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 ICBM 성공 시 선제공격 할 수도”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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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이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태양절)을 맞아 지난달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중인 열병식에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처음으로 보도했다.
북한 노동신문이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태양절)을 맞아 지난달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중인 열병식에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처음으로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지난 시간에 이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선제공격 문제에 관해 살펴보겠는데요. 만일 미국이 북한에 불가피하게 선제공격을 고려한다면 어떤 상황에서 그럴까요?

란코프: 트럼프 행정부가 만일 북한에 대해서 선제공격을 고려한다면 그 전제 조건은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것은 북한이 미국 본토, 즉 미국 주요 대도시를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미국은 그 두개의 위협 가운데 어느 위협이 더 큰지 결정해야 합니다.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더 위험할까? 아니면 이와 같은 능력을 제거하기 위해 제2차 한국전쟁을 유발할 수도 있는 선제공격을 하는 것이 더 위험할까? 어느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선택입니다. 제가 볼 때 북한측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할 때까지 미국은 선제공격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매우 엄격한 제재를 포함한 다양한 조치를 실시하겠지만, 군사력 사용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자 : 결국 1990년대 미국 클린턴 시대 이후 지속돼온 북한 핵문제가 트럼프 행정부에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는데요. 이처럼 오랜 세월 북한 핵문제가 풀릴 수 없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요?

란코프: 제가 볼 때 기본 이유는 두 가지 있다고 생각됩니다. 한편으로 보면 북한측은 체제유지와 정권유지를 위해서 무조건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이러한 인식은 더욱 굳어졌습니다. 북한 정권이 믿는 것은 핵무기가 있어야 외부세력의 공격을 가로막고, 국내 정치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이유는 미국이 일관되게 대북정책을 펼칠 수도 없었고, 매우 단 기간안에 북핵 폐기와 관련한 결과를 얻고자 하는 희망을 가졌습니다. 예를 들면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2002년에 미국측이 북한이 약속을 위반하고 농축우라늄 생산을 시작한 것을 알았을 때 북한과의 모든 협력을 중단하지 않았더라면, 북한은 지금까지도 미국에서 조금씩 지원을 받으면서도 몰래 핵무기를 개발했겠지만 핵실험만큼은 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핵실험을 했더라도 최초 2006년이 아니라 훨씬 더 늦게 실시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2002년에 미국 부시 행정부는 전임 클린턴 행정부가 8년동안 실시해 왔던 대북 포용정책을 갑자기 포기했고, 압력 정책으로 바꾸었습니다. 그 뒤 몇 년 후에 다시 포용정책으로 돌아왔지만 다시  강경 노선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북핵 문제가 해결될 수 없는 기본적인 이유는, 미국 측의 빈번한 대북정책 변경과 실수보다는, 핵을 기필코 개발하려는 북한의 태도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만일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낼 수도 없고, 미국의 선제공격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면 남은 해결방안은 무엇일까요?

란코프: 제가 보니까 좋은 해결 방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타협이 있습니다. 이 타협은 북핵 동결이라는 타협입니다. 즉 북한이 미국측에서 어떤 일정한 양보를 받을 경우, 더이상 핵실험도 하지 않고 미사일 발사도 하지 않겠다는 약속입니다. 유감스럽게도 현 단계에서 양측은 이런 타협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말하면, 거의 유일한 타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과거 사업가로 활동할 때 협상의 명수로 유명했습니다. 북한의 핵거래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을 수 있는 거래는 어떤 게 있을까요?

란코프: 제가 보니까, 동결이라는 타협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실을 배우기 위해서 일정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북한도 아직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타협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단기적으로 말하면 저는 북미 양측의 타협을 별로 기대하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말하면, 무장 충돌이 발발하지 않을 경우, 동결이라는 협상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자: 혹시 평화협정 체결과 북미 대사급 수교 등 북한의 체제를 붕괴하기 위한 안전담보가 이뤄진다면 북한이 핵포기에 응할 것으로 봅니까?

란코프: 북한 입장에서 보면, 대사급 수교이든 평화협정이든 매우 바람직한 것이지만 핵을 포기할 정도의 중요한 보상이 아닙니다. 제가 보니까, 북한에게 핵을 포기하도록 할 수 있는 정치적 양보나 물질적인 보상은 북한 정권이 망하지 않는 한 존재하지 않습니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북한은 사실상의 핵보유국가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동결하기 위해서 타협을 검토할 때 평화협정 체결과 미-북 수교를 할 수 있는 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타협은 오늘이나 내일 모레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닌 장기적 과제입니다.

기자: 말씀하신 대로 현실적 타협안이 핵동결이라면, 이런 방안을 트럼프 행정부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란코프: 그런 분위기가 워싱턴에 많이 있지만 핵동결 입장에서 보면 트럼프 행정부는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동결은 곧 협박자 북한에게 보상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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