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 의지 없는 깜짝 만남은 무의미”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9-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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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뒤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돌아가다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뒤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돌아가다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DMZ에서 깜짝 만남을 갖고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했지만, 두 정상이 앞으로 양보를 통한 합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이번 만남은 단지 사진 찍기에 불과하다고 미국 전문가가 평가했습니다.

다음 단계인 실무협상의 재개나 4차 정상회담의 개최 여부도 미북 두 정상의 양보 있는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 열쇠는 미국이 갖고 있다는 겁니다.

노정민 기자가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사진찍기’보다 양보 있는 합의 의지가 중요

- 두 정상, 대중홍보로는 성공적인 만남

- 재선 노림수 ‘트럼프’, 제재 완화 기대감 ‘김정은’

- 양보 있는 합의 의지 없다면, 이번 만남으로 돌파구 마련 쉽지 않아

-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유연한 접근이 핵심, 미국의 결단 중요


- 켄 고스 국장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DMZ에서 이뤄진 미북 두 정상의 깜짝 만남은 무슨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켄 고스]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는데요. 우선 두 정상이 카메라 앞에서 여전히 협상은 계속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함이겠죠. 하지만 두 정상이 공개적으로 양보를 통한 합의 의지가 없다면, 단지 사진 찍는 것 외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각각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돌아와서 김 위원장과 만남이 좋았다며 외교적 능력을 과시할 수 있겠고,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과 계속 대화하면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 이면에 무언가 양보 있는 합의가 없었다면 사진 찍기에 불과합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왜 이 같은 깜짝 만남을 제안했을까요?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왜 이 제안을 받아들였을까요?

[켄 고스] 두 정상 모두 대중홍보가 가장 큰 목적이겠죠.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2020년 재선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외교적 성과의 진전이 필요합니다. 사실 중국에 대한 관여나 무역 정책 등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이란과 갈등을 비롯한 중동 문제도 마찬가집니다. 하지만 오늘 김 위원장과 찍은 사진은 사람들에게 최소한 북한 문제 하나는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하게 할 겁니다. 물론 매우 느린 속도지만, 부정적인 방향은 아니니까요.

김정은 위원장도 자신의 타당성을 더 확장해야 하는데, 지금 미국과 관계를 맺고 있지만, 그동안 투자한 것에 비해 크게 얻은 것이 없습니다. 최소한 이번 만남이 무언가 큰 것을 보상받을 기회가 될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볼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대북제재의 완화가 되겠죠.

또 김 위원장은 이번 만남을 내부 선전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겠죠. 자신을 세계적인 지도자라고 말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 대통령과 세 번 만났고, 또 자신을 DMZ로 초대한 것을 두고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가를 북한 주민에게 선전할 수 있는 거죠.

- 지난 하노이 회담 이후 두 정상이 다시 만났는데요. 이번 만남을 계기로 미북 대화가 재개될 수 있을까요?

[켄 고스] 그건 전적으로 미국에 달렸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 개성공단 재개와 같은 대북제재의 완화에 대해 유연성 있는 접근에 나선다면 지난 하노이 회담의 충격을 딛고 미북 대화 재개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북한은 비핵화 조치에 일부 양보하는 대신 무언가 받아내야 한다는 입장에서 변화가 없습니다. 체제 안전 보장만으로 충분치 않고, 경제적 보상이 필요한 거죠.

- 이번 두 정상의 만남은 깜짝 이벤트였습니다. 다음 단계로 실무협상을 통해 협상 진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요?

[켄 고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정말 무엇을 합의하느냐에 달렸습니다. 두 정상이 합의하면 외교관들이 이를 넘겨받아 구체적인 실무작업을 시작하는 거죠. 이번 회담에서 혹시 모르죠. 두 정상이 “우리는 이것을 할 것이다”라며 모종의 합의가 있었다면, 다음 정상회담을 향해 가는 거죠. 이미 북한은 큰 양보를 한 번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미국 차례이고, 미국의 행동이 있기까지 더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봅니다.

- 다음 두 정상이 언제 다시 만날지, 그때에는 진전된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도 관심입니다.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켄 고스] 다시 말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점이 바뀌어야 합니다. 만약 다음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올해 안에 열리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양국 관계가 언제까지 지속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올해까지 시한을 정했기 때문이죠.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최근 유연성을 언급하고 있는데, 과연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반영한 것인지,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파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인지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죠. 그것이 핵심입니다. 미북 간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아닌 미국을 더 주시해야 합니다.

- 네. 켄 고스 국장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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