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다음날 꼭 먹어야 하는 이것 (1)

서울-이현주 leehj@rfa.org
2017-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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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들이 숙취해소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모델들이 숙취해소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진행자 : 안녕하세요. ‘돈주의 황금알’ 이현주입니다. “술은 사고로부터 떠나는 휴식이다”, “바다에 빠져 죽은 사람보다 술에 빠져 죽은 사람이 더 많다”, “술잔과 입술 사이에는 수많은 실수가 있다”, “술이 들어가면 지혜가 나온다” 술에 대한 명언인데요. 남성 청취자 대부분은 술을 사랑하시니 일부러 좀 안 좋은 얘기를 골라봤습니다. 아마 이렇게 얘기해도 많이들 드시겠지만요.(웃음) 오늘 ‘돈주의 황금알’은 바로 이 술에 관련된 제품을 가지고 나오셨다고 하는데요. 바로 만나뵙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송일혁 : 안녕하세요. 송일혁 입니다. 올해 스물 한 살이고요. 고향은 함경북도 청진입니다. 남한에 온 지는 3년 정도 됐고 대학교 1학년생으로 법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반갑습니다. 대학교 1학년 신입생이시군요. 사실 신입생 때가 술 가장 많이 먹지 않아요?

송일혁 : 그렇죠. 모르는 사람들끼리 친해져야 하니까 술을 마셔야 하는 자리가 엄청 많습니다.

진행자 : 그래서 이 물건을 가져오신 것 같은데요. 북한 주민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으시다는 이 물건, 빨리 소개해주시죠.

송일혁 : 네. 숙취해소음료 장사입니다.

진행자 : 숙취해소음료요? 북한에도 ‘숙취’라는 말을 쓰시나 모르겠어요. 술 마신 다음날 머리가 아프고 몸이 무겁고, 술이 남긴 기운으로 힘든 그 몸 상태를 말하는데요. 숙취를 해소 시켜주는 음료수 장사를 생각하셨군요.

송일혁 : 네. 그렇습니다.

진행자 : 일혁 씨는 술 좋아하세요?

송일혁 : 대학 입한 한 뒤 어쩔 수 없이 술을 많이 마시게 됐어요. 예전보다 줄었다고 하지만 남한의 대학에는 선배들과 동기들과의 인사 등, 어쩔 수 없이 마셔야하는 술자리가 많더라고요. 이런 자리를 자주 다니며 보니까 저는 술이 안 깨서 힘들어하는데 친구들은 뭔가를 사서 마시는 거예요. 처음엔 저도 그게 뭔지 몰랐죠. 나중에 알고 보니 술을 깨도록 도와주는 음료수라는 거죠. 그래서 저도 마셔봤는데요. 확실히 술 깨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지럽거나 속 쓰림 같은 게 덜 하다고 할까요? 뭐 이런 게 다 있나? 참 별게 다 있구나 싶었죠.

진행자 : 결국 오늘 가지고 나오신 물건은 경험에 우러나온 제품인 것 같네요.(웃음) 사실 술 하면 또 북쪽 남성분들 아닙니까? 북한에는 이런 숙취해소음료라는 게 따로 없죠?

송일혁 : 네. 그런 건 없고 개인들마다 술을 깨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남쪽 사람들이 가장 자주 마시는 술 소주는 보통 19도 정도 되는데요. 북쪽에서는 그거 두 배는 높은 도수의 농태기를 마십니다. 당연히 그 다음날 올라오는 숙취는 말도 못 해요. 저희 아버지는 된장국을 항상 드셨던 것 같고 어떤 집은 설탕물, 꿀물 같은 것도 마시는 걸 봤고 시원한 김칫국도 드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 남쪽도 제각각 해장 비법이 있습니다. 해장술이라고 해서 술을 조금 마시는 방법도 있고요. 국을 끓여 드시는 분이 많은데 재료가 콩나물, 북어 이런 것들이에요. 사실 숙취음료가 등장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매점에서 다른 음료와 함께 진열해놓을 만큼 대중화 됐어요.

송일혁 : 숙취해소 음료 시장 규모를 조사해봤더니 한해에 무려 2천 억 원, 달러로 약 1억 8천만 달러가 넘는다고 합니다.

진행자 :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팔리네요.

송일혁 : 남쪽도 북쪽처럼 직장에서도 단체로 모이는 자리면 그 날이 특별한 날이면 날일수록 술이 빠지지 않는데요. 그럴 때 이런 숙취해소음료를 단체로 구입하기도 하고요. 개인들도 많이 사서 마십니다. 제가 대학교 1학년이니까 친구들과 같이 술 마시는 일이 많거든요. 친구들과 MT를 갈 때도 숙취해서 음료를 두 박스 정도 가져갔습니다.

진행자 : 숙취해소음료 한 개에 보통 얼마 정도죠?

송일혁 : 숙취해소음료가 병에 들어있는 것도 있고 캔(깡통)에 담겨있는 것도 있는데요. 보통 120ml 정도짜리가 4천원에서 5천원, 3.5달러에서 4.5달러 정도합니다. 그러니까 한해 2천억 원어치가 팔렸다면, 한 개에 5천 원 씩만 잡아도 4천 만 개가 넘게 팔렸다고 할 수 있어요.

진행자 : 북한 인구가 약 2천 5백 만 명 정도라고 하는데요. 4천만 개면 북한 인구수보다 많이 팔렸단 거잖아요? 와! 이거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거 아닙니까? 아마 청취자 여러분들이 이걸 들으시면 남한 사람들은 술만 마시는 줄 알겠어요. 그런데 북한도 만만치 않잖아요.

