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해도 그리운 내고향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1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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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부터 1월 20일까지 부산 연길행 항공편을 이용해 중국의 백두산 답사를 다녀온 회령 출신 탈북민이 찍은 눈덮인 천지 모습.
지난 17일부터 1월 20일까지 부산 연길행 항공편을 이용해 중국의 백두산 답사를 다녀온 회령 출신 탈북민이 찍은 눈덮인 천지 모습.
사진-허수경 씨 제공

중국 도문에서 바라본 북한 남양의 모습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은 자유로이 외국 여행을 합니다. 방문하는 나라 중에는 잠시나마 살았던 중국도 가게 되는데요. 오늘은 거주지에서 활동하는 봉사단체 일원으로 최근 백두산과 북한 접경지역을 여행한  회령 출신 탈북민의 중국여행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기자: 이번에 중국 여행은 언제 다녀오셨습니까?

허수경: 우리가 2019년 1월 17일부터 1월 20일까지 부산 연길행 항공편을 이용해 중국의 백두산 답사를 다녀 왔습니다.

기자: 백두산 가보니 어떻던가요?

허수경: 저는 북한에 있을 때부터 백두산을 보고 싶었는데 못갔어요. 대학 2학년 때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1호 행사가 있어서 못가봤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마음에 담아놨던 백두산을 중국 땅을 거쳐 장백산을 올라 가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중국에 있을 때부터 들었는데 천지는 5대가 덕을 쌓아야만 천지의 맑음을 볼 수 있답니다. 가서 보니 어찌나 맑은지 거짓말 같았어요. 천지가 너무 선명하고 호수가 얼었던데 내려와서 폭포 흐르는 물에 손을 담구고 사진을 찍고 물도 담아왔습니다. 북한 땅에서 봤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마음이 뿌듯하고 했습니다.

기자: 천지는 날씨가 좋아야 하는데 볼 수 있었군요

허수경: 네, 우리가 도착했을 땐 오후 4시가 다됐거든요. 그래 몰볼줄 알고 실망했는데 날이 맑았어요. 하늘도 우릴 알아주고 길을 열어줬구나 하는 마음에 눈물도 나고 가슴도 뿌듯하고 구경 잘했습니다.

기자: 탈북민의 중국 국경방문은 안전을 위해 자제해 달라는 남한정부의 말도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별문제는 없었습니까?

허수경: 우리는 한국단체니까 괜찮았는데 두 번 놀란 것은 있었어요. 연길 공항에서 입국검사를 하고 나가는데 한참 있어도 여권을 안줘서 놀랐고 백두산 돌아보고 올는 길에 도문 휴게소에 들였는데 공안이 있더란 말입니다. 우리사람은 공안만 보면 겁이나 하잖아요. 자기도 모르게 식은땀이 쫙 나더라고요. 버스에 공안이 올라서 검사하는 가 했느데 가이드하고 운전사 신분증을 보고 안전띠 매라 하고 내려가더라고요. 그래서 두 번 가슴이 서늘했어요. 남들이 말하던 북한 탈북민들은 가지 말라하던 그말이  언뜻 떠올랐는데 그 다음에는 별일이 없더라고요.

기자: 아무런 죄도 없고 한국 국적을 가지고 중국 여행을 갔는데도 불안했군요.

허수경: 그런데도 그렇게 가슴이 서늘한게 식은땀이 나오더라고요. 그 추운 날에 식은땀이 났으니 상상을 해보세요.

기자: 중국여행은 가끔 가십니까?

허수경: 이번에 처음이예요. 한국에 와서 작년 7월에 가족여행으로 제주도를 비행기 타고 가보고 외국 여행은 정말 처음이예요. 많이 설레였어요. 비행기 타보는 것이 소원이었거든요. 북한에서는 하늘에 떠있는 비행기도 보기 힘들거든요. 비행기 타는게 너무 소원이었는데 중국가는데 무서운 생각은 없었어요. 신랑도 있고 같이 가는 봉사단체에서 같이가니까 마음의 준비는 돼있었거든요. 그런데 공안이 검사하면서 잠시 시간을 끄니까 마음이 섬찟하더라고요.

기자: 백두산 내려와서는 뭘 보셨나요?

