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신매매범 처벌에 관한 형법 일부 개정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1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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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양강도 혜산시 주민들이 압록강변에서 빨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북한 양강도 혜산시 주민들이 압록강변에서 빨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당국이 지난 5월 인신매매범 처벌에 관한 형법조항을 일부 개정하고 6월부터 모든 인신매매사범에 적용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정된 형법에 따르면 기존의 인신매매범에 대한 처벌 조항을 세분화하고 죄의 경중에 따라 처벌의 수위를 낮출 수 있게 되어있어 사법일꾼들이 비리를 저지를 소지가 높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25일 “며칠 전 인신매매 혐의로 붙잡혀 혜산시 보안서에서 예심을 받고 있는 동생에게 면식가루(간식)를 넣어주려 갔다가 보안서 예심과장을 만났다”면서 “인민폐 수천 위안을 예심과장에게 뇌물로 고였더니 ‘새로 개정된 형법에 따라 인신매매범 처벌조항이 세분화되었으며 죄의 경중에 따라 처벌수위를 낮출 수 있다’고 말하면서 경범죄로 처리해주겠으니 위에 바칠 현금 뇌물을 더 달라고 요구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기존 형법의 인신매매범 처벌 조항에 따르면 젊은 여성을 도강시켜 중국농촌남자에게 넘겨준 사람은 이유 불문하고 인신매매범으로 취급되며 여기에 가담한 모든 사람들을 인신매매 범죄자로 교화형에 처했다”면서 “한 명의 여성을 인신매매로 넘겼을 경우 교화 5년, 3명일 경우 교화 15년, 5명이상부터는 사형 판결을 내렸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지난 5월 새로 개정된 형법에 따르면 중국에 여자를 넘겨주고 돈을 받지 않은 경우 교화 3년, 인신매매방조자는 노동단련대 1년형으로 처벌이 경감되었다”면서 “개정된 인신매매 관련 형법은 6월부터 각 보안서 등 사법기관에 적용하도록 규정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개정된 형법의 인신매매범에 관한 조항은 기존 형법보다 범죄유형을 세분화하고 전반적으로 처벌수위를 낮춘 것이 특징”이라면서 “중국브로커에게 여성을 넘겨준 자는 인신매매 유괴죄, 적극적으로 인신매매를 원하는 여성을 중국에 넘기고 대가를 받지 않은 자는 인신매매 묵과죄, 인신매매로 넘길 여성을 브로커에게 소개한 자는 인신매매 방조죄로 분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국경지역에는 형편이 어려운 여성들을 인신매매로 유인해 중국에 팔아 넘김으로써 돈을 버는 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개정된 형법이 인신매매 범죄에 대한 처벌수위를 낮추면서 보안서간부들이 뇌물을 많이 주는 범죄자를 주범이 아니라 경범으로 처리하는 등 개인 비리에 악용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으며 이 때문에 인신매매 행위는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나라가 썩을수록 법만 늘어난다는 속담을 책에서 본적이 있는데 신통하게도 우리나라현실을 지적한 말처럼 들린다”면서 “김정은시대 들어서면서 눈에 띄는 것은 주민들을 옥죄는 법들이 새로 생겨나거나 기존의 법들이 개정되고 있는데 사회적인 불법과 비리 현상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2015년 개정된 형법에 따르면 적들의 방송(남한방송)을 듣거나 적지물(삐라)을 수집하고 보관, 유포했을 경우 노동교화형 5년 이하에서 10년형으로 높아졌다”면서 “또 비법 국제통신죄를 새로 신설해 남조선을 비롯한 해외지역에 있는 사람들과 통화를 하다 적발되면 1년~5년의 교화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지만 남한 방송 청취자나 불법 휴대전화 사용자는 오히려 크게 늘고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갈수록 살기 힘들고 앞날의 희망을 잃은 젊은 여성들은 먹고 살기 위해 인신매매로 탈북을 선택하고 중국에 팔려가지만 그 중 일부는 성폭행 등 비참한 환경에 처해 죽어가는 경우도 많다”면서 “탈북이나 인신매매가 되풀이되는 현실을 개선할 생각은 하지 않고 주민 통제에만 몰두하고 있는 당국 이야말로 우리나라 여성들의 인신매매 주범”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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