송일혁 : 북한과 남한은 세계적인 기준에서도 술을 좋아하는 국가들입니다. 술자리로 친분을 다지고 기분 좋아도 나빠도 술 한 잔으로 풀고 과거보다는 많이 줄었다고 해도 직장에서 꼭 참석해야 술자리도 많습니다.

진행자 : 그런데 청취자 여러분이 가장 궁금한 것이 이거 아닐까 싶어요. 우리 청취자분들도 참고할 수 있게 꼭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숙취해소음료는 과연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좀 알려주세요.

송일혁 : 네. 숙취를 없애는 근본 원리는 우리의 몸이 알코올을 잘 분해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알코올 분해과정 속에서 아세트알데히드란 독성물질이 생기는데요. 이 아세트알데히드를 잘 분해해야 하는 거죠. 또 하나는 우리 몸속의 간에 알코올이 잘 흡수되지 않게 하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남한에서 팔리는 숙취해소음료는 이 두 가지 조건을 다 맞추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알코올을 잘 분해하고 간에 잘 흡수되지 않게 하는 물질이나 성분은 너무 너무 다양합니다. 앞서 말했지만 지역마다 또 사람마다 꿀물이 술 깨는데 좋다거나 아님 콩나물국, 북어국이 좋다는 사람도 있는 것 처럼요.

진행자 : 그래서 숙취해소음료 안의 성분이 중요한 거죠. 우리 얘기를 들으면 북한에 계신 분들이 참고하실 수 있을 테니까요.

송일혁 : 그래서 다양한 성분들이 들어간 많은 종류의 숙취해소음료가 있는데요. 그리고 아직도 술 깨는데 좋다는 새로운 음식이나 물질들을 계속 발견하고 있고요. 제가 알아본 바로는 남한에선 20여개가 넘는 종류의 숙취해소음료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그 중에 가장 잘 팔린다는 인기 있는 세 개의 숙취해소음료 성분에 대해서 말씀 드려볼게요.

진행자 : 청취자 여러분들도 그런 음식이 내 주변에 있는지, 귀 기울여 들어보세요.

송일혁 : 남한에선 지난 1992년부터 숙취해소음료가 나왔다고 해요. 첫 주인공이니만큼 여전히 제일 잘 팔리는 숙취해소 음료수입니다. 이 제품은 헛개나무열매 추출 농축액과 쌀눈 발효 추출물, 쌀눈 등이 주성분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 그래요. 헛개나무가 좋다는 말 많이 들었어요. 간에 좋다고 말이죠.

송일혁 : 그리고 또 다른 숙취해소음료엔 헛개나무 대신 쌀눈이 주성분이네요. 그러니 쌀뜨물도 효과가 있는 거겠죠. 그 쌀눈 발효 추출액에 벌꿀, 갈근, 오리나무, 양파 같은 것들이 들어있어요. 마지막으로 조사했던 음료에는 오리나무, 마가목에 대추, 생강 같은 것들이 들어있습니다.

진행자 : 지금까지 말한 것들을 보면 주로 천연물질 재료들이 많네요? 헛개나무 열매나 쌀눈, 오리나무 등등요. 어떻게?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정보가 좀 됐을까요?

송일혁 : 됐으면 좋겠네요.

진행자 : 그렇군요. 술 마시느라 돈 쓰고 숙취 음료에 돈 쓰고 차라리 안 마시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웃음)

송일혁 : 그렇지만 술이라는 게 많이 마시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적당히 마시면 즐거운 자리를 더 즐겁게 해주고 사람들 간의 벽을 허물고 마음에 있는 얘기를 할 수 있게 해주고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적당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리를 적당하게 먹고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술이 나를 먹지 않도록 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숙취해소음료인 것 같고요.

송일혁 : 음료 뿐 아니라 요즘은 환 형태의 작은 알약으로 나오는데요. 잘 팔릴 것 같은 물건으로 또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민간요법으로 청취자 여러분께도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진행자 : 얘기하다보니 어느새 마쳐야할 시간이 다 됐어요. 아쉽네요. 혹시 마지막으로 고향에 있는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있어요?

송일혁 : 여러분들이 들으신 대로 저는 법학을 전공하고 나중에 인권변호사를 하는 것이 꿈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열심히 공부하고 나중에 여러분들, 돈 없고 약한 분들을 위해 일하고 싶어요. 나중에 건강한 몸으로 다시 꼭 만나요.

진행자 : 네. 일혁 씨 대학생활도 열심히 하시고 공부도 열심히 하셔서 오늘 얘기하신 꿈 꼭 이루셨으면 좋겠어요.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송일혁 : 네. 저도 감사합니다.

진행자 : 남한에서 숙취해소음료의 강자라 불리는 한 제품에는요. 8백 8이라는 숫자가 들어 있어요.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그 숙취해소음료를 만드는데 무려 8백 여덟 번의 시도 끝에 성공을 했답니다. 반대로 8백 일곱 번의 실패를 했다는 건데요. 뭔가 팔릴만한 물건을 만든다는 것, 그리고 새로운 시장을 연 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오늘 ‘돈주의 황금알’ 여기까집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이현주였습니다. 함께 해주신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남북 청년들이 함께 하는 인권단체 ‘나우’가 제작하고,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기술 지원하는 방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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