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당분간 현상을 유지할 것 같은 미북관계와 북핵문제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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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이 비핵화 과정을 시작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대북제재 완화를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북한은 미국이 대북제재를 양보하지 않는다면 미국과는 아무 회담을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양측의 발표를 들으면 한반도 상황은 출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벌써 여러 번 말씀드렸듯이 북한은 핵을 포기할 생각이 아예 없습니다.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는 핵을 포기하면 국내 안전도, 자신의 권력과 특권도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그들은 매우 심한 경제압박을 받는다 해도 절대 굴복하지 못할 것입니다.

반대로 미국은 현 상황에서 양보를 할 이유를 아예 느끼지 못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이 머지 않은 미래에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미국측이 굳이 인정할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왜 그럴까요?

제일 중요한 이유는 미국 국내 정치인들입니다. 미국에 있는 북한 전문가 대부분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북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대통령을 비롯한 고급공무원들과 정치인들입니다. 그 사람들은 북한과 같이 작고 못 사는 독재국가가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미국의 국제 정치 상황입니다.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면 수많은 다른 국가들도 북한처럼 핵개발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핵 비확산 구조는 하루 아침에 무너질 것입니다. 이것은 미국 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에게도 악몽과 같은 것입니다.

현 단계에서 미국이 대북제재 완화를 허용할 이유는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 국내정치를 고려하면 대북제재를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미국은 자유국가여서 시끄러운 언론도, 정부를 열심히 비판하는 야당도 있습니다. 미국 행정부가 대북제재를 완화한다면 미국 국내에서 많은 비판을 받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까지 북한측은 연말 시한을 운운하며 올해 초에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미국에 압박을 가하겠다는 신호를 많이 보냈습니다. 그러나 2020년 1월 초 북한의 행동을 보면 그들이 당장 긴장을 고조시킬 생각은 별로 없어보입니다.

북한이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습니다. 북한이 작년에 연말시한을 운운했을 때도 처음부터 말로만 위협을 가하고 행동할 생각이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중국의 압박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최근 이란 사건이 잘 보여주듯이 미국은 위기에 빠진다면 군사력을 쓸지도 모르기 때문에 북한이 아마 마지막 순간에 군사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를 중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앞으로 몇 달 정도 한반도는 별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은 여전히 대북제재를 유지하고 북한은 비록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하지 않는다 해도 추가 양보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별로 좋은 것이 아니지만 위험한 대립보다는 더 나아보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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