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러시아에 북한 노동자들이 계속 남게 될 이유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9-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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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22일,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의해서 중국과 러시아에 체류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모두 귀국해야 합니다. 현 상황에서 이 결의안이 어느 정도 집행될지 의심스럽습니다. 러시아도 중국도 이런 저런 방법을 쓰면서, 북한 노동자들을 일부라도 계속 고용하도록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러시아가 북한 노동자의 귀국을 거부하는 이유가 정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바꾸어 말해서 지난 5~7년 동안 많이 악화된 미-러 관계 때문에 러시아는 미국과 협력 의지가 크지 않다는 뜻입니다.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파견 역사를 보면 매우 흥미로운 특징이 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로 가기 시작한 것은 1946년 부터 입니다. 당시 러시아는 스탈린이 다스렸던 소련체제였습니다. 그때 이후 스탈린 격하운동도 페레스트로이카도 소련 붕괴도 있었지만 북한 노동자들은 여전히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대부분 북-러 경제협력은 경제보다 정치적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양측은 전략적 목적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러-북 공동사업은 전부 실패로 끝나버렸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러시아로 노동자를 보내는 이유도, 러시아가 이 노동자를 받아들이는 이유도 정치보다는 주로 경제적 이유입니다. 러시아는 연해주와 동시베리아에서 자원이 많이 나긴 하지만 노동력은 매우 부족합니다. 반대로 북한은 노동력이 많은 나라입니다. 매우 열악한 조건에 살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은 해외로 가는 것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일했을 것입니다. 그때문에 소련과 러시아는 북한 출신 노동자들을 70년 전부터 고용하기 시작했습니다.

1940년대 러시아로 간 북한 노동자들은 주로 수산물 가공을 했습니다. 당시 제2차 세계대전 때문에 심한 경제적 타격을 받은 소련은 인구가 부족한 연해주 지역으로, 사람들이 이사를 가도록 장려하기 위해 쓸 돈이 별로 없었습니다. 바로 그 이유로 1940년대 말부터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감시와 제한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일하는 노동자보다 돈을 잘 벌었습니다.

1990년대 초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은 임업보다는 건설업에서 압도적으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에 들어와서는 북한의 여성 노동자들도 러시아 경공업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이 주로 일하는 분야는 시대별로 다르지만 기본 이유는 동일합니다. 북한의 노동력은 값이 저렴합니다. 러시아는 이런 값싼 노동력이 필요해 북한 노동자들을 환영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볼 때 유엔안보리결의안이 정한 기한에도 불구하고 러-북간의 노동협력 구조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양측이 느끼는 경제적인 필요성은 정치적인 이유보다 더 의미가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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