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자력자강으론 경제발전 불가”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01-10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2014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제시된 과업 관철을 다짐하는 평양시 군중대회.
2014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제시된 과업 관철을 다짐하는 평양시 군중대회.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이 시간에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내용을 살펴보겠는데요. 이번 신년사를 보면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김정은이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언급만 했지 구체적인 실천 방법은 내놓지 않았는데요. 현재 남한 상황을 감안할 때 김정은이 남북대화에 적극 나설 까닭이 없죠?

란코프: 물론 그렇습니다. 기본 이유는 남한 국내정치의 불확실성입니다. 올해는 남한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을 것입니다.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선거는 더 빨리 찾아올 것입니다. 지금 남한 국내 정치를 보면 보수파 후보자가 당선될 가능성과 진보파 후보자가 당선될 가능성이 대체로 비슷합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북한은 몇 개월 이후 완전히 바뀔 남한 정부와 회담을 시작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지금 남한에 대해서 이런저런 제안을 너무 많이 한다면, 이것은 사실상 역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 보면 제일 합리주의적인 것은 입을 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북한이 회담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지금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자: 김정은이 올해도 경제문제 해결에 중점을 뒀습니다. 특히 김정은이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현재 북한이 혹독한 유엔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데요. 이게 가능할까요?

란코프: 경제제재는 원래도 별 성과가 없고, 요즘에 중미관계가 갈수록 열악해지는 상황에서 보다 덜 효과적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경제발전하고 국가경제 5개년 계획하고 확실히 구별해야 합니다. 김정은이 말한 5개년계획은 시대착오적인 것입니다.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는 선전뿐입니다. 북한이 경제개발이 가능하지만, 이와 같은 경제개발을 하려면 국가 주도의 5개년계획이 아니라,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많은 나라를 발전시킨 시장 경제를 중심으로 하는 신흥 경제입니다. 물론 북한이 인정하기 싫은 사실이지만, 북한 경제를 지금 움직이는 세력은 시장, 즉 자본주의입니다. 김정은은 이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할 수 없지만, 마음 속에서 알 뿐만 아니라 선호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진짜 북한 경제개발을 원한다면 자본주의를 활짝 도입해야 합니다.

기자:  또 하나 김정은이 언급한 게 경제개발을 하면서 '자력자강의 위대한 동력으로' 이란 구호인데요. 오늘날 지구촌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여서 상호 교역하며 경제발전을 이루지 않습니까? 자력자강이라면 외국의 투자나 도움없이 북한 자체로 경제발전을 이루겠다는 건데 어떻게 봅니까?

란코프: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과장 평가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실상 공산권, 즉 사회주의 진영이 있었을 때 북한만큼 자력갱생을 큰 소리로 떠들고 있는 나라가 없었지만 북한만큼 해외지원과 자원에 많이 의존하는 사회주의 나라도 없었습니다. 지금도 북한은 중국을 비롯한 해외국가와 무역을 하지 않는다면 고난이 많고, 경제발전이 어려울 것입니다. 물론 지금 국제제재에 대한 공포를 줄이기 위해서 김정은은 자력갱생 이야기를 하고 인민들의 공포와 우려감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말하면 현대세계에서 고립경제를 하는 나라가 가능하긴 하지만, 경제적으로 절대 발전할 수 없습니다. 특히 북한과 같은 작은 나라는 그렇습니다. 해외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김정은은 이 사실을 북한 대부분 고급 간부들보다 잘 알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자력갱생 이야기든 5개년 경제발전 이야기든 사실상 인민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한 선전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거가 별로 없는 선전 뿐입니다.

기자: 핵개발과 관련해 김정은은 여전히 핵무장 능력의 강화를 천명했습니다. 이걸 보면 국제사회의 북한 비핵화 노력은 새해에도 불가능하겠죠?

란코프: 물론 그렇습니다. 북한에서 김씨일가가 권력을 장악하는 동안 비핵화가 있을 수조차 없습니다. 흥미롭게도 지금 이 사실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세계에서 많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한국의 정치인들은 북핵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비핵화 이야기를 여전히 하고 있지만, 이것이 거짓말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교관이나 전문가들, 물론 학자들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을 사실상 깨달은 상태입니다.

기자: 김정은은 대미관계와 관련,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대북재검토 작업을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을까요? 아니면 올 봄에 또 다시 핵 실험이나 미사일 실험 등으로 트럼프 행정부를 시험할 것으로 봅니까?

란코프: 그럴 것 같습니다. 그래도 현 단계에서 북한만이 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들이 미국의 새 정치 노선을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트럼프 당선자가 대통령이 되고 진짜 정치를 실시하기 시작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 때 트럼프는 정치적 선언을 많이 했지만, 그 수많은 선언 가운데 일부만 실시할 의지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트럼프시대 구체적인 미국의 모습을 몇 개월 후에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이든 남한이든 일본이든 중국이든 다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