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 어제와 오늘] 술 생산∙소비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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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향산에 소풍갔을 때 계곡 물에 대동강 맥주를 담가 차게 해서 마셨다. (2011년 8월)
묘향산에 소풍갔을 때 계곡 물에 대동강 맥주를 담가 차게 해서 마셨다. (2011년 8월)
/문성희 박사 제공

앵커: 언론인이자 학자로서 북한 문제, 특히 경제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뤄온 문성희: 박사와 함께 짚어보는 ‘북한 경제,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조선신보 평양 특파원을 역임한 문성희: 박사는 현재 일본 도쿄에서 시사 주간지, 슈칸 킨요비(주간 금요일) 기자로 한반도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고 2017년 도쿄대에서 북한 경제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에 나타나고 있는 시장경제체제의 현황과 그 가능성을 짚어보고 개선돼야 할 점까지 중점적으로 살펴봅니다. 오늘도 소비재 생산 문제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기자>오늘은 북한의 술 소비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문 박사님, 지난번 공장 기업소 시장화 시간에 북한의 대동강맥주에 관해 말씀해 주신 기억이 나는데요, 북한 주민들은 주로 어떤 술을 즐기는지 궁금합니다.

문성희 박사
문성희 박사 (사진 제공:문성희)

문성희 : 북한 사람들이 가장 즐기는 술은 소주이지요. 참이슬 닮은 평양소주가 유명한데 현지 사람들로부터 보면 평양소주도 고급술이에요. 그래서 이름은 이제 잊어버렸지만 평양소주보다 가격이 많이 싼 소주를 모두들 마시고 있었습니다.

지방에 가면 집에서 제조한 술을 사다가 마시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기자>아무래도 외부에 알려진 북한 술은 대동강맥주가 유명한데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대동강맥주가 인기가 있던가요?

문성희 : 대동강맥주에 생겨나서부터는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졌지요. 예를 들어 평양역 인근에 있는 ‘비어홀’ 경흥관 같은데서는 퇴근하는 길에 들렸다가 한잔 하고 가는 사람들로 가게가 붐비고 있었거든요.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있었습니다. 서서 마시는 방식이라 오래 머물고 술에 취하는 사람들은 전혀 없었지만 모두 한두 잔씩 해서 달피(마른 명태) 같은 것을 안주 삼아 1시간 정도 머물었다가 귀가하는 모습을 보았어요. 그리고 대동강맥주를 마실 수 있는 장소가 곳곳에 생기고 있고 슈퍼나 국영상점 같은 데서도 팔기 때문에 대동강   맥주의 인기가 아무래도 높아지지요.

<기자>대동강맥주의 인기 비결,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문성희 : 하나는 대동강맥주의 제조법에 있다고 생각해요. 대동강 맥주 공장에는 영국의 설비가 도입돼   있습니다. 180년의 역사와 전통이 있는데도 이득이 안 나온다면서 폐쇄된 ‘어셔양조회사’로부터 독일 에이전트를 통해 설비를 매수했다고 해요. 북한 사람들은 대동강맥주를 ‘가스  맥주’라고 해서 “참 맛있다”고 자랑하고 있었어요. 가스라는 것은 거품을 의미하지요. 대동강 맥주가 나올 때까지 북한에서는 생맥주 같은 것은 없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맛보는 생맥주가 맛이 있어서 그것도 인기의 비결이라고 봅니다.

<기자> 대동강 맥주의 재료는 국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쓰고 있던가요?

문성희 : 2002년 4월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한 당시에는 호주산 엿기름 등 원료도 모두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었는데 2007년부터는 북한내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2017년 3월 13일자 ‘조선신보’가 전하고 있어요. 보리는 곡창지대인 황해도, 홉은 북중국경의 양강도에서 생산하고 물은 대동강의 지하수를 이용한다고 해요.

<기자> 그런데 대동강맥주는 국내 수요뿐 아니라 외국에도 수출된다면서요?

