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측 영상물 체제약화 우려”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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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집안에서 노트북으로 시청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북한 주민들의 탈북과 남한 정착을 지원하는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가 입수해 공개했다.
북한 주민들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집안에서 노트북으로 시청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북한 주민들의 탈북과 남한 정착을 지원하는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가 입수해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요즘에 북한에서 남한영화, 연속극을 몰래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김정은정권은 김정일정권보다 외국영상물에 대한 단속이 많이 엄격해졌습니다. 이 정책 변화를 어떻게 평가할수 있을까요?

란코프: 그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아마 공산권국가들이 고립정책, 즉 쇄국정책을 실시했던 이유를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구소련을 비롯한 공산권국가들은 거의 빠짐없이 주민들이 해외생활을 알 수 없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사회주의진영 국가에서 정권은 주민들이 다른나라의 역사, 정치, 사회 등을 배워도 돼는 것하고 배우면 안 되는 것을 매우 분명히 구분하였습니다. 평범한 인민들이 알아도 되는 것은 공산당간부들이 허용하는 것들입니다. 특히 해외에서 살기는 좋지 않으며 공산당이 정권을 장악하지 않는다면 인민이 어렵게 산다고 생각하도록 하는 지식은 허가되었습니다. 그러나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대체로 말하면 사회주의진영 나라들은 시장경제 나라보다 어렵게 살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산당이 정권을 장악했을 때 이웃 자본주의 나라처럼 살았던 나라라도 세월이 갈수록 뒤쳐지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1948년에 공산당혁명이 발생한 체코는 그 전에 수십 년 동안 독일이나 프랑스만큼 잘 살던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공산당이 정권을 장악한 다음에 인민생활 수준이 독일이나 프랑스 수준보다 많이 떨어졌습니다. 물론 1970-80년대 북한 사람이 보기에는 체코가 부자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1920년대 체코와 비슷한 수준으로 살던 독일사람들은 당시에 체코를 볼 때 어렵게 사는 나라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체코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주의국가에서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독일은 분단되었을 때 동독과 서독의 생활수준사이가 없었지만 40년동안 공산당통치와 국가사회주의체제를 경험했던 동독은 1980년대 말 들어와 1인당소득이 서독의 3분의 1 정도였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1940년대까지 동독처럼 살던 서독은 1980년대 말 들어와 3배나 잘 살았습니다.

기자: 세계에서 잘 사는 나라도 있고 어렵게 사는 나라도 있는데 대부분 국가에서 정부는 다른나라가 잘 사는 것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지 않습니다. 공산권 나라들은 왜 그렇지 않았을까요?

란코프: 사회주의 진영 국가들은 맑스레닌주의를 공식사상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맑스레닌 주의는 어떻게 예측했을까요? 시장경제를 포기하고 국가소유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경제를 개발하기 시작하자 경제가 빨리 성장할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민들의 생활은 자본주의 나라들에 비해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물론 사실은 정반대였습니다. 그러나 인민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됐더라면 맑스레닌주의에 대한 의심감과 불신감이 많이 생겼을 것입니다. 그 때문에 권력구조의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구 사회주의진영 국가들은 해외와의 교류를 엄격하게 통제했습니다.

기자: 당시 사회주의진영 국가가 숨기고 싶었던 것은 무었일까요?

란코프: 선전일꾼들의 주장과 사뭇 다르게 공산당간부들이 통치하는 나라에서 시장경제 국가보다 인민들의 생활이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기자: 오늘날 세계 여러 나라들 가운데 해외 여행을 통제하는 나라도 있나요?

란코프: 북한사람이 보기에는 다른 국가들은 해외여행을 거의 통제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사람이 믿기 어려운 것이 있지만 미국이든 남한이든 일본이든 해외로 가고싶은 주민이면 누구든지 여권을 신청하고, 곧 나옵니다. 여권을 받을 때까지 길면 보름 정도 기다려야 합니다. 경찰이든 국가보위기관이든 그 사람이 원래 체포되었던 사건이 있을 경우에만 반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감옥생활을 했던 사람이라도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북한 사람들은 이러한 경험이 전혀 없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사실은, 여권을 받은 사람이면 아무 때나, 어디에나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습니다. 물론 유일한 문제는 북한에서 국내에서도 마음대로 다닐수 없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렵지만 남한주민이 마음만 먹으면 프랑스나 영국으로 마음대로 갈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가고싶은 나라에서 허락을 받아야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마음대로 방문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해외방송을 마음대로 볼 수도 있고, 청취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 어용언론을 많이 믿는 북조선 사람들은 여권이 있어도 남한이나 미국에서 인민들이 돈이 없어서 해외로 갈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제 밑에 있는 학생은 보름 전에 유럽 로마로 가고 싶었습니다. 물론 남조선 사람입니다. 여권 발급을 신청했을 때 사흘 정도 기다렸습니다. 신청했을 때 제출해야 했던 것은 사진과 신청서밖에 없었습니다. 그 학생은 고대 역사에 대해서 관심이 많기 때문에 고대 로마를 구경하고 싶습니다. 비행기표는 미국돈으로 450달러 정도였습니다. 이것은 상점에서 청소를 하는 학생이 보름 정도 일하면 벌 수 있는 돈입니다. 물론 남한에서 가게청소와 같은 직업은 돈을 제일 적게 받는 직업중에 하나입니다.

기자: 그런데 북한이 이처럼 영상물 단속에 엄격한 까닭은 뭘까요?

란코프: 기본 이유는 남한이 있다는 것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너무 잘 사는 남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해외생활을 잘 알수가 없어야 체제유지가 가능합니다. 북한은 기타 공산권 국가처럼 사회주의를 실시하자, 이웃 나라에 뒤쳐지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북한의 경우 이웃 나라는 다른 민족이 사는 나라가 아닙니다. 이웃 나라는 같은 민족이 사는 남한입니다. 1945년, 즉 남북이 분단되었을 때 남한은 북조선보다 어렵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남북한만큼 1인당소득, 즉 생활수준 격차가 심한 나라는 세계에 없습니다. 북조선주민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체제에 대한 실망, 적대감까지 느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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