인들과 당 간부 그리고 전직 정보기관 공작원들과 많이 만났습니다. 그 노인들은 1940년대 말 북한 국가와 노동당을 만든 사람들입니다. 저는 그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당시에 두 가지 목적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그들이 소련 군대 군관, 장성으로서 소련과 가까운 지역에 완충지대를 만들고 소련을 위협하지 못하는 정권을 설치하고자 했습니다. 이것은 소련의 국가 이익 때문에 해야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들은 애국자들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 거의 모두 소련식 국가사회주의의 빛나는 미래를 굳게 믿었습니다. 물론 그들 가운데도 나중에 실망을 느낀 사람들이 많지만, 그들은 1980년대 세계 시민들이 사회주의를 많이 비판했을 때조차 사회주의를 열심히 믿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들은 북한 지역에 조선사람들을 위한 매우 훌륭한 사회체제를 건설하기 위해서, 38선 이북에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의 희망은 38선 이북에 혁명 기지를 만들고 조만간 38 이남도 그렇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흥미롭게도 당시 제가 직접 만날 수는 없었던 전직 미국 군인들도 아주 비슷한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사회주의를 매우 악독한 체제라고 생각했고 조선 사람들에게 귀중한 선물인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를 선물하고, 끔찍한 사회주의로부터 조선 사람을 지키려 했습니다. 그들은 남한에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도입하면 조선 사람들이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한반도 내부 세력도 비슷합니다. 이승만이든 김일성이든 김구이든 박헌영이든 모두 다, 자신의 개인 야심이 없지는 않았지만, 백성들을 위해 올바른 체제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분단의 비극입니다. 세계 역사에서 거의 모든 내전은 사상 대립의 비극입니다. 양측의 선전 일꾼들의 거짓 주장과 달리, 이와 같은 비극을 시작하게 하는 사람 대부분은 ‘이념주의자’입니다. 한반도의 분단 역사는, 이 슬픈 역설을 잘 보여 줍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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