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자금 돈세탁 주도자들에 대한 미 행정부의 제재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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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DC의 재무부 본부 건물 건너편에 위치한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있는 Treasury Annex.
미국 워싱턴 DC의 재무부 본부 건물 건너편에 위치한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있는 Treasury Annex.
Photo courtesy of AgnosticPreachersKid/Wikipedia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12년 7월 미국 재무부와 국가안전부 그리고 국무부가 공동으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대북제재 결의와 미 행정부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정을 위반하는 각국의 정부나 민간기업 금융기관이 제재규정을 위반할 경우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고하는 ‘주의보’를 발령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내용 일부를 소개하면 “미 행정부의 재무부 해외재산관리국은 다음과 같은 행위를 했다고 판단되는 각국 정부나 기업, 개인에 대해서 제재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첫째는 북한 내에서 건설, 에너지, 금융서비스(은행업무), 어업, 정보기술, 제조, 의료, 관광, 섬유 혹은 교통운수 사업을 경영하는 기업. 둘째로 상품, 서비스(봉사업무) 혹은 기술을 적어도 한 차례 이상 북한으로부터 수입하거나 북한으로 수출하는 행위. 셋째로 북한정부와 조선노동당 혹은 이 두 기관을 위해 일하거나 대리하는 사람에 의한 인권학대 인권학대를 도모하는데 책임이 있는 사람과 기관. 넷째로 북한정부 또는 노동당의 소득을 창출하기 위해 수출을 포함하여 북한 노동자를 송출 행위에 참여했거나 이를 도모하는데 책임있는 경우. 다섯째 금속, 흑연, 석탄 또는 소프트웨어를 북한에 수출하거나 북한으로부터 수입, 또는 북한 정부 및 노동당을 위해 일하거나 대리하는 사람에게 직·간접적으로 판매, 공급, 이전 혹은 구매한 적이 있고 이러한 행위로 인한 소득 또는 납품이 북한 정부 또는 노동당에 혜택을 주는 경우. 마지막으로 재무부장관이 국무부장관과의 협의 후 어느 해외 금융기관이 고의로 북한과의 상당한 거래를 하거나 도모하거나 북한 관련 행정명령에 의해 지정된 기관을 대신하여 상당한 거래를 하거나 도모한 것으로 파악될 경우 해당기관은 미국 내 은행에 대리계좌를 유지할 수 있는 자격을 박탈당하거나 제한을 받을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의보에 따라 이미 여러분 당의 고위간부 또는 대외무역, 수출입은행 담당자들이 개인으로 또는 기관으로 제재명단에 올라있는데 지난 5월 28일 또다시 미 행정부 사법부의 제재대상이 발동되었습니다. 미 법무부가 발표한 제재대상을 보면 조선무역은행의 전직 총재인 고철만 등 북한인 28명과 이들을 도운 중국인 5명, 총 33명입니다.

미 법무부가 공개한 고소장을 간단히 살펴보면, 이 33명이 제재대상이 된 이유는 이들이 전 세계 250여 은행 비밀지점과 유령회사를 세워 돈세탁을 해왔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세탁한 자금 25억 달러가 북한의 핵개발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생산계획에 사용되었다고 했습니다. 250여 은행 비밀지점과 유령회사는 중국의 북경과 심양, 러시아의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 태국, 오스트리아, 리비아 등 각국에 유령회사를 꾸미고 25억 달러를 돈세탁했다고 했습니다. 돈세탁 방법의 한 예를 소개하면 2015년 11월 중국에서 ‘민정국제무역’이란 유령회사를 설치하고 전자제품 구매대금으로 30만 달러를 중국은행을 통해 보내려다가 미국에 발각되어 차단되자 이들은 오히려 중국인을 통해 미 재무부에 정상거래임을 주장하는 허위요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고 했습니다.

물론 미국 법무부가 돈세탁 범죄자로 고소했다고 하여 북한이나 중국에서 이들을 체포해 올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 당이나 중국당국이 이를 허용할 리도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이들이 해외로 나올 경우, 미 수사요원이나 정보요원에 의해 체포당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알고 있는 대로 남미 여러 나라의 마약범들이 미국 사법경찰, FBI 또는 정보기관 CIA의 추적을 받아 체포되어 미국으로 압송된 사건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우선 미 행정부의 재무부가 각국 금융기관의 도움을 받아 북한의 불법 돈세탁을 경고하고 이에 협력하거나 도모한 것이 입증될 경우 즉석에서 바로 제재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남한의 금융기관이던, 우방국가의 금융기관이던 관계없이 범법행위가 입증될 경우 제재조치를 당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남한의 모 은행이 북한의 석탄 밀수에 협력했다고 하여 8,000만 달러 이상의 범칙금을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북한 뿐 아니라 이란에 대한 제재조치를 위반했다고 하여 2014년 이후 프랑스 금융기관에 89억 달러, 영국 금융기관에 11억 달러, 이태리 기업에 13억 달러를 물린 바 있었습니다. 만약 앞으로 중국의 대기업이던 큰 은행이던 관계없이 미국은 여러분 당에게 이익을 주는 기업,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제재를 가할 뿐만 아니라 그 은행에 설정된 북한관계자의 비밀구좌를 찾아내 예금을 차압, 동결할 것입니다. 2005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은행에 여러분 당이 예치했던 2000여만 달러의 예금이 동결되었던 쓰라린 경험을 여러분 당의 재정담당간부들은 명백히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번 미 사법부의 33명에 대한 고소는 명백한 증거를 갖고 실시한 조치입니다. 미국 재무부, 연방 수사국, 중앙정보국 등 미국정부기관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정부의 정보협력에 의해 획득한 정보를 갖고 추적한 끝에 확인하고 조치한 것입니다. 미국의 달러는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기축 통화입니다. 중국의 위안화, 일본의 엔화, EU의 유로화가 국제통화 역할을 하지만 세계 금융을 통제하는 기축통화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미국과의 무역거래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인도의 모든 금전거래는 미국의 달러를 기본으로 거래합니다. 만약 중국의 대은행이 미국의 이런 제재조치에 걸렸다고 하여 저항하거나 거부할 수 없습니다. 그럴 경우 미국과의 금융거래는 완전 중단될 수밖에 없고 종국에는 기업 그 자체를 폐기해야 합니다. 이만큼 미국 재무부의 금융제재는 위력이 큰 것입니다. 지금 북한의 금년도 경제형편은 -6%로 전망됩니다. 중국의 경제가 무너지는 판이니 어찌 여러분의 경제에 영향이 없겠습니까? 왜 가혹한 대북제재가 계속되는가? 적대세력의 공세를 맞받아쳐나가자, ‘정면돌파’하자는 것이 여러분 당의 결정이고 선동이지만 과연 그런 구호로 엄혹한 현실을 돌파할 수 있겠습니까? 좀 더 현실을 직시하고 허튼 소리는 그만하고 실제적인 제재완화의 길을 찾아야할 때입니다. 자력갱생으로는 무너진 경제를 정상화할 수 없음을 분명히 깨닫기를 권고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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