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중국 속 북한인, 비극의 현장을 가다’ ③ 중국의 탈북자 단속과 강제 북송

자유아시아방송(RFA) 기획특집 ‘중국 속 북한인, 비극의 현장을 가다’ 오늘은 세번 째 순서로 중국 공안 당국의 탈북자 색출로 늘 불안에 떨고 있는 탈북자들의 실태를 취재한 ‘중국의 탈북자 단속과 강제 북송’ 편을 보내 드립니다.
중국-정영 xallsl@rfa.org
200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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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린성 도문시의 중국과 북한을 연결하는 다리.
중국 지린성 도문시의 중국과 북한을 연결하는 다리.
AFP PHOTO/Peter PARKS
김정순 : 중국 공안이 탈북자들을 계속 붙잡아 갑니다. 그래서 나는 중국 정부가 싫다는 거예요.

한밤중에 느닷없이 들이닥친 중국 공안에 체포되어 강제 북송되었다가 재탈북에 성공해 지금은 한 농촌마을에 숨어 지내는 김정순 씨는 5년 전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탈북자들을 ‘정치난민’, ‘경제난민’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과 맺은 ‘범죄자 인도조약’에 따라 탈북자들을 범죄자로 취급하며 난민으로 보지 않습니다.

1978년 7월 북-중 공안당국이 맺은 ‘국경지역안전과 사회질서 유지에 관한 합작 협정‘에는 “중조 쌍방은 비법월경사건 발생 즉시 월경자의 명단과 사진을 제공하게 되어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북한 측이 탈북자를 보내줄 것을 중국 당국에 요구하면 중국 공안은 대대적으로 탈북자 단속을 시작합니다.

기자는 취재를 하면서 중국 공안에 체포되어 강제북송 당했던 피해 여성 3명을 만나 그들로부터 중국 공안의 탈북자 단속 방법과 강제북송에 관해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중국 길림성 길림 시의 한 농촌 마을. 2002년 탈북한 김정순(39세) 씨는 중국에 있는 친척들 덕분에 인신매매는 당하지 않고 한 중국인을 만나 살고 있었습니다.

중국에 들어온 지 2년째 되던 어느 겨울 밤, 길림 시에 있는 한국 회사에서 일하던 정순 씨는 갑자기 작업장에 들이닥친 4명의 사복경찰에게 체포됐습니다.

김정순: 밤 9시 되어서 퇴근하려고 하는데 공안대가 들이닥쳤어요. 그런데 난 어디로 뛰겠어요. 그 사람들은 다 훈련받은 사람들인데 내 어깨를 척 잡는데, 그만 잡혔습니다.

탈북자 단속에 나선 중국 공안들은 먼저 탈북자가 어디 있는지를 요해하고 나서 그 장소를 불의에 습격합니다. 정순 씨를 체포한 공안들도 그의 남편을 협박해 일하는 장소를 알아냈습니다.

김정순: 남편이 집에 온 공안들에 위협당했어요. 공안들이 아내가 어디 갔는가 하고 물으면서 위협을 주었대요. (중국 공안이) 내 얼굴을 모르는데 처음에는 모른다고 했으면 끝까지 모른다고 해야 했는데 위협을 주니까, 내가 일하는 곳을 다 대주었어요.

심양 시의 한 지하방에서 사는 김정화(40세) 씨가 중국 공안에 체포될 당시도 한밤중이었다고 말합니다.

김정화: 그때 파출소에서 밤에 잡으러 왔어요, 북한에서 조선 사람들을 잡아달라고 해서 잡으러 왔어요.

이렇게 붙잡힌 탈북자들이 모두 강제 북송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국 공안에 중국 돈 약 1만 원(미화 1,300달러)가량을 벌금 내면 풀려나는 일도 있습니다. 그러나 탈북 여성들과 함께 사는 중국인들은 대부분 가난하기 때문에 김 씨의 남편은 아내가 중국 공안에 끌려가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김정화: 중국 공안 4명이 나를 잡으러 왔어요. 남편은 항의하지 못하고 돈을 내면 나올 수도 있었는데, 돈이 없어 나오지도 못했어요.

이렇게 체포되어 북한에 강제 북송됐던 정화 씨는 고향인 함경북도 명천군에 끌려갔다가 한 달 만에 재탈북했습니다. 드물기는 하지만, 마음씨 착한 주인의 도움으로 공안의 체포를 면한 탈북 여성들도 있습니다. 중국 길림성 매화구 시 인근의 농촌에서 식당일을 하던 경옥(37세) 씨는 중국 공안이 쳐들어오자, 주인이 알려줘서 도망쳐 위기를 면했습니다.

정영: 혹시 식당일 하다가 경찰에게 붙들린 적은 없습니까?

경옥: 좀 복잡했어요. 친구 한 명이 잡혀가고 경계하고 있는데 일을 하는데 어느 날 사복을 입은 사람들이 왔어요. 사장 엄마가 말하는 게 저 사람들이 밥 먹을 사람들 같지 않으니 뒷문으로 빠지라고 해서 뛰었어요, 그런데 후에 말을 들어보니 맞대요, 그 사람들이 경찰들이 사복입고 저를 잡으려고 왔댔어요.


중국 공안들이 불의에 들이닥치기 때문에 이렇게 체포된 탈북 여성들은 사실상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채 몸만 끌려가게 됩니다.

