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통일에 대한 세대별 차이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9-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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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통일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는 2045년에 하나된 한반도를 만들자고 했습니다. 이렇듯 남한에서도 북한처럼 통일이라는 이념과 사상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5년 동안 남한에서 살아온 러시아 사람으로서 저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보이지 않는 흐름을 느낍니다. 세월이 갈수록 남한 사람들의 북한에 대한 사고방식과 그리고 통일에 대한 태도는 바뀌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 지금 남한에서 통일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 기본 변수는 바로 나이입니다.

통일에 대한 입장 측면에서 남한사람들은 세 가지 세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로 60대 후반 이상 즉 노인들입니다. 둘째는 4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까지의 중년 계층이고 마지막으로는 45세 미만 사람들입니다. 세대에 따라 북한과 통일에 대한 생각이 놀라울 만큼 다릅니다.

노인들은 한국전쟁을 경험했거나 자신의 부모, 형제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1950~1960년대 매우 강했던 반공산주의 사상 교육도 그들에게 영향을 많이 주었습니다. 그들 가운데엔 이산가족도 비교적 많고 멀지 않은 친척이 북한에 살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들은 정말 통일을 원합니다. 물론 당연히 흡수통일 즉 멸공통일을 원합니다. 그들 가운데엔 북한 정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사실상 없습니다. 많은 노인들은 북한 인민들은 해방되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통일은 김씨 일가 밑에서 고생하는 북한 인민들의 해방을 의미합니다.

중년 계층도 통일을 원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통일 방식은 노인들과 완전히 다릅니다. 흡수통일이 아니라 회담을 통해 남북이 호상 양보를 하고 합의에 의해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꾸어 말해 그들은 하루 아침에 문재인과 김정은이 악수하고 통일 조약에 서명하면 통일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흥미롭게도 문재인 대통령 주변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45세 미만, 젊은 사람들의 태도는 또 다릅니다. 그들은 통일을 반대하거나, 별로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북한과 아무 개인적 관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가끔 북한 소식을 들으면 매우 상이하고 비합리주의적인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북한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들의 북한에 대한 태도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무관심과 멸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젊은 사람들은 북한이 매우 어렵게 사는 나라이기에 남북한 통일은, 민족의 핵심과제가 아닌 경제가 무너지고 자신과 가족들의 생활을 파괴할 수 있는 재앙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그들의 조부모 세대와 달리 북한 인민을 해방할 생각도 없으며, 부모 세대와 달리 북한 정권에 반대하는 생각도 큽니다. 그들은 북한 내부 상황을 자기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세월이 갈수록 통일을 반대하거나 무시하는 세대의 영향력이 커집니다. 그 때문에 그들의 생각이, 향후 한반도의 미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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