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관리 여건 열악한 북한, 평양 시민과 달리, 일반 주민들 제대로 치과 치료 못 받아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9-07-23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북한의 한 임산부가 치과 진료를 받고 있다.
북한의 한 임산부가 치과 진료를 받고 있다.
/AP PHOTO

(INTRO)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 시간입니다.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은 사람 중심의 보건, 복지, 의료 국가를 만들기 위한 각국의 노력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의 책임연구원으로 있는 탁상우 박사와 함께 ‘구강 보건의 날’을 맞아 남북한의 구강보건의료 실태를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이번 여름 한반도는 푹푹 찌는 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이처럼 날씨가 더워지면서 치아 건강에도 빨간 불이 켜지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여름철 진료 인원이 약 385만 명으로 겨울철 진료 인원보다 더 많았습니다.

마침 지난 6월 9일이 '구강 보건의 날'이었는데요, 탁상우 박사는 치아가 사람의 몸에서 차지하는 면적은 작지만 건강한 삶에 있어 구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고 강조합니다.

(탁상우) 치아는 만복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에 전적으로 동감하는데요, 사실 치아는 영구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인체조직이기도 하지만, 치과 관련된 질환 대부분이 예방이 가능한 것들입니다. 그래서, 보건학적 측면에서 보면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로, 예방이라는 개념을 가장 근대적으로 적용한 게 구강보건 쪽입니다. 구체적인 예가 수돗물 불소화 사업입니다. 소량의 불소를 수돗물에 첨가해서 인구 수준에서의 충치발생을 중단하는 취지의 예방사업입니다. 서구에서 오래 전에 시작됐고, 한국도 이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불소의 건강 영향을 우려하는 시민들도 있는데, 전체 인구 수준에서 보여지는 예방효과 등을 무시하기는 힘듭니다.

수돗물 불소화 사업은 세계보건기구가 충치를 가장 확실하게 예방하는 방법으로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구강보건 지표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그리 양호한 편은 아닙니다. 탁 박사의 설명입니다.

(탁상우) 한국의 경우, 국가간 비교를 위한 표준화된 구강보건지표를 측정하기 시작한 게 불과 몇 년 안됩니다. 2007년부터 ‘국민건강 영양조사’라는 전체조사에 구강보건 항목이 매년 포함되면서 전국적인 조사가 시행됐으니까, 이제 겨우 10년이 넘은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한국의 구강보건지표가 더 좋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의 치과치료 기술수준이 낮다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남한의 인구가 노령화되면서 이와 관련된 치과의료비 지출이 늘고, 이를 충당하기 위한 의료재원 마련 등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치석제거, 충치치료 등을 위한 기본 서비스는 공공영역에서 일정 정도 부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 치과 관련 질환 치료에는 많은 비용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에 따른 개인의 부담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러분께서는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을 듣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구강보건 실태는 어떨까요? 북한은 무상치료를 내세워 ‘사회주의 지상낙원’을 표방해왔지만,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을 거치며 의료망이 타격을 입으면서, 북한주민들은 특히 치과 치료에 있어 각자도생에 나선지 오래입니다. 탁 박사의 설명입니다.

(탁상우) 치아건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당류의 섭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북한에서 설탕, 사탕 제품들이 흔하지 않았는데 2000년대 들면서 이런 제품들이 많이 보급된 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런 제품들을 흔하게 구할 수 있게 되고, 따라서 북한주민들의 치아건강도 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북한의 치과 관련 의료비용은 무료라고 알려졌는데, 많은 개발도상국처럼 북한에서도 재료, 의약품을 구하려면 개인이 그 비용을 충당해야만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평양이나 대도시에서는 그런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이해하는데, 실제 북한을 떠나서 정착한 새터민들이 전하는 실상을 들어보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북한에서 이렇다 할 기본적인 1차적 구강 보건의료서비스가 일반 주민들에게는 제대로 제공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런 열악한 상황은 탈북자들을 통해 여실히 증명되고 있는데요, 통일부 산하 탈북자 정착지원사무소인 하나원에 따르면, 2011∼2015년 탈북한 약 8400명 중 3천여명이 치아 일부를 상실해 인공적으로 치아를 만들어주는 보철치료를 받았습니다. 탈북자의 74%는 40세 미만의 젊은 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에 남아있는 고령자의 치아 건강 실태는 더 심각할 것으로 추정대는 대목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치과 진료는 어렵지만, 북한은 특별한 치과 진료의 연구개발에는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북한 보건성 치과종합병원 미용외과가 3D프린터를 의료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는 지난 2015년 보도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3D 프린터는 기존 2D 프린터가 활자나 그림을 인쇄하듯이, 입력한 도면을 바탕으로 3차원의 입체 물품을 만들어내는 기계를 말합니다. 탁 박사는 그러나 북한의 정보기술 투자가 치과 진료에 활용되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지적합니다.

(탁상우) 북한의 치의학 연구자들이 출판한 연구논문을 분석한 결과를 봤는데, 자체 개발한 재료나 약물의 효과를 검증하는 그런 연구가 주를 이루는 것을 봐서는 자체적인 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의약품과 시설장비 등의 부족 문제를 극복하고 다른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들이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게 아닐까 짐작합니다. 또 다른 자료를 보면, 북한은 구강보건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에 소극적으로 보입니다. 왜냐면, 의과대학 내에 구강의학과를 두면서 이를 위한 소수의 치과의료인력이 양성되는데, 1차 보건의료를 담당할 만큼의 충분한 인력이 교육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래서, 북한도 남한처럼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여러 가지 기술에 투자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치과치료에 도입돼 활용되고 있는지는 판단이 잘 서지 않네요.

불행 중 다행으로 지난 6월 판문점 미국-북한 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 회동을 거치면서 남북교류 협력사업 재개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데요, 북한의 구강보건의료에서는 어떤 지원과 협력을 할 수 있을지 물었습니다. 탁 박사의 대답입니다.

(탁상우) 많은 개발도상국에서도 치과치료 역량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1차 의료기능을 강화해야만 많은 예방 사업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예방중심의 1차 보건의료사업, 예를 들면 수돗물 불소화 사업이라던가, 아니면 적절한 칫솔, 치약, 치실 등의 보급, 대국민 홍보 등을 통해 구강보건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인식시키고, 또 치과질환의 조기발견과 조기치료 등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정책이 수립되도록 다각도로 국제적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그 외에, 치과 진료를 위한 지원을 고민한다면, 당연히 진단과 치료를 위한 기본적인 시설과 장비에 대한 투자 지원이 있겠죠. 치과진료를 담당할 의료진 양성을 위해서 본격적으로 전문인력 양성에 투자를 하게 된다면, 치과대학의 설립, 교육 역량 강화, 전문병원 증설 등의 지원들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OUTRO) RFA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 오늘은 남북한의 구강보건의료 실태를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감사합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