허수경: 도문에 가서 북한하고 중국 연결다리에서 북한 땅을 보고 왔어요. 전망대 올라가서 보는 것은 무료인데 북한을 잇는 다리 절반까지 가는데 한 사람당 한국돈으로 2만원을 받더라고요. 남양을 봤는데 바라보면서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날줄을 꿈에도 생각 못했거든요. 남양에서 저희집까지 한 2시간 반이면 가거든요. 그래서 내집까지 가는 길을 상상해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기자: 도문에서 바라보는 북한 땅의 모습이 어떻던가요?

도문과 북한을 잇는 다리. '변경선'이라고 쓰인 다리 중간까지 가는데 1인당 한국돈 2만원을 받는다.
도문과 북한을 잇는 다리. '변경선'이라고 쓰인 다리 중간까지 가는데 1인당 한국돈 2만원을 받는다. 사진-허수경 씨 제공

허수경: 우리 한국하고는 비교가 안되죠. 남양이 북한에서도 농촌지대로 작은 곳이거든요. 산은 벌거벗었고 집은 우리처럼 난방이 아니고 석탄,나무로 불을 떼서 사는 곳인데 남양 쪽에도 온성탄광이 있어도 뗄감이 비싸거든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24시간 떼지 못하고 시간이 돼야만 연기가 피어오르는데 오죽하면 같이 간 가이드도 아파트는 있지만 사람이 없는 빈집이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연기가 안나지 사람사는 형체가 없다는 거죠. 그런데 제가 보니까 아파트 밖에 비닐로 문풍지를 했더라고요. 그리고 어떤 집은 빨래도 널었더라고요. 우리가 1시간 반을 거기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연기가 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내가 저봐라 연기나지 않는가 했더니 사람들이 맞다는 거예요. 그런데 많이 초라하죠. 여기 번화한데 살다가 가보니까 한산한 농촌마을로 보이고 가슴이 아팠어요.

기자: 북한에 살 때는 전혀 느끼지 못하셨을 텐데요

허수경: 전혀 느끼지 못했죠.

기자: 한국에서 살다가 가서 더 비교가 됐을 거 아닙니까?

허수경: 네, 맞아요. 북한에서 살면서 현실에서 생활할 때 자전거 타고 다니고 산길 다니고 그저 대수롭지 않았던 것이 그렇게 초라하게 보일줄을 몰랐어요. 그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더라고요. 그런 초라한 모습이지만 그곳에 아직 자식이 있고 우리 친척이 있다는 생각에 안타까웠습니다.

기자: 도문 이외에는 어디를 보셨습니까?

허수경: 이도백화서 용정에 가서 유명한 용들의 우물을 봤어요. 두레박으로 물을 긷는 곳인데 북한은 지금도 두레박으로 물을 긷거든요. 여기분들은 그걸 신기하게 보는데 우리 북한은 그런곳이 수없이 많거든요. 저는 그것을 보고 제가 느낀 것이 제 생각에는 통일만 되면 북한에 이런 것이 정말 많은데 관광지로 할 곳도 정말 많은데…가이드도 그랬어요. 장백산보다는 북한 백두산 쪽이 경치도 더 아름답다고요. 그런데 중국에서 도문까지 와서 북한 땅을 바라보니까 내가 그동안 너무 북한을 잊고 살았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자: 북한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고향을 보는 느낌이 남달랐겠는데 같이간 남한 분들은 허수경 씨와 같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가요?

허수경: 네. 그랬어요. 제가 눈물도 흘리고 마음을 편히 할 수 있었는가 하면 같이간분들이 저와 생각이 거의 같았어요. 이분들은 어떻게 하면 무엇을 가져가면 북한주민에게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우리가 길이 열려서 북한에 구호물자를 가져갈 수있다면 어떤 것이 좋겠는가 하고 저한테 문의하거든요.  이번에도 도문 다리 옆에 큰 다리를 건설하는 것을 보고는 북한의 지하자원을 중국에서 팔자는 건데 북녁땅에 있는 지하자원을 우리가 통일 되고 협력해서 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왜 우리는 통일을 못하는가? 통일은 아니어도 왕래라도 하면 얼마나 좋은가 하고 저 못지 않게 말하고 같이 눈물을 흘려주니까 얼마나 감사한지 어떻게 그 고마운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남한에 사는 탈북민의 백두산과 북중 국경지역 여행에서 느꼈던 이모저모을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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