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힘

서울-이예진 xallsl@rfa.org
2017-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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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명동성당서 열린 북한을 위한 기도 모임.
서울 명동성당서 열린 북한을 위한 기도 모임.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요즘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는 신과 도깨비, 저승사자 등이 등장하는 신비로운 이야기, ‘도깨비’인데요. 신이 정한 운명을 인간이 과연 바꿔나갈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죠.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이 드라마를 보며 아마 더 열심히, 착하게,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는 서울입니다. 종교의 힘, 어디까지 미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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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어떤 종교든 종교 활동하시는 분들을 보면 특히 어머님들, 종교 활동이 사회생활처럼 굉장히 바쁘시더라고요.

마순희: 남한 분들 뿐 아니라 탈북자 분들도 기도하는 예배모임은 물론이고 교회 안에서 직분을 받아가지고 열심히 종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에도 탈북자 출신 성도가 구역장으로 사역을 하고 전도부장도 역시 탈북자출신입니다.

이예진: 교회 내에서 구역이나 단체를 대표해 일을 하는 탈북자들이 많다는 얘기죠.

마순희: 네. 그리고 교회마다 성가대가 있는데 특히 우리교회의 성가대는 목사님이 매번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서야하는데’하고 말씀하실 정도로 수준이 대단합니다. 그 성가대에도 탈북자출신 여성이 함께 동참하고 있답니다. 많은 탈북자들이 교회에서 성가대로도 봉사하고 또 간증도 하면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50-60대의 여성들인 경우에는 거의 모두가 교회에 다닌다고 할 정도로 열심히 교회에 다니고 있답니다.

이예진: 노래 실력이 대단한 교회나 성당의 성가대가 많더라고요. 탈북자 분들 중에서 노래 잘 하는 분들이 꽤 많던데 성가대가 좋은 종교 활동이 될 것 같네요. 간증이라는 건 교회에서만 쓰는 말인데 신앙생활로 바뀐 자신에 대해 얘기하는 걸 말하죠. 실제로 탈북자 분들 중에는 종교 활동이 인생을 바꾸기도 하는 것 같아요.

마순희: 맞습니다. 저희 교회에도 그런 분들이 계시는데요. 처음에는 한국에 와서 교회에는 나가지 않고 쉬는 날도 없이 열심히 일만 하였답니다. 그러다가 건강이 악화되어 계속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던 딸도 암 진단을 받아서 일을 그만두고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너무 속상해서 살고 싶은 의욕이 다 사라졌다고 합니다. 친구들의 주선으로 처음 교회에 나왔을 때에는 얼굴에 병색이 짙어서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였습니다. 집에서는 밥맛이 없다고 밥도 못 드시다가 교회에 와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찬양도 부르고 설교도 듣고 식사도 잘 하시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딸을 위해 기도도 열심히 하고 계시죠. 지금은 본인의 건강도 많이 회복되었고 더욱이 딸도 수술 후 경과가 좋아서 요즘엔 정말 살 것 같다면서 열심히 교회에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병이 나은 것이 대한민국의 높은 의술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북한에도 병은 약 절반, 마음 절반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본인은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건강을 되찾은 것 같다고 이야기하군 합니다. 물론 딱히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교회에 다니면서 마음의 평화가 건강도 회복하게 만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북한에서는 간호사로 일했던 그 분이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그렇게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하거든요. 온 몸이 안 아픈 곳이 없던 자기가 이렇게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면서 지금은 교회에서 봉사도 하고 어르신들로 조직된 ‘물망초합창단’에서 행복의 노래를 마음껏 부르고 있습니다. 그 합창단이 하나원에 위문공연을 들어가게 되었다고 감격에 겨워서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우리 탈북자들에게 있어서 자신들이 교육을 받던 첫 한국생활의 고장인 하나원은 친정집과도 같은 존재고, 누구든지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답니다. 그런 곳을 구경 가는 것이 아니라 합창단공연으로 들어가게 되고 또 후배들에게 자신들의 경험담을 들려줄 수 있게 되었는데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예진: 그러네요. 많은 탈북자들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 법한 우여곡절을 겪고 북한을 탈출해 전혀 다른 체제에 적응하기 위해 몸고생, 마음고생 많이들 하시는데요. 본인도, 딸도 아파서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싶은데, 다행히 주변의 따뜻한 손길이 있어서 스스로 이겨낼 수 있었고, 그래서 지금처럼 감격의 순간을 맛보게 된 게 아닌가 싶네요. 그 가운데 종교가 있었다는 건데요. 삶이 힘든 순간에, 특히 병까지 나으면 더 열심히 종교 활동을 하시더라고요. 그런 게 종교의 효과기도 하겠죠. 그런데 북한에서도 겉으로는 종교를 믿어도 되는 것처럼 내세우고 있잖아요.

마순희: 만일 종교의 자유가 있었다면 3대 세습은 생각도 못했겠지요. 오직 하나의 사상, 하나의 체계로 움직여야 하는 나라인데 거기에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기독교, 불교, 천주교를 믿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이 어떻게 용납이 되겠습니까? 그래서 북한에서는 종교를 한 번 맛 들이면 죽기 전에는 끊지 못한다는 아편에 비교했고 결사적으로 반대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중국에 가서 기독교의 도움을 받았거나 성경책을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정치범수용소의 감금사유가 되어 고초를 겪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지금 북한에 봉수교회도 있고, 불교도, 천주교도 있다고 하지만 저희들은 그것을 믿지 않습니다. 그것들 역시 당의 지도를 받는 겉모습만 종교시설인 셈이지요. 외국 사절이나 국제적인 시선들 앞에서는 북한도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한 것입니다. 종교의 자유가 있다면 성경책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또 중국에서 선교사를 만났다는 이유로 정치범수용소에 가는 일은 없어야죠. ‘저게 말뿐이지, 실제로 종교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구나’ 생각하게 되는 거죠.

이예진: 종교는 힘들 때 의지가 되고, 다시 잘 살아보겠다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분들이 많은데요. 북한 주민들에게도 그런 종교적 힘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을 때가 있거든요. 북한에서도 종교를 마음대로 선택하고 활동할 수 있었다면 북한 주민들이 종교를 가졌을까요?

마순희: 그렇죠. 종교 활동을 한다는 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건데 북한에서 강요한 유일적 사상은 이제 믿음을 잃었기 때문에 어떤 데라도 의지하고 싶은 마음은 있을 것 같아요.

이예진: 며칠 전 ‘2017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 50개국이 공개됐는데요. 한 선교회에서 조사한 결과 전 세계에서 기독교 박해가 가장 심한 나라는 북한으로 나타났습니다. 벌써 15년 째 1위를 차지한 북한, 김정은 독재 정권의 종교에 대한 적대감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북한 내 기독교 신자들은 완전히 지하에 갇혀 있으며 가족들끼리도 서로의 신앙을 숨겨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엇보다 북한 당국이 거의 모든 종교 활동에 대해 사형과 고문, 구타, 체포 등으로 가혹하게 탄압하고 있어 비판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종교의 자유는 북한의 헌법에도 보장되어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 정권이 종교를 탄압하는 이유에 대해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은 깊이 생각해본 적 있으십니까?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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