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도발, 미 압력에 굴복않겠다는 신호”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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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새로 개발한 지대함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장면이라며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이 새로 개발한 지대함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장면이라며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 북한이 6월8일 또다시 지대함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동해로 시험 발사했습니다. 북한과 관계 개선을 원하는 새 정부가 남한에 들어섰는데도 이처럼 도발을 한 것은 뭔가 양보를 얻어내려는 것일까요?

란코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남한정부는 요즘에 인도적 지원에 대한 남북교류를 승인했습니다. 물론 문재인 행정부는 이것이 남북 교류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북한측은 이러한 인도적인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대답했을 뿐만 아니라 미사일 발사를 여전히 많이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하나 짚어볼 게 하나 있습니다. 문재인 남한 정부는 전임 박근혜 정부와 달리 북한과 교류뿐 아니라 대북원조를 할 생각이 있습니다. 당연히 북한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남한정부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남북교류의 첫 단계로 개성공업지대와 같은 대규모 경제교류보다는 소규모 인도적 지원부터 시작할 계획이 있습니다. 북한은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북한은 가능한 한 빨리 대규모 경제지원을 얻을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그들이 보내는 신호는 이중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한편으로 보면 북한은 남한이 대규모 경제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태도입니다. 다른 편으로 보면 북한은 미국의 압력과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지 않을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의 과거 행동 양식을 보면 남한에 새 정부가 들어서도 도발을 멈추지 않았죠?

란코프: 대개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적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남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식 직전에 북한은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취임식 직후에는 대대적인 전쟁위협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북한이 핵, 미사일 발사를 멈추지 않는 것은 아주 예외적인 행위가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제가 보기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겨냥하는 나라는 남한보다 미국입니다. 북한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멈출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자: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대공, 지대함 미사일 시험발사까지 성공하면서 이제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즉 ICBM만 남았다고 합니다. 북한이 미국의 선제공격을 무릎쓰고 진짜 ICBM 시험까지 나설 것으로 봅니까?

란코프: 저는 개인적으로, 북한 지도부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있을 경우에만 국가 안전과 체제유지를 보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에 열중하는 것은 어느정도 자원낭비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2006년에 핵을 성공적으로 시험했을 때부터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었습니다. 핵보유국이기 때문에 장거리 미사일이 없어도 미국을 위협할 수도 있고,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김정은과 그의 측근들은 무조건 미국 대륙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기를 결정한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그들은 ICBM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미국의 선제공격 압력까지도 무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이 미국 선제공격에 대한 공포 때문에 양보를 한다면, 보다 더 많은 압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기자: 지금 남한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압니다. 북한이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남한 정부도 교류와 협력보다는 미국이 추구하는 제재와 압박으로 나갈 가능성이 더 많겠죠?

란코프: 당연히 그렇습니다. 남한정부는 지금 매우 어려운 상태에 빠졌습니다. 한편으로 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제재와 압박보다는 교류와 포용정책을 실시하려는 사람입니다. 그는 첫 단계에서 인도적 지원을 북한에 제안하고, 나중에 개성공업지구까지 재개할 의지가 있습니다. 다른 편으로 보면, 이와 같은 정책은 지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노선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를 대표하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의 협력을 다시 시작할 희망을 가지고 있지만, 그로 인해서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와 심한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자신들의 희망대로 북한과의 협력을 개발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남한의 새 정부는 대북교류와 협력 전략을 포기하고 제재와 압력 정책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남한 세력은 북한과의 교류와 협력을 굳게 믿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기자: 현재 남북관계가 꽉 막혀있습니다. 북한이 지금처럼 핵과 미사일 도발을 멈추지 않는 이상 남북관계가 물꼬를 트일 가능성은 없겠죠?

란코프: 아마 그럴 것 같습니다. 문제는 제가 벌써 말한 바와 같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멈추지 않는다면 개성 공업지구 재개와 같은 대규모 경제 협력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서울의 분위기를 보면 문재인 정부는 인도적 지원을 재개할 의지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매우 중요한 변수가 있습니다. 이 변수는 6월 말쯤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입니다. 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태도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지금 남한측의 희망은 미국과 국제사회가 경제협력도 반대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희망대로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 상황에서 대북 경제교류를 허용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소규모 인도적 지원이 아마도 가능할 것입니다.

기자: 남한 새 정부는 최근 남북교류 협력건에 대해 잇따라 승인했지만 북한의 반응은 시원치 않습니다. 이걸 보면 북한은 남한 새 정부와도 협력할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봐야 할까요?

란코프: 북한은 상징성이 높지만 경제적으로 별 의미가 없는 인도적 지원을 받는 것보다 대규모 경제적 지원을 받기를 희망합니다. 그 때문에 북한은 남한이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대규모 경제지원을 재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6.15, 10.4 선언 계승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태도를 감안하면, 대규모 경제지원의 재개가 불가능할 지 모릅니다.

기자: 남북관계도, 북미관계도 꽉 막힌 형국에서 교수님이 판단하기에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어떤 방안이 있을까요?

란코프: 저는 정치인이 아닙니다. 정치인이라면 듣기 좋은 말을 해야 합니다. 제가 정치인이었더라면 북한이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를 멈춘다면 모든 경제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정치인이 아닌 학자이기 때문에 솔직하게, 냉정하게 판단할 의무가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지금 좋은방법이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남북 교류의 재개를 희망합니다. 그러나 교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북한이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를 멈출 것이란 희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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