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북, 미국 원하는 북핵 해결책 마련 ‘글쎄’”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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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트럼프 대통령-시진핑 국가 주석.
김정은 위원장-트럼프 대통령-시진핑 국가 주석.
/연합뉴스

<앵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은 협상을 통한 북한 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의 관심을 보여주지만 그 해결책이 미국이 원하는 방식이 될 걸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예상했습니다. 그는 북한은 한국이 미국의 뜻에 반하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을 거라고 믿기 때문에 한국과의 대화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대북제재의 효과를 과대평가해온 측면이 있다며 향후 몇 달 이내에 북한과 ‘빅딜’ 대신 중간합의에 이를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덕인 기자가 미국 국제정책센터(CIP)의 헨리 페론 선임연구원과 최근 한반도 상황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헨리 페론 박사님. 오늘 이렇게 직접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선 첫 번째 질문으로 지금까지 나타난 미북 협상의 진행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여쭤보고 싶은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헨리 페론 국제정책센터(Center for International Policy) 선임연구원
헨리 페론 국제정책센터(Center for International Policy) 선임연구원

<헨리 페론 선임연구원> 북한과 협상을 추진하는 데 근본적인 문제는 상호 간 신뢰에 있다고 봅니다. 현재는 모두 서로 총을 겨누고 있는 상황이며, 우리는 북한에 그들의 총과 핵무기를 내려놓으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총을 내려놓은 이후 상대방을 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서로에게 요구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의미 있는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앞서 화해와 신뢰구축에 기반을 둔 북한과의 대화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2월 평창올림픽이 열렸던 무렵부터 남북군사협정이 이뤄진 9월까지만 해도 그런 무난한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 이후 화해와 신뢰구축에 있던 초점이 비핵화에 대한 요구로 옮겨가면서 상황이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미국과 북한 간의 실무급 회담은 차질을 빚기 시작했고,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 정상이 만났을 때는 이미 양쪽 간 간극이 크게 벌어진 상태였습니다.

기자: 조금 전에 언급하신 그 간극이 구체적으로 어디서 벌어졌다는건지 설명부탁드립니다.

<헨리 페론 선임연구원> 지금 당면한 큰 문제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의 일부 인사들마저  안보보장(security guarantee)이란 개념을 북한으로부터 대가를 이끌어 낼 하나의 협상 카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협상에 어떤 명분을 제공하는 요소가 아니라 안보보장을 위해 북한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몰아가는 것은 간극을 더 크게 만들 여지가 있습니다.

기자: 얼마 전 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에도 이와 관련해 기고하셨던 것으로 기억되는데요, 현 미 행정부의 ‘최대 압박’ 대북정책이 이 시점까지 유효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핵 문제를 더 잘 다룰 수 있도록 수정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헨리 페론 선임연구원> 우선 북한이 왜 2018년 초를 기점으로 회담에 가담하기 시작했는지에 대한 두 가지의 설이 있습니다.

첫째는 북한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너무 커졌다는 점에서 최대 압박이 효과적이었다는 설인데요. 북한이 결국 붕괴할 것이라는 두려움에서 파생된 절망감을 안고 협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하나입니다.

또 다른 설은 그들이 최대의 협상력을 갖췄다고 판단했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협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것인데, 지난 2017년 11월에는 김정은이 미국 대륙 전체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사정권에 넣어 핵개발을 마쳤다고 선언하기도 했었죠. 만약 북한이 이러한 이유로 협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면 그들은 스스로가 힘을 기반으로 한 협상에 임한다고 간주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는 전반적으로 북한 경제에 대한 관련 정보가 많이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떤 이론이 올바른 것인지 구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가설이 맞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던 시점이 하노이였습니다.

북한은 하노이에서 그들도 힘을 기반으로 한 협상에 임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회담 당시만 해도 그런 모습이 북한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는지가 불확실했지만 북한은 이후에도 점점 제재가 있더라도 오랫동안 버틸 수 있다는 확신을 피력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최대 압박 정책이 애초에 의도했던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온 측면이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는 가운데 미 국무부가 제재의 효과를 과대평가하면서 미국이 갖추고 있는 협상력을 과신한 채 북한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해왔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기자> 얼마 전 패트릭 섀너핸 전 미 국방장관 대행이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웨이펑허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 부장을 만나 북한이 대북 제재를 위반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첩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고, 중국이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돕고 있다는 의혹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는데요. 최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한반도와 관련한 중국의 전반적인 입장은 어떻다고 보시나요?

<헨리 페론 선임연구원> 중국은 북한과 관련해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편으로는 북한의 핵무기를 달갑게 보지 않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에 여러 차례 합의했던 반면에 중국의 국가 안보 관점에서 볼 때 북한이 붕괴는 핵무기보다 더한 골칫거리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자면 중국은 미국의 독자제재를 항상 반대하며, 북한이 붕괴되지 않도록 신경 써 왔습니다.

또 중국의 대북제재 이행을 촉구하는 섀너핸 장관의 압박이 최근 있었다고 하더라도, 중국을 협력을 보장하지는 못할 겁니다. 특히 지금 당장 미중 관계는 무역전쟁 때문에 매우 냉담한 시기에 있습니다.

