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미동맹 균열 기대한다면 잘 못”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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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에서 사드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에서 사드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이 시간에선 북핵 문제와 관련한 한미 공조, 나아가 북미 대화 재개 문제 등에 관해 살펴봅니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한미동맹의 균열을 노려왔는데요. 미국 정부는 지금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새로운 기조로 북한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데요. 압박보다는 관여 쪽에 더 비중을 두는 문재인 남한 정부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란코프:  제가 보니까, 현 상황에서 한미관계에서 갈등과 대립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남한의 새로운 정부가 개성공단의 재개나 금강산관광 재개를 하지 못한다고 해도, 다른 방식으로 북한과의 협력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 협력이라는 것은 듣기좋은 말일 뿐입니다. 사실상 남북관계의 역사를 보면 평등주의와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협력을 한 적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소위 말하는 남북한 협력은 사실상 남한이 대북원조 및 지원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물론 최대 압박에 대해서 희망이 많은 미국측은 이와 같은 정책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측은 남한과 미국 사이가 매우 나빠지고 한미 동맹까지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러한 기대는 근거가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언론의 주장과 달리 남한 국민은 압도적으로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지지합니다. 그 때문에 제가 보니까 수많은 갈등과 마찰에도 불구하고 남한과 미국이 동맹관계를 여전히 유지할 것입니다.

기자:  사드,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도 관심사입니다. 이 문제에 상당한 반발을 보인 중국도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기조가 바뀔지 기대감이 있는 것 같은데요. 문재인 정부가 중국이나 북한 희망대로 사드 배치를 철수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죠?

란코프:  저는 얼마 전까지 이러한 사드배치를 철수할 가능성이 완전히 없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에 미국 행정부가 사드 배치에 대한 보상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이것은 사드배치의 철수를 초래할 수 있는 위기의 시작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남한 국민 대부분은 사드배치를 지지하는 마음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사드라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는 효율성이 얼마 정도 있을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남한사람 대부분은 이 체계는 어느정도 남한을 지킬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남한 민중 대부분이 이렇게 믿는다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사드 배치의 철수는 요즘에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이렇게 될 가능성은 여전히 별로 높지 않습니다.

기자: 문재인 남한 새 정부가 어떤 식으로 북한과 관계를 재정립할지 주목됩니다. 앞으로 남북관계에 어떤 변화를 예상합니까?

란코프: 제가 개인적으로 대북 압력과 제재의 효과성을 별로 믿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 때문에 저의 희망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관계를 많이 개선하고, 남북 경제 교류, 즉 북한에 대한 원조를 재개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선 거의 확실히 남북 관계가 좋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벌써 말한 바와 같이 유엔제재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태도 때문에 햇볕정책이 다시 시행될 수 있는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좋아질 것입니다.

기자: 북미대화 재개 문제가 요즘 관심사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여건만 되면 김정은과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해 북한 최선희 미국국장도 여건만 되면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고 해서 서로 ‘여건’을 언급했습니다. 그렇다면 양측이 타협할 수 있는 ‘여건’이라도 있는 건가요?

란코프: 제가 보니까 양측 입장은 사뭇 다릅니다. 북한의 희망은 무엇일까요? 북한은 미국 대륙을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년 동안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한다면 북한이 미국과 타협이 가능할 걸로 봅니다. 무슨 타협일까요? 쉽게 말하면 동결입니다. 북한은 미국에서 수교를 비롯한 정치 양보 뿐 아니라 경제지원을 받을 경우 미사일, 핵개발을 동결할 수 있다는 약속입니다. 즉 북한측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고 미국은 북한과 수교 뿐 아니라 여러 지원 등 양보를 제공한다면 이 같은 타협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타협에 앞서 북한의 선제조건은 미국 대륙을 성공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는 겁니다.

기자: 그렇다면 이는 동결이 아닌 비핵화를 원하는 미국 입장과 배치되죠?

란코프: 미국의 입장은 먼저 북한이 핵개발도, 미사일 개발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다면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태도입니다. 문제는 북한이 지금 핵개발도, 미사일 개발도 중단할 의사가 아예 없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미국과 북한 모두 회담에 관심은 있지만, 현 단계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실현되긴 힘듭니다.

기자: 미북 양국이 ‘여건만 되면’ 대화하겠다고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죠?

란코프: 불가능하기 보다는 어렵다고 봅니다. 사실 두 나라는 비공식적으로 계속 접촉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비밀이 아닙니다. 미국은 이런 비공식 접촉 사실을 많이 떠들지 않지만 이는비교적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현재 이런 접촉을 통해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파악하려 노력 중입니다. 하지만 양국 간에 정상회담을 포함해 고위급 회담을 할 수 있는 여건은 아직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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