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바뀐 북한 김정은 신년사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9-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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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예전과 달리 올해는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예전과 달리 올해는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정영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는 양복을 입고 무늬가 있는 넥타이를 매고 소파에 앉아서 하는 새로 선보였습니다.

서구풍의 멋진 서재를 배경으로 진행된 북한 최고 지도자의 신년사 방식을 두고, 인터넷 상에서는 미국과 중국 등 세계지도자들의 신년사 발표 방식을 모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현재 인기 높게 방영되고 있는 유트브 동영상을 모방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북한은 시간에는 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정은 신년사 녹취> … 2018년을 보내고 희망의 꿈을 안고 새해 2019년을 맞이하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남색 양복에 청색 넥타이 차림으로1일 자정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 집무실에서 30분간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년사는 한해 북한이 나갈 길을 밝히는 가장 의미있는 연설입니다. 지난 2018년과 달리 이번 신년사에서는 밤 12시를 알리는 시계 종소리, 노동당 본부청사 건물, 김 위원장이 신년사 발표를 위해 측근들과 함께 나서는 모습 등은 정상적인 국가의 지도자로 보이기 위한 고도의 연출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김정은의 육성 신년사는 2013년 집권 이듬해부터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검은 인민복을 입고 단상에서 연설하는 동안 내내 몸을 좌우로 움직여 성숙함이 보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읽는 파격을 연출했고, 뿔테 안경을 벗은 모습으로 한층 부드러운 이미지를 선보였습니다.

남한의 한 대북전문가는 “김정은이 책이 빼곡히 꽂힌 서재를 배경으로 신년사를 진행하는 것은 최근 일인 미디어 영상매체로 이름높은 유트브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고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최근 동영상을 자체 제작해 전세계 인들과 공유하고 있는 유트브 사이트에는 학자들은 물론 정치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서재를 배경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다른 파격적인 모습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등 주요 국가의 지도자들의 신년사 발표와 비슷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잠시 관련 영상을 들어보겠습니다.

<시진핑 중국 주석 신년사> 동지들, 여러분, 신사숙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2019년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베이징의 중난하이(중남해) 집무실에서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

15장의 크고 작은 사진을 배경으로 앉은 시주석의 신년사 발표 사진을 두고, 중국 인민일보는 1일 "서가에 세심하게 배치한 사진들은 국가의 기억을 담고 있다"면서 "지난해 중국 정치를 이해하고 시 주석에게 다가가는 창구"라고 소개했습니다.

김정은 신년사 발표장소 배경에 김일성 김정일 사진이 크게 배치된 것도 ‘권력세습의 정통성’을 표출하기 위한 배치라는 지적입니다.

남한의 대북전문가는 “신년사에서 보인 김정은의 모습은 이미지 정치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면서 “서구풍의 남색 정장에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착용하고, 미국 중국 등 세계적인 지도자들처럼 서재에서 신년사 진행하는 것은 서방세계에 정상국가 지도자임을 보여주기 위한 변화의 모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언론 인터뷰에서 “내부적으로 당·정·군의 권력을 확고하게 장악하고 있다는 안정감과 편안함을 강조한 듯 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신년사 원고를 들고 나왔지만 거의 보지 않고, 카메라가 비치지 않는 곳에 설치된 텔레프럼프터를 따라 읽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요즘 정치인들이나 주요 인사들이 연설때마다 사용하는 프럼프터에 대해 관련 전문가의 설명을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유트뷰 녹취> 텔레프롬프터는 두가지 사용법이 있는데요.

미국의 한 탈북자는 “김정은이 프럼프터를 사용한 것은 북한 내부용으로, 북한의 국정전반에 대한 해박한 파악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말하며, “새해벽두부터 김정은 신년사를 외워야 하는 북한 주민들의 고달픔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김정은의 신년사 방식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내용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인민생활 개선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이 탈북자는 지적했습니다.

북한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4불 약속은 지키겠다고 했으나, 핵무기 보유를 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두고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김정은의 신년사는 핵보유국 지도자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핵포기 의사는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결국 2018년의 대남, 대미 전략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선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미국이 우리 인내심을 오판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것을 두고, 미국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요약하면 김 위원장이 (화해의 상징인) 올리브 가지를 내밀었으나 아주 날카로운 가시도 함께 내민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고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과 북한간 협상이 진전이 되지 않아 인민생활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김정은의 약속은 또 다시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정은은 이번 신년사에서 “인민 생활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우리 당과 국가의 제일가는 중대사”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결렬 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북한의 입장을 주장하는 것은 대화진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새해 전날 미리 녹화된 신년 메시지를 통해 북한 문제를 거론하면서 "우리는 잘하고 있으며 서두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YTN녹취>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2018년은 역사적 성취의 해'라는 글과 함께 올린 동영상에서, 지난 한 해 동안 미 정부가 추진해온 대외 정책들의 성과를 열거하며 북핵 문제도 거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잘하고 있다, 로켓도 미사일도 발사되지 않고 있다"며 "서두르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2월에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 같다고 하면서도 북한과의 협상에서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히며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왔습니다.

2018년에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고도 비핵화 조치들을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엔의 대북제재, 미국의 독자제재 빗장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결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신년사에서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 목표를 내세웠지만, 지난 1년동안  인민경제는 나아지지 않고 쌀 가격과 원유가격, 액화 가스 가격 등 실물지표 가격들이 상승하는 등 인민생활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남한의 일각에서는 2018년을 남북관계에서 ‘비핵화의 획기적인 전환의 해’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용두사미’즉 “시작은 용의 머리처럼 크지만, 끝은 뱀꼬리만하다”는 사자성어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남한 통계청이 밝힌 ‘2018 북한의 주요 통계지표'에 따르면2017년 북한의 국민총생산(GDP)은 약 350억달러(36조3818억원)으로 1조4천억 달러(1569조416억원)를 달성한 남한에 비해 40배 이상 작았습니다. 국민소득도 남한 국민이 일년에 3만 달러(3,364만원)을 넘긴 반면에 북한 주민의 소득은 1천 달러(146만원)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2019년 북한 인민생활이 개선되고, 인민경제가 활력을 찾기 위해서는 북한이 자력갱생이 아니라, 미국과 협상을 통해서 핵폐기를 하고 남북경제협력 등 국제사회의 지원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여론이 높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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