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중국 속 북한인, 비극의 현장을 가다’ ④ 탈북자를 돕는 손길

오늘은 네 번째 순서로 중국에서 최소한의 인권도 누리지 못하고 비참하게 살아가는 탈북여성들을 돕는 이들을 취재한 ‘탈북자를 돕는 손길’ 편을 보내 드립니다.
중국-정영 xallsl@rfa.org
200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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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5월 8일 김광철 씨(맨앞) 가족이 중국 심경 화평구의 일본대사관으로 경비원의 제지를 뚫고 들어가고 있다.
2002년 5월 8일 김광철 씨(맨앞) 가족이 중국 심경 화평구의 일본대사관으로 경비원의 제지를 뚫고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중국에서 인신매매 조직에 의해 팔려 다니는 탈북 여성들은 한결같이 합법적으로 보호 받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중국 공안이 들이닥칠지 모르는 위험을 안고 사는 이들은 중국에서 합법적 권리를 취득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다른 안전한 곳으로 가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중국에서 만나본 탈북 여성들은 중국에 들어온 지 근 10년 가까이 되었지만, 여전히 경제적으로 어렵고, 아직도 전화도 통하지 않는 외진 시골에서 숨어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중국 사람과 똑같이 대우해 주지는 않더라도 강제북송하지 않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에게 국적을 얻을 수 있는 자유만이라도 줬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과 맺은 ‘범죄자인도조약’을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중국 정부가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자는 탈북 여성들을 돕는 여러 탈북자지원단체 대표들과 이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현재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을 구출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표적인 단체로는 남한의 탈북여성인권연대와 미국에 있는 선교단체인 ‘318파트너스’를 들 수 있습니다. 이들 두 단체는 탈북 여성들을 돕는 일에 서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선교단체인 ‘318파트너스’는 미국 내 기독교인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탈북여성들을 돕고 있습니다.

강수진 탈북여성인권연대 대표는 한국에 입국한 탈북 여성들을 통해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을 소개받습니다.

강수진: 일단 구출을 하자면 비용이 있어야 하는데 그 비용은 미국에 있는 스티브 김 선생이 탈북여성 인신매매구출운동본부 대표입니다. 작년도 6월부터 정식 출범을 해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비용은 그분들이 대고 중국에서 여성들을 데리고 오는 일도 그분들이 하고, 우리 탈북여성연대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을 합니다. 즉 누가 어디에 살고 있고, 어떤 상황에 있고, 어떤 사람을 구출해야 되고 하는지를 파악 합니다. 그러면 스티브 김 선생이 비용을 대서 선교사님들이 제3국을 통해서 데려오고 있어요.

탈북여성인권연대가 무료로 인신매매 탈북여성들을 데려온다는 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신청자도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구출대상자 선정에서 일정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강 대표는 말합니다.

강수진: 너무 많아서 모두 구출을 하지 못하지요, 탈북 여성들이 90%가 다 인신매매된 적이 있지 않습니까, 한국에 들어온 탈북여성들 중에도 인신매매되어 팔려갔던 마을에 같이 있던 여성들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통해서 중국에 있는 탈북 여성들이 있는 곳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홍보를 해서 그런지 다 알고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찾아옵니다. 우리가 그들을 그냥 도와주는 것이 아니고 몇 살이고 어느 경로를 통해 탈북을 했고, 자기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적어 팩스나 이메일로 다 받아요. 그러면 우리가 그것을 미국에 있는 선교사님들에게 보내면 그것에 근거해서 선교사님이 구출 자금을 만들어 그들을 구원합니다.


이렇게 탈북여성인권연대가 탈북 여성을 소개해주면 미국에 있는 ‘318파트너스’는 구출에 필요한 재정을 마련해 탈북 여성들을 구출하고 있습니다.

‘318파트너스’의 대표인 스티브 김 선교사는 탈북자들과 어린이들을 도와주었다는 죄목으로 지난 2003년 9월 23일부터 4년간 중국 감옥에서 옥고를 치른 적이 있습니다.

감옥에서 출옥 한 뒤에도 북한 선교 사업에 관심이 높았던 스티브 김 선교사는 2008년 5월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 열린 북한자유주간에 참가했던 강수진 대표를 만나 탈북여성구원과 관련해 서로 협력하게 됩니다.

중국에서 인신매매당하는 북한여성들의 비참한 상황을 들은 스티브 김 선교사는 그 길로 ‘318파트너스’라는 선교회를 조직하고 탈북 여성들을 구출하기 시작합니다.

스티브 김: 강수진 대표와 이야기하면서 인신매매되었던 여성들이 어디에 있는가 물었더니, 강 대표가 자기가 알고 있는 여성들의 신원을 말해 줘 그때부터 하나씩 둘씩 구출하고 있습니다. 저는 재정적 지원이 필요해서 한편으로 회원들에게 후원모금도 해서 작년 5월부터 지금까지 46명의 여성들을 구출했습니다.

