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정부의 대북관계 개선, 북 태도에 달렸다”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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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가 연 기자회견에서 김삼열 상임대표가 6·15 공동선언 17주년을 맞아 남북의 관련 단체가 추진하던 남북 공동행사의 평양 개최가 무산됐다고 밝히고 있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가 연 기자회견에서 김삼열 상임대표가 6·15 공동선언 17주년을 맞아 남북의 관련 단체가 추진하던 남북 공동행사의 평양 개최가 무산됐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북한은 지금 핵, 미사일 도발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제약 조건 때문에 남한 새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교류가 본격적으로 재개되긴 힘들겠죠?

란코프: 그렇습니다. 제가 방금 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대북 쌀, 비료 지원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개성공단 재개 등 보다 많은 지원이 수반되는 남북교류 재개는 훨씬 더 어려울 것입니다. 오늘날 남한이 잘 사는 이유는 전 세계 많은 나라들과 무역과 경제협력 덕분입니다. 하지만 남북교류 때문에 남한 외교가 어려움에 빠진다면, 남한 경제 상황이 많이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남북 교류 재개를 희망하고 있지만, 매우 조심스럽게 해야 할 것입니다.

기자: 남북교류와 관련해 아무래도 가장 큰 관심사는 개성공단 재개 문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입니다. 우선 개성공단 문제의 경우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하자 지난해 남한 정부에 의해 중단됐습니다. 남한 새 정부가 개성공단을 재개하기 위해서도 북한은 일단 핵, 미사일 실험을 중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란코프: 이런 주장은 당위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비현실적인 주장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북한정권은 경제발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핵, 미사일 개발을 다른 어떤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북한은 경제적 보상을 얻기 위해서 핵개발을 결코 중단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을 상대할 때, 좋아하든 싫어하든 이것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그 때문에 북한의 핵, 미사일 실험 중단을 개성공단 재개의 조건으로 여기는 것은 개성공단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이야기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저의 희망은 개성공단 재개입니다. 그러나 벌써 말씀드린 바와 같이 대북제재와 국제상황 때문에 남한 정부가 개성공단을 재개할 의지가 있다고 해도 가능할 지 모릅니다.

기자: 금강산 관광도 북한측이 2008년 7월 남한 관광객 피살 사건과 관련 사과와 신변안전책 보장을 하지 않으면서 지금까지 중단상태인데요. 이런 문제가 먼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남한 새 정부가 금강산 관광 재개를 결정하긴 쉽지 않겠죠?

란코프: 쉽지 않을 것입니다. 기본 이유는 비슷합니다. 즉 금강산관광의 재개는 국제적인 대북제재에 대한 위반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니까, 개성공단 재개보다 금강산 관광 재개는 덜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순수한 민간 교류라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기자: 지금 남한 새 정부는 전임 보수 정부들과 달리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핵, 미사일 실험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미국의 대북기조인 '최대의 압박과 관여' 때문에 남한 정부의 대북 관계개선 노력이 영향을 받을 것 같은데요. 북한이 남한 진보정부와 상대하면서 한미 동맹의 균열을 노리진 않을까요?

란코프: 물론 그렇습니다. 북한은 언제나 그래 왔습니다. 제가 보니까 향후 4-5년은 매우 여러울 것입니다. 이 기간동안 한미 관계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한편으로 보면 문재인 정부는 대북 포용 정책을 할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편으로 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압력과 제재만 믿고 있습니다. 양측의 정치노선은 그 만큼 사뭇 다르기 때문에 마찰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도 한미동맹이 무너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됩니다. 군사적으로 말하면 양측은 서로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남한은 핵무기를 개발하는 북한을 억제할 필요가 큽니다. 만약에 미국과 군사동맹이 없게 된다면 남한은 훨씬 더 많은 군사비 지출을 해야 할 필요가 있게 됩니다. 그 때문에 북한 지도부의 희망과 달리 한미동맹은 계속 유지될 것입니다. 하지만, 한미 양측간에 마찰과 갈등, 불신감이 많이 생기고 시끄러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자: 현재 꽉 막힌 남북관계에 물꼬를 트기 위해 남북정상회담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과거 2000년, 2007년 두 번의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남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간의 회담이 열리기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은 무엇일까요?

란코프: 제가 보니까, 기본적인 전제조건은 북한이 얼마 동안 국제사회의 관심을 끄는 도발을 삼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북한이 정말 정상회담을 바람직하게 생각한다면, 몇 개월 동안이라고 해도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문제는 현 상황에서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필요로 할 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 북한측은 한미 갈등을 증폭시키기 위해서 정상회담을 필요로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현 단계에서 확실한 것이 아닙니다.

기자: 결국 남북교류 재개든, 남북정상회담이든 성사 여부는 북한 측 태도에 달렸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특히 북한이 계속 핵,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다면 남한 새 정부의 대북관계 개선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요?

란코프: 문재인 대통령과 그들을 지지하는 유권자 대부분은 북한과의 회담이나 교류재개를 하면 비핵화도, 평화공존도, 북동 아시아의 안정도 이룰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때문에 그들은 북한과 회담과 교류를 증진하려 노력할 것입니다. 다른 편으로 보면, 문재인 정부와 지지자들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지나친 갈등을 결코 원하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포기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북한의 행보는 문재인 행정부의 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행보는 당연히 국제사회의 태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태도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북한이 핵, 미사일 개발을 더 열심히 한다면, 국제사회의 태도는 더욱 부정적이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국제사회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북한과 교류를 하지 못하도록 더 심한 압력을 가할 것입니다. 결국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교류를 희망한다고 해도, 국제사회의 태도에 대해서 우려가 많기 때문에 대북교류를 실제로 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결국 남한 새 정부와의 협력과 교류를 위해서도 북한은 지금과 같은 도발적 태도를 바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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