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북송 ‘이태원 씨 아내’ 석방돼 아들과 상봉”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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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전 가옥에서 찍은 이태원 씨의 아내와 아들.
중국 안전 가옥에서 찍은 이태원 씨의 아내와 아들.
사진제공: 이태원 씨

앵커: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후 회령 보위부에 억류돼 있던 탈북 여성이 지난달 초 이례적으로 석방돼 3개월 여 만에 아들과 상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강제북송 후 외할머니에게 보내진 이태원 씨 아들의 지난 3월 모습.
강제북송 후 외할머니에게 보내진 이태원 씨 아들의 지난 3월 모습. 사진: 이태원 씨 제공

지난해 11월 중국 선양에서 체포돼 네 살 난 아들과 함께 강제북송 됐던 구정화 씨가 정치범 수용소 행을 면하고 풀려나 아들과 지내고 있다고 구 씨의 남편 이태원 씨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태원 씨: 3월 3일에 북한에 있는 친구들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아내가 나왔다고… 그 때는 저는 믿지 않았지요. 아내가 보위부에 잡혀 있다가 나왔다는 게…

이 씨는 아내가 보위부에서 고생을 많이 해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처럼 마르고 허약해졌다는 말을 현지 친구들을 통해 들었다며 마음 아파했습니다.

이 씨의 친구는 그에게 아내가 보위부에서 너무 심한 고생을 해 다시는 한국행을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 같다며 “아내 데려 가는 걸 포기해라”고까지 말했다고 이 씨는 전했습니다.

이 씨는 앞서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보위부에 넘겨진 그의 아내가 한국행을 기도했다는 이유로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질까 우려한 바 있습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도 자체 웹사이트에서, 지난 수 개월 간 구정화 씨와 함께 강제북송된 탈북자 8명 등의 석방을 북한 당국에 촉구하는 청원 운동을 벌여왔지만, 구 씨는 이젠 더 이상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질 위기에 놓이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이 단체는 그러면서 북한 보위부가 3월 중에 구 씨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씨는 강제북송 후 혼자 외할머니에게 보내져 늘 침울해 하던 아들이 몇 개월 만에 엄마를 만나고는 마냥 울기만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이 씨: 북송과정에 너무 혼이 나서, 그렇게 장난끼가 많던 애가 정말 조용해졌다고 하더라구요. 추운 겨울에 북송됐으니까 발이 다 얼어서 동상에 걸렸다고… 이번에 정상회담이 잘 이뤄져서 북한이 비핵화 하고 국제사회에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2015년 먼저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이 씨는 아내와 아들과 한 지붕 아래 살 날을 손 꼽아 기다리다가 지난해 청천벽력 같은 체포 소식을 접하고는 국내외 언론과 인권단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들의 석방을 호소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탈북자 강제북송과 처벌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과 압력이 거세지자 북한 당국이 이태원 씨 아내를 석방해 아들과 만나도록 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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