김정순: 돈은 못 가지고 나왔지요. 집에도 못 가고 여분도 없이 나왔는데 중국정부 너무 하더라고요.

정순 씨는 작업장에서 잡혔기 때문에 돈도 한 푼 없이 홑옷바람으로 길림시 공안국에 수감됐습니다. 탈북자들을 체포해 조사해 북한으로 보내는 일은 중국 공안국 외사과에서 진행합니다. 외사과는 외국인들을 전문 취급하는 공안 부서입니다. 정순 씨의 조사를 맡은 외사과 조사관은 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는 조선족 경찰이었다고 정순 씨는 말합니다.

정영: 어떻게 조사했습니까?

김정순: 공안들은 우리를 잡아서 계속 거짓말을 했어요. 그 사람 중에는 조선족이 있어요. 그 사람은 지금 외부에서 온 사람들을 대우하려고 조사를 한다. 조사해서 보낸다. 계속 믿기지 않아서 남편이 무슨 일을 쳤는가 하고 물으니까, 큰일을 치렀는데, 지금 조사를 하려고 한다고 속였어요.

정영: 잡혀갈 때 어디서 조사를 받았습니까?

김정순: 먼저 공안이 (탈북자를) 잡아가면 00시 외사과에서 나오는데 조선사람 출신의 외사과 사람이 와요. 그리고 시에서 여러 차례 조사를 진행합니다. 외사과 출신 조선 사람은 우리를 자꾸 속여요. 제대로 말해라, 조사해서 다 보낸다고 외부에서 온 사람들 신체검사를 해서 보낸다고 했어요. 남편들에게도 우리를 조사하고 보낸다고 안심시켰습니다.


조사를 끝내고 집으로 돌려보낼 줄 알았던 정순 씨는 이튿날 시 공안국으로 압송됐습니다. 중국 공안이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정순 씨의 남편도 아내가 북송된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곳에서 1차 조사를 받은 정순 씨는 며칠 동안 감옥에 구류되었다가 2차 조사를 마친 다음 북한과 접경한 단동시로 끌려갔습니다.

김정순: 그런데 조사가 끝나고 단동에 가니까, 탈북자들이 많았어요. 다른 고장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요. 일본회사에서 일하던 65살 되는 할머니도 끌려나갔습니다.


강제북송 당하는 탈북자들의 심정은 그야말로 착잡합니다. 국경을 넘는 사람들을 ‘민족반역자’로 취급하는 북한에서 받을 고문과 조사가 끔찍하기 때문입니다.

정영: 단동에서 신의주로 넘어갈 때 어떤 심정이었습니까?

김정순: 단동에는 탈북자들이 많았는데 약 80명이 잡혀왔어요. 그리고 뒤에 또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또 그 뒤에 줄을 잇는데 아주 많았어요. 계속 붙잡아 내와요, 그래서 나는 중국 정부가 싫다는 거예요. 단동에서 족쇄를 묶고 나오는데 다리 절반 넘어가서는 족쇄를 풀어줘요. 북한 사람들이 마중 나와서요. 우선 보위부에 넘겨받는데 그다음부터는 개00, 개새끼 하면서 발로 차면서 끌어가요.

정영: 조선에서는 어떻게 처벌했습니까?

김정순: 머리도 못 들고 많이 맞았어요. 우린 순 도강쟁이기 때문에 다 갈라놔요. 5달 동안 조선 감옥에 있으면 영양실조 와서 다 죽어요.


탈북자들을 수감하는 남신의주 감옥의 급식조건은 아주 열악해 정순 씨는 5개월 만에 영양실조에 걸렸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잘 먹던 탈북자들이 갑자기 북한에 돌아가 영양실조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정영: 혹시 중국에서 먹던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까?

김정순: 나지요. 절절하게 나지요. 잘 먹다 못 먹으니 절대 거기에 못 있어요.


중국에 도강했다는 죄로 북한 노동단련대에 수감됐던 정순 씨는 한 달 만에 그곳을 탈출하는 데 성공했고, 다시 두만강을 건너 중국에 들어왔습니다.

김정순: 언제 다시 중국에 나오는가 문제지 다 오지요. 또 중국에 가족도 있고 애도 있으니까, 그게 그립고 배고프고 하면 못 참겠어요.


김정순 씨처럼 이렇게 강제 북송되는 탈북자는 해마다 약 5천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을 강제북송하면서 중국은 인권침해국가라는 국제적 비난을 받습니다. 국제적 비난을 받을 때마다 중국은 중국 외교부는 “조선비법입경자를 국내법, 국제법 및 인도주의 정신에 맞게 처리하는 중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되풀이합니다.

중국은 언론에 공개된 탈북자들은 미국이나 한국 등 제3국으로 보내지만, 공개되지 않은 탈북자들은 모두 북한으로 보냅니다. 이렇듯 인권의 사각지대인 중국에서 탈북 여성들은 인신매매와 강제북송이라는 2중 3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배고픔이 없고 최소한의 사람답게 살 땅인가 싶어 건너간 중국 땅… 그러나 거기엔 또 다른 감시와 차별과 학대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이제 고향 땅, 조국으로 다시 돌아 갈 수도 없는 이들 탈북자들이 딛고 설 땅은 그 어디에도 없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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