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미국 대북정책의 변화 가능성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9-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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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거의 10일 정도 미국 워싱턴에서 있었기 때문에, 바로 지금 미국의 대북정책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조짐을 제 눈으로 많이 보았습니다. 쉽게 말하면 최근에 미국측은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이루지 못했던 타협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보입니다. 해외에서 이와 같은 타협은 주로 스몰 딜, 즉 작은 거래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을 감안하면, 미국측은 이와 같은 타협에 나설 이유가 있어보입니다. 북한측도 이런 타협을 지지할 것 같습니다.

이것은 어떤 타협일까요? 북한측이 모든 핵무기의 연구와 생산시설 일부를 동결하거나 철거할 경우,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의 완화를 제안하는 것 입니다. 즉, 북한은 자신의 핵 능력을 일부 희생하고, 그 대신에 대북제재의 부분적인 완화를 얻는 것입니다. 대체로 이것은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측이 미국측에 제안했던 타협안과 비슷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타협에는 중요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가역성입니다. 양측이 이와 같은 딜, 즉 작은 타협을 한다면, 가역성이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습니다. 북한은 영변을 비롯한 핵시설을 철거할 수도 있고, 그냥 동결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측이 핵시설을 동결한다면, 아무때나 마음만 먹으면 다시 생산을 시작할 수 있는 게 분명합니다. 이것은 가역적인 양보, 즉 다시 원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양보로, 사실상 상직적인 성격만 가진 양보입니다. 반대로, 북한측이 영변과 기타 핵시설에서 원심분리기와 같은 시설을 철거한다면, 짧은 시간 안에 복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즉 가역성이 많이 낮습니다.

미국측이 유엔 안보리를 열고 대북제재 일부를 공식적으로 취소한다면, 다시 복원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지금 미중관계가 매우 나쁘기 때문에, 중국측은 북한을 미국에 압박을 가하는 수단으로 쓰기 시작하는 조짐입니다. 그 때문에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를 일단 취소한다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때문에 다시 채택하기는 어렵습니다. 이것은 미국측의 비가역적인 양보입니다. 반대로 미국측이 그저 임시적으로 대북제재 일부를 중단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한다면 대북제재는 1-2년동안, 혹인 일정 기간동안 효과가 없게 되지만, 이 기간 종료 이후에는 자동적으로 제재가 다시 복원됩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미국측의 가역적인 양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양측이 어떤 타협을 이룰 지는 알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실무회담은 곧 시작할 것 같지만,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보면 가능성은 두가지 있다고 생각됩니다. 양측은 가역적인 양보를 할 수도 있고, 비가역적인 양보를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현 상황에서 북한과 미국 최고지도자들은 이와 같은 타협이 각자 국내 정치상황 때문에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내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 트럼프는 당선을 위해 미국 국민들에게 보여줄 성과가 많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미국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은 이것이 임시적인 타협이 아닌 북한 비핵화의 시작이라고 주장할 것입니다. 북한측도 비슷합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 엘리트층 내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김정은도 대북제재를 일시적으로라도 완화 시킨다면 국내에서 지지를 높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양측 모두 가역적인 양보만 하고 타협을 한다면, 즉 북한측은 핵시설을 동결시키고, 미국측은 대북제재를 임시적으로 완화 시킨다면 이와 같은 타협은 별 의미가 없고 몇 개월 이내에 무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비가역성이 있는 타협을 한다면 비핵화 동결과 대북제재 완화는 어느 정도 지속될 수 있고, 북핵 문제 관리에 얼마간 기여할 수도 있습니다. 현 단계에서 양측이 만들 타협의 성격, 즉 가역성 여부에 대해 아직 알 수 없지만, 그 답은 아마 머지않아 드러날 것 같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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