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대북군사조치 배제 안해”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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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FE)과 키리졸브(KR) 훈련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 중인 14일 한반도 동남쪽 공해상에 도착한 미국 제3함대 소속의 핵항공모함인 칼빈슨호 비행갑판에서 F/A-18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FE)과 키리졸브(KR) 훈련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 중인 14일 한반도 동남쪽 공해상에 도착한 미국 제3함대 소속의 핵항공모함인 칼빈슨호 비행갑판에서 F/A-18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정책 재검토 작업을 진행하면서 군사력 사용과 북한정권 교체가능성까지 포함한 새 전략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최근 워싱턴을 방문해 전, 현직 관리들을 만나보셨는데요.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기류는 어떻습니까?

란코프: 저는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이 기사를 읽을 때 결코 놀랍지 않았습니다. 한 달 전에 미국 워싱턴에서 보름 정도 있었을 때 미국 학자, 전문가, 외교관, 공무원 등과 만났습니다. 그들은 입 모아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력 사용 문제를 고려한다고 했습니다. 북조선 선전 일꾼들의 주장과 달리 미국은 90년대 초부터 군사력을 사용할 생각이 사실상 없었습니다. 물론 가끔 이러한 의견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학자나 전문가들 사이에 있었지만 그들의 의견은 정부와 아무 상관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냥 극소수 의견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미국에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군사력을 사용하자는 사람들은 참 많습니다. 그들은 압도적으로 북한문제, 한반도 문제를 잘 아는 전문가나 외교관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주로 정치인이나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 관계로 관직에 등용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좋아하든 싫어하든 이처럼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은 전문가들보다는 정치인들입니다. 물론 그들이 생각하는 대북 선제공격은 어느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이 미국 대륙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실험 발사할 경우에만 군사력 사용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은 대규모 전쟁을 원하지 않고 주로 북한의 핵무기나 미사일을 개발하는 공장, 기지 등을 공습할 계획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공습이 그들의 개인 희망과 무관하게 대규모 전쟁, 즉 제2차 한국전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자: 현재 검토 중인 방안에 '군사공격'이 포함됐다면 워싱턴에서 최근 부쩍 제기되고 있는 선제공격론과 관계가 있을 텐데요. 혹시 워싱턴에서 관리들을 만나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나요?

란코프: 물론 그렇습니다. 지금 워싱턴 미국 관리들의 논리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미국은 90년대부터 북한 핵 무기 개발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입니다. 미국은 원래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협상을 통해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회담을 하면서도 동시에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했기 때문에 회담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그 후에 미국은 협상보다 제재를 통한 핵무기 해결에 대한 희망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에 큰 영향력을 가진 중국과 협력하지 못했기 때문에 포괄적인 제재를 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심각한 경제제재와 압력에도 불구하고 북한경제가 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좋아지는 기미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지금 워싱턴에서는 북한에 대한 압력도 회담도 아무 결과를 낳지 못했기 때문에 북한의 핵개발을 가로막는 방법은 군사력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습니다. 국무부 외교관들이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 가운데 대부분은 군사력 사용, 즉 선제공격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북핵을 묵인하고 핵무기 개발을 동결하기 위한 조약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들 전문가의 의견은 힘이 별로 없습니다. 미국에서 핵 문제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들은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 뿐입니다. 전문가 대부분은 군사력 사용을 반대하지만, 이러한 선제공격을 할 가능성이 전례없이 높습니다.

기자: 만일 미국이 선제공격을 진지하게 검토한다면 그 시점은 북한이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시점이 될까요?

란코프: 물론 그렇습니다. 제가 벌써 말씀드린 바와 같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는 믹국의 선제공격을 초래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북한은 이러한 미사일이 아직 없습니다. 북한측이 갖고 있는 미사일 사거리는 수천 킬로미터에 불과하지만, 미국 대륙을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8000킬로미터 이상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 핵과학자와 기술자들은 요즘에 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경우가 많고, 몇 년 이내에 이러한 장거리미사일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기자:현재 검토 중인 방안에는 북한 핵에 대한 동결 문제도 포함돼 있다고 하는데요. 설령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핵동결을 긍정 검토한다 해도 우선 동결의 대상과 범위, 검증 문제를 협상해야 하지 않을까요?

란코프: 제가 보니까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약간 모순이 있습니다. 선제공격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북핵동결 문제를 검토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동결을 제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연방 기관은 국무부입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희망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는다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보상을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타협은 사실상 북한의 비핵화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새로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아도 핵 동결에 대한 조약을 체결될 때까지 개발해 온 핵무기와 미사일을 여전히 유지할 것입니다. 이것은 비핵화보다는 일종의 북한 핵무기 관리방법 입니다. 사실상 저도 이와 같은 타협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은 이러한 타협을 많이 반대합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이것은 강도에게 돈을 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것은 저의 생각이 아니지만 그들이 굳게 믿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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