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현시점 타개 방안은 동결”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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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18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참관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18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살펴보는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정책 재검토 작업을 진행하면서 모든 선택방안을 다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 가운데는 북한 핵동결 문제도 거론됐을 것으로 북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는데요. 교수님은 북한 핵동결이 현실적으로 북한 핵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설령 핵동결 쪽으로 미국이 움직여도 북한을 믿을 수 있을까요?

란코프: 북한은 핵을 개발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약속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90년대나 2000년대 초 해외언론이 북한 핵개발을 보도했을 때 북한정부가 이러한 보도를 거짓말과 모략이라고 묘사했고, 핵개발의 유일한 목적은 핵발전소 건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당시에 파렴치한 거짓말을 했던 사람들은 외국 기자들이 아니라 북한 간부와 선전 일꾼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지금 자신의 약속을 계속 위반해 온 북한에 보상을 하고 사실상 핵보유국가로 인정을 하는 것을 미국 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것은 저의 생각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핵동결을 북핵 문제의 거의 유일한 해결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저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만일 핵 동결쪽으로 갈 경우 사실상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건 아닐까요?

란코프: 물론 그렇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니까 북핵이 동결된다 해도 북한이 공개적으로 핵 보유국가로서 인정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세계적으로 핵 확산 문제를 아주 크게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개다가 핵동결은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가로 인정하는 타협이며, 말로만 북한 비핵화를 위한 첫 단계라고 주장될 것 같습니다. 체면 때문에 그렇습니다.

기자: '북한 정권'에 대한 교체문제는 과거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나왔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고, 오바마 행정부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정권교체 방안을 채택할 경우 현실적으로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란코프: 제가 보니까 트럼프 정부는 북한 정권 교체를 반대하지 않지만 별로 원하지 않습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미국 정부는 세계 민주화를 정말로 믿었습니다. 그들의 세계관은 아마 1920-30년대 세계 혁명을 꿈꾸었던 공산주의자들의 세계관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1930년대 공산주의자들은 세계 공산주의 혁명을 통해서 세계를 행복하게 만들 희망이 있었지만, 15년전 미국 신보수파는 세계 민주혁명을 통해서 압제받는 여러 나라 인민들을 해방시키고 행복하게 살도록 할 희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그렇지 않습니다. 트럼프와 그 측근들은 다른 나라의 국내정치에 대해 별 관심이 없습니다. 자유민주주의든 잔혹한 독재국가든 그들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그들의 유일한 목적은 미국 국가이익 뿐입니다. 그 때문에 그들은 북한에서 정권교체가 미국 국가이익에 맞는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지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정권교체를 매우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할 근거가 없습니다. 비싸고 골치가 아픈 것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그들이 정권교체를 정치 수단으로 볼 수 있지만 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자: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핵위협을 국가안보의 큰 위협으로 간주하고, 대책을 마련 중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북한이 핵을 고집하는 상황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인데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핵문제 진전을 위해 우선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란코프: 저는 개인적으로 핵 동결이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와 같은 타협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을 지 잘 모르겠습니다. 트럼프와 그 측근들에게 제일 중요한 고려는 미국의 안전입니다. 그 때문에 그들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못 합니다. 그러나 핵동결과 같은 타협은 사실상 이와 같은 암묵적인 인정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트럼프는 이와 같은 동결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습니다.

기자: 트럼프가 북핵 문제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북한에 대통령 특사를 보내는 방안은 어떻습니까?

란코프: 특사를 보낼 수 있지만 성과가 있을 지 알 수 없습니다. 제가 벌써 말한 바와 같이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신경을 쓰는 이유는 핵 문제 때문입니다. 북핵 문제가 없었더라면 미국 고위공무원들은 북한이라는 나라를 지도에서 찾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트럼프를 비롯한 미국 정치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할 수 있어야 북한과의 회담은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핵무기를 살아남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북한 정권은 물론 핵을 포기할 생각조차 없습니다. 그래서 특사가 평양으로 간다해도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타협을 이루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기자: 역대 행정부처럼 트럼프 행정부가 핵문제에 집착할 경우 북한의 심각한 인권문제가 또 다시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겠죠?

란코프: 그럴 것 같습니다. 제가 벌써 말씀드린 바와 같이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를 고치기보다 미국의 국가이익을 지키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들은 해외에서, 이런저런 국가에서 인권 유린이 많아도 신경을 별로 쓰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이 북한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이유는 핵 문제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북한 인권유린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기자: 일부에선 북한 김정은 정권을 압박하는 방법은 제재보다는 오히려 국제무대에서 인권압박이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럴까요?

란코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저는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물론 북한 정권은 세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면 기분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와 같은 높은 평가 때문에 중요한 정치 문제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 집권계층의 핵무기는 권력유지, 특권유지를 위한 기본 수단이므로 인권문제에 대한 협박을 무시할 것입니다. 물론 몇 년 전에 북한 인권상태에 대한 비판은 놀랍게도 북한측의 반응을 불러온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이것은 조금 예외적인 현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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