문성희 : 중국이나 베트남에서는 대동강맥주를 마실수 있는 가게가 있다고 하기에 외국에도 수출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과거에 한번 미국에 수출이 시도된 바도 있어요. 재미교포 스티브 박이라는 미주조선평양무역회사 대표로 있던 분이 44만 병의 대동강맥주를 수입하기로 해서 미국 정부의 허가도 받았던데 새로운 대북제재 행정명령이 발효된 것으로 수입이 불가능해졌다는거에요. 그렇지만 북한이 맥주를 외국에 수출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에요. 한국사람들도 개성공단을 통해서 구할 수 있었던데 2016년 2월에 개성공단 조업이 중단된 바람에 한국에는 못 들어오게 됐지요.

<기자> 평양에서 대동강맥주축전이라는게 열렸다면서요? 대동강맥주를 외국인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가요?

문성희 : 2016년 8월 대동강맥주축전이 평양에서 열렸는데 거기서 인사를 한 축전준비위원회 위원장은 “대동강맥주의 경쟁력을 높일 기회가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제재를 받으면서도 대동강맥주를 어떻게 해서라도 수출하고 싶다는 심정이 잘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했요. 거기에는 국내 사람들뿐이 아니라 그 당시 북한에 머물던 외국인들도 많이 참가를 했다고 해요. 그런 것을 보니까 역시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수단으로 대동강맥주축전, 대동강맥주를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볼 수 있지요.

<기자> 북한에서도 한국의 ‘폭탄주’처럼 맥주와 소주, 양주를 섞어서 마시는 경우가 있나요? 북한주민들이 한국의 폭탄주 문화를 알고 있나요?

문성희 : 제가 2003년에 조선신보 평양특파원을 할 때 북한 사람들이 대동강 맥주와 평양 소주를 섞어서 마시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어요. “남조선(한국)에는 폭탄주라는 것이 있다지요?”라고 저한테 물어보는 안내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8년 1월 1일 북한 라디오 방송이 일기예보 시간에 “겨울에는 체온조절을 위해 열에너지를 소모할 일이 많아진다. 주류를 꽤 마시거나 소주와 맥주를 섞어서 마시면 체온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심장, 간 등에 악영향을 준다”, “소주와 맥주는 따로따로 마시는게 좋다”는 식의 방송이 있었다고 해요. 이런 경고가 나왔다는 것은 소주와 맥주를 섞어서 마시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잖아요.

칵테일을 만드는 평양호텔 종업원. 그가 만드는 칵테일 평이 매우 좋았다.(2011년 8월)
칵테일을 만드는 평양호텔 종업원. 그가 만드는 칵테일 평이 매우 좋았다.(2011년 8월) /문성희 박사 제공

<기자> 평양호텔에 칵테일 만드는 여성 종업원이 있다면서요?

문성희 : 네, 평양호텔에 커피숍이 있는데 거기에서는 칵테일같은 술도 팔아요. 그 곳에서 파는 칵테일이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어요.  보드카에 그레이트 프루트 주스를 넣어 만드는 ‘솔티 도그’나 럼을 기본으로 한 ‘블루 하와이’ 같은 칵테일을 만들어 주어요. 솔티 도그는 그레이프프루트가 없어서 오렌지로 대신했기 때문에 분홍색이 아니라  오렌지색 칵테일로 되었지만. 물어보니 북한에도 ‘칵테일 경연대회’가 있다고 하더군요.

<기자> 칵테일 맛이 어떻떤가요?

문성희 : 칵테일 맛이 괜찮더라고요. 흔히 일본 바 같은데서 마시는 것과 전혀 다름이 없었다고 할까.

<기자>  일반 사람들은 칵테일을 마시는가요?

문성희 : 일반 사람들은 칵테일이 뭔지도 모를 거에요. 물론 일부 간부나 부자는 모르겠지만. 제 주변 분들도 몰랐어요. 평양호텔에서 칵테일이 인기를 끄는 것도 여기가 재일동포나 중국동포가 주로 숙박하는 호텔이기 때문이에요.

<기자> 문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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