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 압력 약화시 핵도발할 것”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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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캐나다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 나서 북한은 매우 커다란 문제이며 미국은 이에 매우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캐나다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 나서 북한은 매우 커다란 문제이며 미국은 이에 매우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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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의 압박과 개입(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를 골자로한 새로운 대북 정책을 마침내 내놓았습니다. 우선 이번 새 정책의 장단점을 평가해주시죠.

란코프: 사실상 현 단계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새 정책의 장단점을 평가하기가 어렵습니다. 기본 이유는 이 정책의 특징이 뭔지 아직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볼 때 새 대북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앞으로 몇 개월 정도 내에 알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새 정책에 대한 첫 느낌은 이상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니 사실상 이 정책의 기본 노선은 오바마 전임 행정부가 펼쳐온 정책과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은 새 대북정책의 핵심은 중국이 대북 제재를 엄격하게 하도록 하고, 유엔 안보리를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북한을 고립시키고, 기회가 있으면 북한과 회담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인데 이는 사실상 지난 8년 동안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이 실시해온 정책과 별 차이가 없는듯이 보입니다. 다른 게 있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행정부와 달리 새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실시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 개월 이내에 의미가 있는 새 대북정책의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정책과 관련해 아직 공개할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지금 나온 걸 보면 별 변화가 없다는 느낌입니다.

기자: 이번 대북정책의 골자를 보면 군사적 옵션 같은 강경 기조는 포함되지 않았는데요. 이는 사실상 선제공격의 폐지를 의미할까요?

란코프: 글쎄요. 이것은 북한에 대한 신호라고 할 수도 있고, 중국에 대한 신호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올들어 한두달 동안 북한에 대한 군사력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전례 없이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미국이 과연 군사력을 사용할 지 의심이 많습니다. 이번에 트럼프 행정부의 선언에서 군사력 사용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은, 정치노선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뜻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군사력 사용에 대한 언급이 있는지 없는지에 관계없이 선제공격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것을 바로 지금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중국 때문인 것 같습니다. 중국이 많이 노력한다면 군사력 사용 없이도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신호로 보입니다. 동북아에서 무력충돌을 우려하는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가하도록 하려는 신호입니다.

기자: 앞서 이번 새 정책이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추구했던 '전략적 인내' 와 별 차이가 없다고 하셨는데요. 그런 차원에서 이번 새 정책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요?

란코프: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새 정책은 오바마 행정부가 실시해온 ‘전략적 인내’ 정책과 차이가 있을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 때문에 질문에 구체적으로 대답하기 위해서 조금 지켜봐야 합니다.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 정책의 구체적인 모습을 알 수 있을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말입니다.

기자:이번 새 대북정책에서 눈에 띄는 게 '최대의 압박'이란 표현인데요. 이게 실은 미국 자체의 압력보다는 중국의 대북 경제지렛대를 한껏 활용하자는 것 아닐까요?

란코프: 물론 그렇습니다. 미국의 태도를 분석한다면 이것도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벌써 몇 년 전부터 중국이 대북 제재에 적극적으로 참가한다면 북핵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압력을 많이 강화해서 중국이 사실상 북한 경제에 심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대북제재를 실시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대는 근거가 별로 없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북한 경제 봉쇄를 실시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 이익을 감안하면 중국 정부가 그렇게 심하게 북한을 압박할 이유가 없습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문제이지만, 제재로 인한 심각한 경제위기 때문에 흔들리기 시작한 북한, 체제가 무너진 북한은 보다 더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그 때문에 중국은 대북 압력을 할 때도 극단적인 압력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은 북한 국내에서 혁명이나 반란을 야기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자: 중국 정부과 과거 미국 행정부에 비해 트럼프 행정부와 북핵 문제에 관해 협조를 더 잘 할 것으로 봅니까?

란코프: 현 단계에서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그럴 것 같습니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행보를 보고 정말 북한에 대해 선제 타격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중국은 선제공격에 대해서 우려가 많습니다. 중국이 현 단계에서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고, 대북제재를 많이 강화하고 있는 것도 그런 까닭입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전략이 얼마 동안 성공할 지 모릅니다. 특히 중국은 북한에서 정말 심한 경제위기가 발생한다면, 압력을 완화할 필요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중국은 동북아에서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북한의 붕괴도 바라지 않습니다.

기자: 현재 중국은 한국에 사드,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사실상 완료되면서 상당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사드 문제가 중국의 대북 태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봅니까? 아니면 중국이 사드와 분리해 미국과 북핵 문제에 공조할 수 있을까요?

란코프: 중국은 지금 매우 특이한 상황입니다. 중국은 사드, 즉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배치 때문에 남한에 대해서 사실상 제재를 실시 중입니다. 동시에 중국은 핵개발 때문에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하고 있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중국은 특이하게 북한에 대해서도, 남한에 대해서도 동시에 제재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보니까 사드 배치 문제는 중국의 대북 태도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사드 배치도 문제이고 북한 핵 개발도 문제입니다. 두 개의 문제 중에 어떤 문제가 더 중요할 지 확실히 말하기 어렵지만, 대체로 둘 다 비슷하게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중국은 앞으로도 남한이 사드를 배치하지 않도록, 그리고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기자: 트럼프 행정부는 새 대북정책에서 "미국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로운 비핵화를 추구한다. 우리는 그 목표를 향해 협상에의 문을 열어두겠다"고 밝혀 압박과 동시에 대화도 병행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이 과연 회담에 나올 수 있을까요?

란코프: 제가 보니까 현 단계에서 북한은 회담으로 나올 가능성이 많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김정은 정권은 먼저 미국 대륙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고, 그 후에만 타협을 찾기 위한 회담을 시작할 생각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하지 않는다면, 미국과 타협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문제는 상황이 갑자기 크게 바뀌었기 때문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기가 과거보다 많이 어려워졌습니다.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미국의 선제공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 우려는 근거가 전혀 없지 않지만, 그럼에도 미국의 선제 공격이 생길 가능성이 별로 높지 않습니다.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할 능력이 있다고 해도 얼마 동안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시험발사를 하지 않은 채 북한이 미국과 회담을 시작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보니까 북한측의 전술은 먼저 상황이 조금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나중에 이러한 무기를 개발한 다음에만 미국과 회담을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기자: 이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 윤곽이 확실히 나온 만큼 북한의 대응도 관심사입니다. 북한이 과연 이런 압력에 굴복해 기존의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할 수 있을까요?

란코프: 제가 보니까, 북한은 사실상 벌써 중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성사진 자료를 보면 북한이 4월 15일, 즉 김일성 생일 무렵에 핵실험을 할 계획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잘 아시는 바와 같이 핵실험을 감행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물론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가능성이 제일 많은 설명은 미국의 압력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은 일시적이긴 해도 미국의 압력에 굴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굴복이 어느 정도 지속될 지 알 수 없습니다. 제가 보니까, 몇 개월 이내에 북한은 다시 미국의 압력을 무시하고 핵실험을 비롯한 여러가지 도발을 다시 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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