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도발 카드로 미국에 양보 압박 중”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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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이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이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연합뉴스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미국, 북한의 체제보장 요구에 응하겠다는 태도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면 불가침 확약 등 북한에 대해 일련의 체제보장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키노 편집위원님, 미국의 제안,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비핵화 실무협의를 둘러싼 교착상태 해소가 가능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얘기한 체제보장이라고 하는 건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회동에서 요구했던, 체제를 보장해 달라고 했던 데에 (미국이) 응하겠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불가침 확약을 해주겠다고 했는데 아마 북한이 원하는 체제보장이라고 하면 일단 (미국이) 적대시정책을 포기하라는 뜻이거든요. 무슨 뜻이냐면 일단 한미연합훈련 취소, 북한 공식매체가 주장하고 있듯이, 이런 데 먼저 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이나 한국 쪽에서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연합훈련을) 하겠다고 하니까 폼페이오 장관이 말했던 체제보장을 북한이 도저히 납득하긴 어려울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북한은,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실무협의를 충실히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는 듯하구요. 따라서 이 정도 제안으론 교착상태를 깨기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9월 유엔총회 때까지 미북 실무협상 어려울 수도

<기자> 말씀하신 대로 북한은 실무협상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언제쯤 미국과 북한 간 실무협상이 재개될 수 있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단 미국은 8월 초 있을 동남아시아지역포럼, ARF 때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리용호 외무상을 만나서 방금 말씀하신 (체제보장 같은 방안을) 다시 전달하면서 빨리 실무협의에 들어가자고 요구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ARF 때까지는 실무협상이 재개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해 10월 방북했을 때 북한과 실무협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는데 그 때 상대방이 김정은 위원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달에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실무협의 재개가 합의됐다고 하는데 결국 이뤄지지 않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도 아닌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리용호 외무상이 만나더라도 실무협의를 추진하기엔 역부족일 수 있죠. 따라서 ARF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리용호 외무상이) 만나더라도 9월로 예정된 유엔총회 때 (두 사람이) 다시 만날 때까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상황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기자> 네, 실무협상 재개가 여전히 쉽지 않다는 예상이십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시찰한 잠수함이 SLBM, 즉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신포급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키노 편집위원님, 이번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대미 압박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네 맞습니다. 그건 완전히 압박 수단이지요. 발표하지 않아도 되는데 이 시점에 발표했다는 건 명백히 압박수단입니다. 이미 북한이 3천톤급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었습니다. 위성사진으로도 그런 작업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마 점차 이 사안이 수면 위로 떠오를 거라는 그런 예상은 있었습니다. 1발 또는 3발의 SLBM을 한꺼번에 발사할 수 있는 그런 잠수함이라는 얘기도 있는데요, 아직 북한이 원자력잠수함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장시간 바닷 속에서 숨어 있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군사적인 위협은 크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 시점에 일부러 공개하면서, 새로 만든 잠수함이라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성능은 전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도 잠수함의 전체적인 모습 등은 일부러 감췄는데요 그렇다면 역시 심리적으로 압박하면서 미국이 현 상황에서 양보하지 않는다고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주장하고 있는, 북한이 트럼프 정권 덕분에 군사적인 도발을 중단했다는 그런 주장이 붕괴될 수 있다는 그런 암묵적인 메시지를 계속 안팎으로 보내오고 있다고 저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북 최신 스마트폰, 길안내 등 38개 앱 탑재

북한산 최신 스마트폰 ‘아리랑 151’ 화면. 나의 길동무, 비데오재생기 등 38가지 앱이 탑재돼 있다.
북한산 최신 스마트폰 ‘아리랑 151’ 화면. 나의 길동무, 비데오재생기 등 38가지 앱이 탑재돼 있다. 사진제공: 아사히 신문

<기자>네, 대미압박 차원이라는 지적이십니다. 북한의 터치폰, 즉 최신 스마트폰을 입수해 그 제원을 아시히 신문을 통해 공개하셨습니다. 북한의 최신 스마트폰, 어떤 특징이 있던가요?

마키노 요시히로: 우리가 항상 쓰고 있는 스마트폰과 비슷비슷한 기능을 가지고 있더군요. 사진도 찍을 수 있고, 38개 앱, 즉 응용프로그램이 탑재돼 있었는데 ‘나의 길동무’라는 네비게이션, 즉 길안내 앱도 있었구요. 노동신문이나 중국, 인도 영화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인트라네트용, 즉 내부연결망에 접속하는 형태였고 한국이나 미국, 일본의 인터넷과는 연결하지 못하니까 한계는 있더군요. 아시다시피 2000년 대 초반 용천역 열차폭발사건 이후 휴대전화 사업이 북한에서 중단된 적이 있습니다. 이후 2008년 말 휴대전화 사업이 재개됐는데 그게 북한이 휴대전화 도청에 자신을 가지게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저는 듣고 있습니다. 지금 500만 대 이상 휴대폰이 보급됐다고 하는데 북한 당국이 3년 동안 통화내용을 다 녹음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 동시적으로 도청하기는 어려우니까 문제가 발생할 때 기존 녹음 내용을 검증하면서 해당 사용자에 대해서 문제가 있는지, 사건과 연계돼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 미국 언론도 고위층 휴대전화는 도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그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북한은 고위 관리들의 집에서도 유선전화에 도청장치를 설치하고 있다는 얘기를 저도 들은 바 있기 때문입니다.

미북 협상 낙관 전문가 워싱턴서 찾기 어려워

<기자> 지난 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취재중이신데요,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과 북한 간 협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던가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단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북한이 무너지지도 않을 거라고 보는 시각이 압도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비핵화보다는 새로운 북미관계가 더 중요하게 여기는 상황이라는 게 워싱턴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기자> 네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는 지적이십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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