반면 김정은의 입지를 다져주는 시진핑의 방북으로 미뤄 볼 때 중국과 북한의 예상외로 따뜻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 문재인, 김정은 남북미 세 정상의 삼자회담을 기대하는 이 시점에 추진된 시진핑의 방북은 북중 관계를 더욱 부각시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진핑의 방북은 중국이 북한과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찾는 데 관심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그 해결책이 딱히 미국이 원했던 방식으로 흘러가도록 놔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지난 북러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자회담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었죠. 그렇다면 중국도 향후 6자회담을 지지하는 입장을 피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헨리 페론 선임연구원> 과거 6자회담은 당초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기도 했었고,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계기를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사람들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들을 쳐다보는 위치에 있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중국은 북한 문제가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해결되길 선호할 것으로 봅니다.

<기자> 이달 말 있을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과 관련해선 어떤 기대치가 있으신가요?

<헨리 페론 선임연구원> 하노이 회담이 끝났던 당시에 하노이는 과정의 일부일 뿐이며,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문재인, 트럼프, 김정은의 삼자회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습니다.

그것은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위한 최적의 환경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하노이에서 김정은이 트럼프와 웃으면서 헤어졌던 부분은 향후 삼자회담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 제기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최근에는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편지를 보내 삼자회담이 가능할 거란 추측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나 특히 남북관계에는 많은 악재가 있었고, 이를 더 명백하게 표현하자면, ‘김정은이 트럼프에게는 편지를 보냈지만 문재인에게는 보내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최근에 문재인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가 한국에 오기 전에 남북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을 거란 희망을 잃어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 취임했던 당시 많은 사람들은 그가 두 번째 노무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남북협력을 위해 한미 동맹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 비쳤다는 말이죠. 문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를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도 남북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남북군사협정이 체결된 이후 시점부터 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 양쪽에서 압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제 분석은 문 대통령이 궁극적으로 워싱턴의 편에 서기로 결정했다는 겁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편에 남기로 선택했지만, 동시에 남북관계의 증진을 위한 자신의 소망이 위태롭게 됐습니다.

현시점에 북한은 한국이 미국의 의사에 반하는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 보기 때문에 한국과 대화하는 것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을 겁니다.

<기자> 그렇다면 최근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 판문점을 방문해 이희호 여사에 대한 조의를 표했는데요, 무슨 뜻이 담겨있다고 보시나요?

<헨리 페론 선임연구원> 김여정은 통일을 위해 한 몸 바쳤던 이희호 여사에게 조의를 표하기 위해 보내졌습니다. 이 여사는 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과도 이러한 행보를 함께 하기도 했지만, 그녀 개인적으로도 통일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습니다.

특히 정치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의 장례식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따로 대표단을 꾸리기도 했습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북한에 따로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었죠.

그래서 김여정의 방문은 북한 측의 매우 개인적인, 상호적인 것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평양이 서울과 대화를 멈추게 한 요인들 중 어느 것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남북관계의 변화를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서울은 여전히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제재를 이행하고 있으며, 평양을 껴안는 것보다는 워싱턴 곁에 머물리 있는 것이 더 낫다고 계산했기 때문입니다.

<기자> 최근 미국이 압류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와 북한이 나포한 미 전함 푸에블로호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최근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와이즈 어니스트의 반환을 요구하기 이전에 푸에블로호를 먼저 반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던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미북 관계의 증진을 위해 두 선박을 교환하는 것도 나쁜 생각은 아니라는 나오고 있습니다. 좋은 생각이라고 보시나요?

<헨리 페론 선임연구원> 우선 두 선박의 규모만 두고 비교해봐도 벌써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북한에서 두 번째로 크다고 하는 매우 큰 화물선이고, 푸에블로호는 작은 전함이죠.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선박 자체가 아닙니다. 북한이 와이즈 어니스트호 문제를 북미 관계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부르는 이유는 미국이 이번에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한 방식이 이론적으로 북한의 상선 전체를 압류 위기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북한은 다른 선박이 압류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원할 겁니다. 그래서 다시 말해 이 사안은 선박 자체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보장이 있지 않는 이상 신뢰는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만약 미국이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반환하더라도, 북한이 고마워할 리는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그들 입장에서 미국의 압류는 처음부터 불법이었기 때문입니다. 큰 합의가 이루어지기 해결돼야 할 부수적인 사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3차 미북정상회담이 올해 안에 가능할 것으로 보시나요? 회담 개최의 조건은 무엇이 되야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헨리 페론 선임연구원>김정은은 지난 4월 미국을 향해 올해 말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히며, 일방적인 무장해재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밝힌 올해 말을 기준으로 볼 때 미국 대통령 선거 일정에 맞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달 말까지 삼자회담이 불가능하다는 게 확실해 진다면, 트럼프는 향후 몇달 안에 빅딜 대신 중간 합의를 볼 것인지에 대해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합니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미사일 시험과 고조된 긴장감이 난무했던 시기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의 안보 상황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겁니다.

그래서 저는 정상회담을 향한 움직임이 앞으로 나타날 것을 기대하며, 실제로 일어난다면 몽골과 같은 중립국이 많이 있지만 가장 상징적인 판문점이 제일 좋은 장소가 될 것으로 봅니다.

<기자> 네 페론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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