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자책성 발언, 동정심 유발 목적”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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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육성 신년사 첫머리에 주민들에게 "조선 인민에게 가장 숭엄한 마음으로 뜨거운 인사를 보내며 희망찬 새해의 영광과 축복을 삼가 드린다"고 인사말을 건넨 뒤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5년째 육성으로 신년사를 한 김정은이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육성 신년사 첫머리에 주민들에게 "조선 인민에게 가장 숭엄한 마음으로 뜨거운 인사를 보내며 희망찬 새해의 영광과 축복을 삼가 드린다"고 인사말을 건넨 뒤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5년째 육성으로 신년사를 한 김정은이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이 시간에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내용을 살펴보겠는데요. 우선 지난해 신년사와 비교할 때 우선 올해 김정은 신년사의 주요 특징은 무엇입니까?

란코프: 이번에 특징이 참 많습니다. 사실상 저는 신년사를 대부분의 북한전문가들과 달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신년사는 조금 예외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기자: 왜 그럴까요?

첫째로 이번 신년사는, 예년의 신년사에서 볼 수 있던 분위기가 없다는 것입니다. 내용 자체도 중요하지만 북한에서 신년사와 같은 담화이면 기본 내용보다 암시와 분위기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이번에 김정은은 원래 입었던 인민복이 아니라 양복을 입었습니다. 이것은 중요한 상징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역사를 보면 김일성은 1984년에 국내정치를 완화하기 시작했을 때 인민복보다 양복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보다 더 중요한 징후는 김정은이 김일성 초상화 휘장을 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신년사와 같은 중요한 담화를 발표할 때 김일성 휘장이 없다는 것은 북한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것입니다. 이것도 향후 변화가 올 것임을 알려주는 신호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로, 이번에 김정은은 개인적인 미안함을 표시했고, 사실상 북한 인민들 앞에 자기 비판과 같은 연설을 했습니다. 이것은 정말 전례가 없는 것입니다.

기자: 지금 금방 말씀하신 대로 이번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능력이 따르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한 해를 보냈다며" 마치 자기비판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진심이 있다고 봅니까?

란코프: 그럴 수도 있지만 김정은은 일반사람이 아니라 정치인입니다. 제가 보니까 진심을 가진 사람이면 정치인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을 통치하는 지도자, 고급간부, 고급공무원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정치인이면 진짜 자신이 느끼는 것을 언제 숨겨야 할 지, 언제 알려줘야 할 지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본능이 없는 정치인은 오랫동안 견뎌낼 수 없습니다. 그 때문에 우리가 김정은의 자책성 발언을 보면서 주의해야 할 것은 미안감을 표시하는 사람이 김정은이라는 사람이 아니라 김정은이라는 최고위급 정치인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기본 질문은 ‘김정은이란 정치인이 바로 지금 전례가 없는 말을 한 까닭은 무엇일까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보니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김정은이 국내 정치 스타일을 바꿀 희망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보다 더 인간다운 사회를 만들자는 메시지를 인민들에게 암시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자신들을 마치 하나님처럼 보여주려 노력했습니다. 지금 김정은은 하나님이 아니라 일반 주민들과 똑같은 사람임을 강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북한 국가의 역사와 북한 인민들의 사고방식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정치노선이 국내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북한이라는 국가는 사실상 하나님과 같은 독재자가 없으면 국내 안전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정치 변화가 단기적으로 북한 국내 안전을 위협하지 않고, 반대로 주민들에게 동정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권력의 인간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실수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말하면 주민들의 지지를 더 높일 방법일 수 있습니다.

기자: 이번 신년사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이 김정은이 언급한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문제인데요. 김정은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했는데요. 이게 사실이라면 새로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어떤 메시지를 던진다고 봅니까?

란코프: 제가 보니까, 이번에 미국 워싱턴으로 보내고 싶은 소식은 옛날과 변함이 없습니다. 김정은은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배치하기를 결정하였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 함으로서 미국에 압력을 가하고 미국과 타협을 이루기 희망한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보니까 북한은 미국의 국내정치와 무관하게 핵보유국가가 될 뿐만 아니라, 아무때나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핵보유국가가 될 것을 결정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정치 노선은 미국정치 변화와 별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물론 이번에 대륙간 탄도미사일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메시지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기본 메시지의 내용은 북한이 핵무기개발을 중심으로 한 전략을 바꾸지않지만, 어느 정도 미국과 회담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지금 미국과 북한의 상황을 감안하면 이러한 회담이 성공할 가능성이 아예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당선 이후 북한의 핵개발은 옛날보다 더 위험한 후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기자: 만일 북한이 ICBM 시험발사에 성공한다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나올까요? 예측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을 미뤄볼 때 무력대응과 같은  초강경 조치가 나올 가능성은 없을까요?

란코프: 그럴 가능성이 분명히 있습니다. 사실상 제가 북한 연구를 시작한 지 벌써 30년 이상 되었습니다. 그동안 오늘날만큼 위험한 시대가 별로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개발하고, 생산하기 시작한다면 미국은 자신에 대한 위협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정치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사람 대부분이 북한이라는 나라가 도덕도 없고 약속을 지키지도 않는 미친 독재국가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사람들은 이 사실 때문에 화가 날 수도 있지만, 미국 국민들이 대부분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나라가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핵을 보유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협이라고 미국측은 생각할 것입니다. 그 때문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무력작전까지 시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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