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과연 북한주민을 생각하는 지도자인가?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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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백두산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해 준공테이프를 끊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백두산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해 준공테이프를 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12월 2일 김정은이 백두산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하여 준공테이프를 끊는 장면이 크게 보도 되었습니다. 백두산 관광지 개발의 한 지구의 건설공사가 끝났으니 그 준공식을 거행하는 것은 응당 있어야 할 일입니다. 당연히 이 삼지연 일대가 중국관광객이나 기타 각국 관광객의 인기 있는 관광지로 발전한다면 여러분 당이 필요로 하는 외화수입에도 좋을 것입니다. 더구나 삼지연 일대는 김정일이 귀틀집에서 나서 백두산 정기를 온 몸으로 받으면서 자란 곳, 정일봉을 볼 수 있는 곳이고 김일성이 항일 투쟁시 새겼다는 구호나무도 많다고 하여 항일투쟁의 역사적인 지역으로 성역화된 곳이니 관광객을 불러들일 자연적, 역사적, 조건이 겸비된 곳으로 각광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통편과 편히 쉴 수 있는 여관과 휴식 공간 그리고 질 좋고 의미있는 관광 상품을 만들 수 있는, 말 그대로 관광지로서의 조건을 완비하는 것이 관광객 유치의 관건이라 할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그런데 이번 김정은 백두산 등정에 대해 또 다른 시각을 말하는 측도 있습니다. 이들은 김정은이 중요한 전략방침을 결정하기 위해 또는 그런 구상을 가다듬기 위해 백두산을 찾는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12월 하순에 개최하기로 한 제7기 5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논의할 중대한 문제, 전반적인 대내외정책 그 중에서도 핵심현안인 대미정책 또는 금년 한해를 총괄하고 내년 초 신년사에서 밝혀야 할 대외정책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대북제재에 대한 대응책 또는 앞으로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자력갱생의 경제건설방식과 공장, 기업소, 농업협동농장에 대한 관리방식의 개선문제 등등 결코 쉽지 않은 여러 현안 문제 개선방안을 구상하기 위해 백두산에 오른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여러 관측에 접하면서 본 방송자는 지극히 안타까운 김정은의 결심을 듣고 ‘그가 과연 북한주민을 사람, 인간으로 대하고 있는가 아니면 한낮 소, 돼지와 같은 동물로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운 느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김정은이 최근 노동당 고위간부들에게 “굶어 죽더라도 남조선에 구걸하지 말라”고 말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굶어죽더라도...” 이 말은 호의호식하는 노동당 고위간부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입니다. 이 말은 일반 북한주민 또는 하급 당간부를 지칭하는 말이니 과연 그는 누구를 위한 영도자인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라면 바로 인민을 위해 일하고 인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최고 지도자라할 것인데 어떻게 “굶어죽더라도...” 라는 말이 입에서 나올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굶어죽지 않을 대책을 세워야 할 책임자가 바로 김정은 자신입니다. 김정은의 아비인 김정일은 여러분이 경험한 고난의 행군시기에 수백만 명을 굶어 죽게 했다고 하는데 또 이런 시기가 와도 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까? 이런 말이 어떻게 국무위원장이란 자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가? 김정은은 굶어 죽는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가를 알고 있는가? 그는 배고픔을 경험한 적이 없으니까 식량이 떨어져 어린 아이들이 굶어 죽는 모습 자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본 방송자도 남한의 도움이 있어야 북한동포가 굶주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고난의 행군시기를 경험한 북한 동포들이기 때문에 제각기 굶주림을 벗어날 수 있는 대책, 자구책을 강구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벌써 30년 가까이 당국으로부터 배급식량을 받아보지 못한 북한 주민들은 뙈기밭을 일구던지 국가수납을 피해 추수한 식량을 감추어두었다가 식구가 굶어 죽지 않도록 대응해왔습니다. 압록강, 두만강 근방의 주민들은 중국 동북3성과의 상품거래, 심지어 밀수를 통해 식량을 확보하고 있고 능력 있는 주민들은 구한 식량을 장마당에 내놓아 경제적 이익을 보기도 했으니 이 장마당이 폐쇄되지 않는 한 굶어 죽을 염려는 없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까짓 남조선의 식량지원 쌀 5만 톤 또는 어린이 영양 공급을 위해 지원하겠다는 800만 달러의 물품이나 의료품 따위를 받지 않아도 굶어 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기 때문에 굶어죽더라도 남조선의 지원 따위는 받지 말라고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북관계개선을 위해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비아냥을 들으면서까지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호소한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의 심정도 약간은 이해해야 하지 않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도 알고 있을 것이지만 남이나 북이나 각기 맺고 있는 동맹국가와의 약속이 있습니다. 한국의 유일한 동맹국은 미국입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에 대해 남한의 문재인정부가 정면 반대하여 뚫고 나갈 수 있습니까? 특히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중국, 러시아의 찬성 하에 채택한 대북제재결의안인데 이를 거부하고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을 해낼 힘이 있습니까?

한국의 기독교를 비롯한 불교, 천주교 등 종교단체와 기아와 빈곤에 허덕이는 각국의 어린이와 노약자를 지원해온 많은 비정부단체와 NGO들은 김정은의 “굶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남조선의 지원은 받지 말라”고 한 이 말에 대해 몹시 황당하게 생각하며 서운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말로는 “우리민족끼리”를 외치면서 어떻게 같은 민족인 남한 주민의 지원을 굶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받지 말라고 하는가? 과연 김정은이 사람중심의 정치를 하고 있는가? 인민을 위해 봉사한다, 인민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한 부족한 자신의 능력을 용납해 달라고 떠드는 그의 언동이 과연 진실한 것인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12월을 기한으로 미국에 제시한 여러분 당의 새 계산법을 트럼프 정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13번이나 미사일을 발사하고 엄청난 금액을 허공에 날린 김정은이 과연 인민을 위한 정치를 할 위인인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로켓맨’이라는 별칭까지 받은 그는 선대와 같이 선군정치로 되돌아간 것이 아닌가? 이번 백두산 등정도 선군사상의 구현을 위한 방책 구상 때문이 아닌가? 라는 의문을 갖게 합니다. 우리 민족끼리라는 구호를 버리든가 아니면 우리민족끼리를 실천하기 위해 남한의 종교계를 비롯한 순수한 지원 단체의 성의를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로 나와야 함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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