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유치 없이 북한 경제 성공없다”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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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열린 북한 투자설명회에서 원산지구개발총회사 관계자가 원산-금강산지구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열린 북한 투자설명회에서 원산지구개발총회사 관계자가 원산-금강산지구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이 시간에서 북한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북한 경제가 어떻게 변모하고 있는지에 관해 살펴봅니다. 교수님, 북한이 포전 담당제를 포함해서 지금 시도하는 경제 개혁이 과거 중국이 1980년대 들어 취한 경제 개혁과 비슷하다고 지적하셨죠? 이게 농업 부문 말고도 공업 부문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까?

란코프: 중국은 경제개혁을 통해 식량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북한에선 2014년부터 포전담당제를 도입했습니다. 취지는 열심히 일하면 더 잘 살수 있다는 것은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원칙에 따라 포전담당제를 실시하기 시작하자 식량상황이 많이 좋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공업부문에서 독립채산제와 기업지배인책임제, 기업소책임제등 새로운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현재 북한에는 말로는 국가기업소이지 실상 지배인은 자유도 많고 월급도 종전보다 많습니다. 또 하나 아주 중요한 것은 김정은시대에 들어와서 장마당에 대한 단속이 중단됐다는 점입니다. 오늘날 북한에서 개인적으로 돈 벌기는 옛날보다 위험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정책을 보면, 1970년대 말 중국의 모습과 매우 비슷합니다. 중국의 경우 이러한 경제개혁 덕분에 매우 짧은 기간 이내에 식량문제가 해결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민생활 수준이 빨리 향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북한에서도 같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런 점에서 김정은의 경제정책은 긍정적인 요소가 많은데요. 그래도 문제가 많죠?

란코프: 물론 문제가 많습니다. 정치적인 문제도 있고, 순수한 경제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우선 정치적 측면에서 보면 제일 중요한 것은 북한체제의 유지입니다. 김정은과 그 측근들이 경제발전을 추구하려 노력한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체제붕괴에 대한 공포도 많습니다. 북한에서 기존의 독재적 정치체제가 무너진다면 북한 권력계층은 미래가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 간부계층은 경제를 발전시키려 노력하고 있지만 그보다 체제유지는 더 중요한 전제 조건입니다. 그 때문에 그들이 체제유지 때문에 지금보다 더 위험한 경제정책을 취할 수 없는 게 많습니다. 하기 어려운 정책들 가운데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서 필요로 하는 정책이 없지 않습니다.

기자: 방금 북한정권이 국내안전과 체제유지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할 수 없는 정책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예를 들면 무슨 정책인가요?

란코프: 북한정권은 경제 개혁을 실시한다는 사실조차 인정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들은 사실상 이미 20년 전 장마당이라는 시장경제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사회주의를 운운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 관영언론을 보면 지금도 장마당에 대한 언급조차 없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15년 전부터 북한 경제를 움직이는 세력은 장마당입니다. 그럼에도 북한 관영언론에서 지금까지 장마당에 대한 언급은 여전히 금지됩니다. 이것은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시장경제를 잘 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누구나 따라야 하는 규칙과 법칙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시장이 있다는 것조차 부정하는 나라에서 이러한 규칙이 생겨날 수 있을까요? 이것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초기 단계에서 규칙과 법칙이 없어도 성장이 가능하지만 경제가 발전하면 조만간 문제가 될 것입니다. 규칙과 법칙도 없고, 규칙을 실행할 수 있는 방법도 없으면 시장 경제가 절대 성장하기가 어렵습니다. 해외 투자자들이 북한에 투자하고 싶어도 위험 부담 때문에 시장 규칙이 없는 북한에 투자하는 것을 꺼릴 것입니다.

기자: 북한은 김일성 시절 시장경제를 저주하고 국가사회주의를 극찬했는데 이제와서 이런 시장경제 정책을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을까요?

란코프: 물론 김일성은 사회주의 위대성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세계 어느 나라든 해당 선전일꾼들은 국민을 속이기 위한 거짓말을 잘 할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북한은 그렇습니다. 그들은 개혁이라는 위험한 말을 하는 것보다는 개혁 대신에 다른 듣기 좋은 말로 표시하면 좋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우리식 사회주의’, ‘새로운 경제관리조치’라는 말이 좋지 않을까요? 시장경제라는 말보다는 ‘사회주의 기업소 독립제’라는 말이 좋지 않을까요? 이런 용어들은 자본주의 냄새가 거의 없지만 사실상 자본주의 내용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사업가나 자본가들을 ‘독립 경영자’라고 부르면 좋지 않을까요? 이것은 내용 문제가 아니라 포장문제, 말 문제 뿐입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방법이 있습니다. 북한 정부는 이런 방법을 쓸 지도 모릅니다.

기자: 문제는 북한이 아무리 시장경제를 도입해도 해외투자가 없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죠?

란코프: 중요한 질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보니까, 해외투자 유치 문제가 북한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세계 역사를 보면 경제가 안 좋은 나라가 빈곤을 극복하고 잘 살게 된 나라가 없지 않습니다. 이들 나라의 성공 비결은 해외투자를 많이 유치했다는 점입니다. 제일 좋은 사례는 중국과 베트남입니다. 북한도 해외에서 투자를 유치하지 못한다면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이 매우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 김정은과 그 측근들은 이 사실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가끔 해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러나 성공하지 못 합니다.

기자: 왜 그럴까요?

란코프: 이유는 적어도 3개 있습니다. 첫째로 북한은 핵무기 개발 때문에 현재 국제제재에 처했을 뿐아니라 투자자들이 보기에 세계에서 위험한 지역으로 여겨집니다. 북한처럼 위험한 나라에 큰 돈을 투자하려는 사람들이나 회사들이 없습니다. 둘째로 해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사회 인프라, 즉 도로, 전기망 등을 잘 건설해야 한다는 것을 북한 당국이 모릅니다. 북한의 열악한 도로, 전기, 철도, 통신 상황을 감안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투자하기 매우 무리한 환경입니다. 셋째로 북한 측은 약속을 너무 쉽게 위반하는 나라로 여겨집니다. 지금가지 사례를 보면 북한에 돈을 투자한 해외 투자자들이 투자를 몰수를 당하거나 번 돈을 해외로 보내지 못 합니다. 그 때문에 북한의 해외 투자 유치 정책은 아직 거의 완벽히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자: 이런 상황에서 과연 김정은이 도입한 경제정책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란코프: 반반입니다. 북한이 시장화 정책을 인정하지 않고 해외투자를 유치하지 못한다면 성공이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5-6년동안 북한 경제의 발전을 긍정적으로 본다면 어느 정도 희망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김정은이 북한의 투자환경을 얼마나 개선할 것이냐 하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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