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 방북, 중 외교 입지 개선 노림수”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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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시 주석 방북은 북중관계 악화 막기 위한 것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방문합니다. 중국 최고지도자로선 2005년 후진타오 전 주석 방북 이후 14년 만인데요, 마키노 편집위원님, 시 주석의 이번 방북, 그 의미부터 먼저 짚어 주시죠.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지난해 3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처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이후 네 차례 중국을 방문했는데 그 때마다 북한은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을 요청했습니다. 중국은 계속 냉정한 태도를 보였고 특히 지난해 9월9일 북한 건국 70주년 때도 시 주석은 방북하지 않았습니다. 요즘 북한에서는 지난 4월 노동신문 보도처럼 사대주의는 안 된다거나, 중국을 직접 겨냥하지 않았지만 중국에 비판적인 그런 논설이 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달 말은 중국 정부가 중국 기업에 대해서 북한의 해외파견 노동자들을 북한에 돌려보내도록 정한 기한입니다. 따라서 중국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북중 간 불만이 더 커져서 2018년 3월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던 그 당시보다 더 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 복잡한 국제정세는 한국 정부도 계속해서 시 주석의 방한을 요청해온 점입니다. 만약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지 않고 2014년에 이어 또 한국을 방문한다고 하면 북중관계가 더 나빠지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을 중국이 고려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시진핑 주석이 한국을 방문하면 사드 배치 이후 아직도 교착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한중관계를 개선하는 기회를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은 지금 한일관계가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동북아에서 캐스팅 보트, 즉 결정권을 쥐는 기회도 될 수 있다는 그런 계산도 들어있다고 봅니다. 언론에서는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을 통해 북한과 중국이 다시 가까워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 일단 북중관계가 더 나빠지는 상황을 피하고 그리고 국제관계에서 중국의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방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시 주석 기고문 북 비핵화 새로운 접근 없어

<기자> 시 주석은 방북을 하루 앞둔 19일 북한 노동신문과 민주조선 공동 기고를 통해 중조관계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한반도 문제의 대화와 협상 진전을 강조했는 데요 시 주석의 이번 기고문, 어떤 의도로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저도 그 기고문을 봤습니다. 하지만 특히 눈에 띄는 새로운 내용은 없었습니다. 시 주석은 북중관계 강화나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비핵화에 관한 새로운 언급은 없었습니다. 그건 적극적으로 북미관계를 중재한다거나 새로운 접근방법을 제시한다기 보다는 더 이상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떨어지는 그런 상황을 피하고 싶다는 그런 내용이 아니었다 싶습니다.

중국, 북핵문제서 미국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점 인식

<기자> 그런가 하면 이달 말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중국이 북한 문제를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카드로 활용하지 않을까 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예상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중국도 북한 핵문제에 있어서 트럼프 정권을 만족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시 주석도 북한에 대한 단계적이고 동시행동적인 비핵화를 지지한다고 하면서 북한이 먼저 비핵화해야 한다거나 하는 미국의 요구에 찬성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 달에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에서 미국은 북한과 중국을 심하게 비난했습니다. 거기에 대한 중국의 반발도 있다고 생각하구요. 당시 보고서를 보면 미국은 북한을 불량국가라고 얘기도 하고 북한이 지금 동중국해에서 하고 있는 유류 환적에 대해서 중국의 가까운 영해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과 만나면 미국이 이렇게 요구하고 있다고 당연히 전달하겠지만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서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에서 양국이 심하게 대립중이라는 건 지역 안정 측면에서도 도움이 안 될 거다, 그러니까 너무 심하게 중국을 비난하면 중국은 북한 쪽으로 더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돼 버릴 수도 있다,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을까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그러니까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서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고 더 전향적인 입장을 유도해서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라는 말씀이시군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맞습니다. 적극적으로 북한 핵문제를 중재하겠다는 게 아니고 점점 나빠지고 있는 중국의 외교적 입지를 개선하려고 하는 그런 목적 아래 북한을 이용하는 그런 방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자> 그렇다면 북한의 노림수는 뭐라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북한도 미국이 비핵화와 관련해 양보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저는 북한이 항상 현실적으로 계산하는 국가라고 봅니다. 북한은 연말까지를 시한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그 때까지는 북미 간 대립이 계속될 거라고 그런 상황도 당연히 예상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면 연말까지는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시간을 끌면서 협상카드, 앞으로 혹시라도 상황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대비하면서 협상카드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않을까 봅니다. 구체적으로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핵탄두 소형화나 ICBM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나 그런 걸 완성하도록 서두르지 않겠나 예상도 하구요. 앞으로 북미관계가 최악의 경우 다시 긴장관계가 되더라도 미국에 대한 억지력을 가능한 한 확보해야 한다는 그런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저는 봅니다.

7월 ARF 때까지는 미북 실무협상 열려야

<기자>이번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은 시기적으로 교착상태였던 미국과 북한 간 비핵화 협상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뤄져 관심을 끕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올 해 초까지 4차례 중국을 방문했는 데 모두 남북정상회담이나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거나 개최한 직후였습니다. 이번에도 조만간 3차 미북정상회담이 열리지 않겠나 하는 기대가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저는 아쉽게도 낙관적으로 예상하고 있지 않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김 위원장의 네 차례 방중은 다 북한이 방중을 요청하면서, 바로바로 방문하고 싶다고 해서 실현됐던 방문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북한이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요청해왔던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이 드디어 실현됐다는 그런 분위기이고 북미정상회담이나 남북정상회담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성사됐다는 그런 성격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김 위원장이 지난번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는 보냈지만 실무협의는 아직도 열리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실무협의 합의 없이는 정상회담을 열지 않겠다는 입장이구요. 트럼프 대통령도 실제로 서두르지 않겠다고 계속 얘기하고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시 주석의 기고문도 비핵화에 관한 구체적인 제안은 없구요. 저는 이번 시 주석의 북한 방문에 대해서는 과도한 기대는 가지고 있지 않고 7월 말로 예정된 아세안 지역안보포럼, ARF 때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리용호 외무상, 아니면 비건 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간 회담이 열려야 다음 단계도 예상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양보 않는 한 북한 실무협의 응하지 않을 것

<기자> 이르면 다음 주 방한할 예정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판문점에서 북한과 비핵화 실무접촉을 가질 예정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이 부분도 약간 부정적으로 보시는 건가요?

마키노 요시히로: 이 달 4일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새로운 계산법이라고 하면 미국이 FFVD, 즉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요구를 하지 않고 북한이 원하는 영변 핵시설은 폐기하고 제재를 일부완화하거나 해제하는 그런 거래에 응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미국은 그런 생각은 없구요. 물론 시 주석이 이번에 김 위원장을 만나니까 우리가 걱정하고 있는, 이번 달에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때 북한이 군사도발을 하지 않겠나 하는 그런 걱정이 조금 없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아직까지 미국이 양보하지 않는 상황 아래서 북한이 실무협의에 응하지 않을 거라고 저는 예상합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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