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내 농장, 건설 북 노동자 전염병 강한 흑사병에 노출될 가능성 있어, 특별 주의해야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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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울란바토르의 한 대학 캠퍼스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담배를 피우고 공사현장으로 돌아가는 모습.
몽골 울란바토르의 한 대학 캠퍼스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담배를 피우고 공사현장으로 돌아가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INTRO)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 시간입니다.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은 사람 중심의 보건, 복지, 의료 국가를 만들기 위한 각국의 노력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의 책임연구원으로 있는 탁상우 박사와 함께 최근 몽골에서 발생한 흑사병과 남북한 확산 가능성을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몽골 서북부 지역에서 최근 관광객들이 대형 설치류인 마못을 먹고 흑사병에 걸려 목숨을 잃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마못의 생고기와 생간을 먹은 남녀가 페스트균에 감염돼 숨졌는데요, 마못 간 생식은 현지인들 사이에서 정력 증진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같은 흑사병 출현에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검역당국은 격리·검역 조치에 나섰습니다. 사망한 남녀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인 뒤 이들과 접촉한 118명을 격리하고 항생제를 투여했습니다. 격리 조치된 118명에는 한국인을 포함해 스위스, 스웨덴, 카자흐스탄 등 외국 관광객 7명도 포함됐는데요, 검역당국은 6일간의 검역 기간 동안 추가 발생자가 나오지 않자 격리 조치를 해제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한 대부분 사람들의 반응은 ‘이 전염병이 아직도 있었어?’였습니다. 중세 유럽에서 흑사병이 맹위를 떨쳤던 1347년부터 1351년 사이에 2천만 명 가까운 희생자가 발생했고, 이는 당시 유럽 인구의 대략 3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라는 것. 그 후 흑사병은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뭐 이런 인식인데요, 탁상우 박사에게 물었더니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고 답합니다.

(탁상우) 중세에 창궐했던 흑사병은 사실은 사라진 게 아닙니다. 그 발생이 과거에 비해 적어졌고 치료가 가능해진 병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질병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흑사병은 정확히는 ‘에르시니아 페스티스’’라는 세균에 의한 감염병입니다. 이 세균에 감염되면 우선 면역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감염된 부위나 조직이 괴사합니다. 증상에 따라서 심각한 폐렴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는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오래 전에는 많은 인구가 감염돼 사망했는데, 지금은 효과적인 항생제 사용 등으로 사망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오늘날은 항생제로 치유가 가능해졌지만 치사율은 높은 편인 흑사병. 그러니까 여전히 발병하고 있다는 건데요, 현대에 들어와서 흑사병이 발병한 나라들이 어디냐고 물었습니다. 탁 박사의 대답, 들어보시죠.

(탁상우) 오래 전부터 주로 중국과 몽골에서 발생했던 질병인데, 근래에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워낙 설치류 등 포유동물이 감염이 잘 됩니다. 또, 이를 옮기는 감염된 벼룩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어떤 나라에서든지 발생 가능한 질병입니다. 미국에서도 해마다 주로 서부지역에서 여러 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고, 종종 사망하는 경우도 보고됩니다.

<여러분께서는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복지 세상’을 듣고 계십니다>

문제는 이번 흑사병이 발병한 몽골에는 상당수의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안타깝게도 2019년 5월 현재 몽골에 정확히 몇 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홈페이지를 보면, 몽골은 대북제재 결의 2397호 8항에 대한 이행보고서를 지난달에 제출했음에도 원문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다른 회원국들의 경우 보고서 원문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의 APF 통신은 지난 2017년 12월, 1200명에 달하는 몽골 내 북한 노동자들이 연말 추방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계약 갱신을 제한한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따라 몽골 건설현장과 섬유공장·병원에 근무하는 북한 노동자 1190여명은 연말까지 귀국해야 한다는 보도였습니다. 통신에 따르면, 몽골 내 북한 노동자 수는 2013년 2123명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으나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몽골 내 북한 노동자들이 흑사병에 감염될 가능성은 없는 걸까요? 탁 박사의 말, 들어보시죠.

(탁상우) 몽골처럼 이렇게 흑사병이 발생하던 척박한 환경에서는 흑사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항상 있다고 봐야 합니다. 몽골에서 최근 발생한 이런 유행 사례처럼 페스트 세균에 감염된 동물을 접촉하거나 섭취하는 일만 없다면, 흑사병에 걸릴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들쥐 같은 야생동물과의 접촉이 많을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할 목장 노동자, 건설노동자 같은 경우는 주의를 조금 기울여야 합니다. 손 씻기, 안전한 식수섭취 등 일반적인 위생활동으로도 감염을 예방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몽골 내 북한 노동자는 그렇다 치고, 몽골과 국경을 접한 중국과 북한, 나아가 남한 내로 전염성이 강한 흑사병이 확산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탁 박사는 경제, 문화, 교육, 사회 등 다방면에서 중국과 교류 사업이 활발한 남북한의 경우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탁상우) 이번에 몽골에서 보고된 흑사병이 주변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흑사병이 유행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습니다. 나아가, 중국과 교류가 활발한 남북한의 경우, 무역을 통해 전파되거나 인적 교류를 통해 전파될 가능성이 항상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흑사병이 발생한 국가로 갈 때 방문 지역의 전염병 유행 상황을 확인해보고 사전에 예방접종이나 대처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안전하겠죠. 국가적으로는 흑사병과 관련해 어떤 남북한 대응지침이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탁 박사의 설명입니다.

(탁상우) 남한의 경우, 흑사병이 진단되면 신속히 보고될 수 있도록 감염병 보고체계가 갖추어졌습니다. 북한의 경우도 세계보건기구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흑사병이 발생하면 그 정보를 수집하고 보고하는 체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하지만, 실험실 역량 차원에서 보면, 진단 자체가 용이하지 않아 시기 적절한 보고와 이를 기반으로 한 조기대응 등과 관련한 역량에서 분명히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남한의 경우는 몇 년 전 메르스 발생 경험을 통해, 여러 분야의 역량들을 강화하는데, 곧 선진국 수준에 준하는 여러 공중보건 위기의 대응대비 역량이 갖추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북한은 흑사병 등의 감염병이 발생하면 남한의 전문가들과 협력해 역학조사를 실시한다든지, 장기적으로 감염병을 신속하게 진단하고 정확히 보고될 수 있도록 감염병 감시체계 구축을 위해서 양국 협력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남한의 선진 보건의료기술과 전문성을 토대로 북한의 감염병 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다방면의 지원을 한다면 남한은 감염병이 국경을 넘어오는 것을 예방할 수 있고, 북한은 자국의 감염병을 통제하고 효과적으로 질병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봅니다.

참고로, 메르스는 지난 2012년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발생한 급성 호흡기 감염병입니다. 남한에서는 2015년 5월 첫 감염자가 발생해 186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38명이 사망했습니다. 방역 체계가 취약한 북한은 2015년 당시 유입 가능성을 걱정해 개성공단 입ㆍ출경 인원의 메르스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검역 장비 지원을 남측에 요청한 바 있습니다.

(OUTRO) RFA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 오늘은 최근 몽골에서 발생한 흑사병과 남북한 확산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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