드넓은 중국 대륙에서 좁쌀처럼 흩어진 탈북여성들을 찾아내기란 어렵습니다. 또한 중국인 남편들이 북한 여성들을 많은 돈을 주고 사왔기 때문에 외부인들의 접촉을 극력 경계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인신매매된 탈북 여성에게 잘못 접근했다가는 중국 공안에 신고를 당해 체포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스티브 김 선교사는 중국어에 능통한 중국 현지인들에게 안내를 맡겨 그들이 탈북 여성들을 무사히 제3국 국경까지 보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제3국으로 중국 영내를 탈출하기 시작하자, 중국 공안도 이들을 막기 위해 탈북 안내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통로를 차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공안이 지키지 않는 곳으로 탈북 루트를 매번 바꿔야 하고 그러기 위해 자신이 먼저 사전답사도 진행한다고 김 대표는 말합니다.

스티브 김: 그리고 318파트너에서는 제가 10년 전, 2000년부터 시작해서 그들을 도운 것과, 감옥에서 그 어려운 역경을 겪었기 때문에 실정을 잘 알고, 그리고 지난 10월에는 태국,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등 현지를 내가 모두 답사를 했고, 그리고 중국에서는 도문이라든가, 단동이라든가, 다 답사를 했기 때문에 돕기가 용이합니다.

그러나 탈북 여성들을 구원하는 데 어려움은 안전문제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도움을 바라는 탈북 여성들의 숫자가 하도 많아 그들을 구원하는 구출자금이 항상 모자랍니다.

정영: 탈북자들을 돕는데서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입니까?

스티브 김: 재정적 문제가 가장 어렵습니다. 왜냐면 올 사람은 많은데, 한 사람 돕는 데 1,300달러가 들어갑니다. 내가 있을 때는 500달러가 들어갔는데 지금은 1,500달러.. 이렇게 돈이 들어가니까, 재정 지원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매번 기도를 하면서 해결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탈북자들의 사연을 받는 게 대단히 좋고요, 그걸 가지고 모금 기도를 합니다. ‘318파트너스’에 회원이 약 600명 되는데, 그 사람들에게 호소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꼭 한 두 사람을 만들어서 반드시 해결해 주십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12차까지 했고 지금 13차 구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신매매 탈북 여성들을 제3국으로 탈출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워낙 숫자가 많기 때문에 그들을 모두 구출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 때문에 한국의 전문가들과 국제사회는 제3국에 탈북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난민촌과 같은 정착시설을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중국이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데다 또 북한의 테러가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우세합니다. 강수진 탈북여성인권연대 대표입니다.

강수진: 구출을 하는 것이 가장 최고입니다. 그러나 그런 여성들을 다 구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요, 정부차원에서 보면 중국이 탈북 여성들에게 난민지위를 인정해주면 좋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중국과 북한사이의 외교적 문제니까, 무슨 시스템을 많이 만든 다해도 탈북자들은 신원자체가 정확하지 못하면 언제 잡혀나갈지 모르잖아요. 중국 사람들은 무법천지 아닙니까, 불법체류자이면 낳은 지 한 달 밖에 안 된 애기도 떼어놓고 막 북송시키지 않습니까.

몽골같은 곳에 난민촌을 건설해도 안전상 문제가 나서기 때문에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강 대표는 지적합니다. 탈북자들을 구원하는 단체로는 이밖에도 여러 단체가 있는데 지금까지 약 500여명의 탈북자들을 한국에 입국시킨 (사)북한인권시민연합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영환 북한인권시민연합 조사연구팀장은 탈북자 구출 운동과 함께 세계 각국이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해 적극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영환: 한국정부 이외에 세계 많은 국가들이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받아들일 용의가 있도록 설득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이나 일본을 제외하고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나라들은 약 9개 국가가 있는데 이런 국가들이 점점 늘어난다면 전 세계 국가들이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중국만이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부정하는 상황이 됩니다.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는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중국도 어쩔 수 없이 이를 인정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이영환 팀장은 말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올해 3월 호주에서 진행된 국제난민인권대회에서 이 단체는 탈북자를 난민으로 받아줄 것을 호주 국회의원들과 시민들에게 호소하는 활동을 벌였다고 이 팀장은 말했습니다.

희망이 없는 인생은 모든 것을 잃은 인생이라고 말합니다. 인신매매의 덫에 걸려 물건처럼 짐승처럼 팔려 다니고 언제 붙잡혀 북한으로 돌려 보내질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 하루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탈북자들에게 내일의 희망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그들의 미래를 밝혀 주려는 따뜻한 등불들이 있어 그들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깊어가는 그들의 좌절과 고통, 한숨 뒤에는 그들을 도우려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손길들이 오늘도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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