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동결 구상, 거의 유일한 현실적 대안”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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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0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공동 언론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0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공동 언론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남한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미국 방문을 통해 북핵 문제와 관련해 2단계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즉 북한이 핵동결과 도발중단을 약속하면 핵폐기를 위한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인데요. 우선 문 대통령의 2단계 접근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란코프: 문 대통령의 2단계 접근론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때 2단계 접근은 현실주의적인 정치노선이라기 보다는 구호입니다. 제가 볼 때 첫 단계인 핵동결은 가능하지만, 두번째 단계인 비핵화는 불가능합니다. 기본 이유는 간단합니다. 첫 단계인 핵동결은 바람직할 뿐만 아니라 가능한 것입니다. 둘째 단계인 비핵화는 바람직한 것이지만, 현실적으론 완전히 불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든 트럼프 대통령이든 푸틴 대통령이든 누구든지 세계 정치인들은 공개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아예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국제질서, 특히 핵무기 비확산 방지 조약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은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꺼낼 수조차 없습니다. 그 때문에 핵동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비핵화가 불가능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 말고는 핵동결이 비핵화를 위한 첫 단계라고 주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꼭 해야 하는 주장입니다. 제가 볼 때 문재인 대통령은 비핵화를 어느정도 진지하게 생각하지만, 핵동결을 통해서 북핵문제를 관리할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현 상황에서, 핵동결을 비핵화를 위한 첫 조치라고 주장하지 않는다면, 아무 조치도 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벌써 여러 번 말한 바와 같이, 핵동결은 북한 핵문제를 풀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현실주의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문 대통령의 2단계 해법론을 저는 환영합니다.

기자: 문 대통령은 북한이 동결에 응하면 이를 완벽히 검증해야 하고, 한국과 미국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이런 행동 대 행동 원칙은 이미 2005년 9.19 공동성명에도 나온 것 아닙니까?

란코프: 물론 그렇습니다. 북한은 핵동결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보여줘야 합니다. 관심을 보여주는 방법은 당연히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볼때 북한은 장기적으로 핵동결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현 단계에서 그들이 아직 받아들일 수 없는 단계입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핵동결을 받아들이기 위한 선제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 선제조건은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 해야 한다는 것과, 그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를 개발해야 합니다. 현 단계에서 북한이 이러한 핵탄두를 아직 개발했는지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7월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주장합니다. 북한이 주장한대로 대륙간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면 향후 핵동결과 같은 타협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대륙간 미사일 개발에 성공한다면, 미국측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이 자신들의 선제조건, 즉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성공한다고 해도, 즉각적인 핵동결 협상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양측은 핵동결까지 도달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 때문에 물론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있다고 해도, 바로 현 단계에서 북한측은 핵동결을 위해서 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자: 당시 9.19 공동성명과 관련 북한이 핵시설 검증과 관련, 이견을 보이면서 결국 6자회담도 중단되고 핵동결 협상도 실패했죠?

란코프: 제가 보니까, 북한은 2005년에 9.19 공동성명을 발표할 때도 진정성이 없었습니다. 2005년은 북한이 아직 핵실험을 한 번도 하지 못했을 때니까 시간을 벌기 위한 전술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북한은 그때도 지금도 핵개발을 정권유지를 위한 기본조건으로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2005년에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주장을 했을 때도 이는 물론 거짓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했습니다. 미국 대륙을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 미사일도 시험발사했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향후 대륙간 미사일 개발도 시간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북한이 미국 대륙을 공격할 능력을 얻는다면, 핵개발을 계속 지속하는 것은 돈과 자원의 낭비입니다. 그 때문에 북한은 이 경우에 핵동결 협상을 하면 약속을 지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2005년에 북한은 핵개발에 성공할 지도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거짓말을 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북한은 비핵화가 아닌 핵동결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만 성공한다면 받아들일 가능성이 생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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