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아우른 인기 ‘아모르 파티’

워싱턴-이장균 leec@rfa.org
201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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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연자가 28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18 KBS 가요대축제'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수 김연자가 28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18 KBS 가요대축제'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10대들도 좋아하는 ‘아모르 파티’  김연자  “제2의 전성기, 행복하고 황홀하다..”

-2019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 금지곡 1위 등극, 귓속 맴돌아 공부에 큰 방해

-좌절의 시기를 보내는 젊은이들에게 위로를 주는 노래

- “아모르 파티’는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좋아한 가수, 실제로 북한 공연도 두 차례 가져

이장균 :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시작이 반이라더니 새해가 시작됐나 싶었는데 1월도 반이 지나고 있습니다.

새해 뜻하시는 일들 차분하게 점검해 보시면서 하루하루 건강하고 보람된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열린 문화여행 오늘은 이른바 트로트, 뽕짝이라고도 보통 얘길 하는데요, 많은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가요의 한 형태죠.

이 트로트계의 원조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가수가 있는데 바로 김연자 씨입니다. 북한주민 여러분에게도 낯익은 이름이 아닐까 싶은데요, 왜냐하면 예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무척 좋아했던 가수이기 때문이죠.  김연자 씨를 좋아해서 실제로 두 차례나 북한으로 초청해서 공연을 가진 걸로 알려져서 아시는 분들은 꽤 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에 김연자 씨가 부른 ‘아모르 파티’라는 노래가 큰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어떤 얘기인지 오늘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도 대중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십니까?

이장균 : 우리의 트로트 노래, 우리 대중가요의 제목과는 좀 이질적인 제목인데 ‘아모르 파티’라는 제목이 붙어있어요. 노래를 들어보니까 트로트, 뽕짝이라기 보다는 아주 세련된 리듬의 멋진 노래더라고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트로트 분위기와는 좀 다른.. 거기에 가사까지도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내용으로 돼 있어서 이 노래가 큰 인기를 끄는 게 그냥 우연은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우선 김연자 씨의 ‘아모르 파티’ 먼저 듣고 얘기 나눠보죠.

(music : 아모르 파티 / 김연자)

이장균 : 나이가 좀 드신 중년이상의 트로트를 많이 듣는 분들만 좋아하시는 게 아니라 의외로 10대들 까지도 이 노래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이 노래 인기가 어느 정도입니까?

10대들도 좋아하는 ‘아모르 파티’  김연자  “제2의 전성기, 행복하고 황홀하다..”

김헌식 : 가수 김연자 씨가 지금 60이 넘으셨는데요, 직접 이런 얘길 한 적이 있습니다. ‘제2의 전성기인 것 같다.. 이 나이에 젊은 층한테도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고 황홀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노래는 원래 2013년에 발표됐어요. 역주행을 계속 반복하면서 올해 들어 더욱 인기가 치솟았는데요, 지난 연말 모 방송사의 가요프로그램에서는 한국의 웬만한 아이돌 그룹들과 같이 노래를 불렀어요.

아이돌 그룹이 너무 좋아했다고 하는데요, 이미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조회수가 210만 건을 넘어섰습니다만 정말 어떻게 이런 인기를 얻을 수 있나 그런 생각이 들고요, 젊은 층들이 주로 보는 예능프로그램에 초대 손님으로 계속 출연하고 있습니다.

이장균 : 10대들의 우상이라고 하는 아이돌 그룹이 이 노래에 완전히 반한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대단하네요, 이 노래의 인기가..

단적인 예로 2019학년도 수학능력시험, 그러니까 대학입학시험을 보기 전에 치르는 예비시험입니다만

이 대입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수험생들에게 수능금지곡, 그러니까 이 노래는 부르지도 듣지도 말라는 얘기죠, 그런 금지곡 1위에 이 노래가 올랐다고 하는데 나쁜 곡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시험 준비에 방해가 되니까 멀리해라 그런 얘기죠?

2019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 금지곡 1위 등극, 귓속 맴돌아 공부에 큰 방해

김헌식 : 그렇습니다.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아서 집중을 요하는 시험 등을 볼 때 문제가 많이 생기게 되는 노래라는 얘기입니다.

보통 수능시험 전에 금지곡 명단이 돌게 되거든요, 한 업체에서 10대들을 대상으로 투표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수능시험을 앞두고 이 노래는 피해야 하는 노래로 김연자 씨의 ‘아모르 파티’가 1위에 올랐습니다.

2위는 태진아의 2015년 곡 ‘진진자라, 3위는 레드벨벳의 2015년 곡 ‘덤덤 Dumb Dumb’이 차지했습니다.  그래서 10대들은 금지 이유에 대해 ‘아모르파티’와 ‘진진자라’의 경우 트로트 특유의 흥겨운 후렴구가 반복돼 한 번 들으면 최소 2주일 이상 흥얼거리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music : ‘아모르 파티’ 후렴구 / 김연자) / program ID)

이장균 :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해야 하는데 자꾸 이 노래 가락이 머리에 맴돌아서 공부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수능시험 금지곡 1위에 올랐다.. 그만큼 중독성이 강하다 그런 얘기가 되겠군요.

이런 중독성이 강한 이유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그 밖의 이 노래의 특별한 인기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좌절의 시기를 보내는 젊은이들에게 위로를 주는 노래

김헌식 : 사실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큰 인기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을 텐데요, 아무래도 젊은 층들의 고민들을 한껏 덜어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가사가 있죠.

“가슴이 뛰는 대로 가면” 된다 이런 내용이 있는데요 인생이란 붓을 들고 고민하고 방황하던 이들에게, 쏜 화살처럼 사랑도 지나간 이들”에게 여전히 이 순간의 삶을 즐길 수 있다고 다독이는 노래라고 할 수 있고요,

또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 “모든 걸 잘할 순 없어” 라고 삶을 긍정하는 노랫말이 인상적이죠.

또한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구절은 젊은 층의 연애관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인터넷 댓글들의 표현도 기발합니다. “아모르 파티를 만나고 비로소 인생이 완성되었다.” “아모르 파티를 듣지 못하고 죽은 니체가 불쌍할 뿐이다.” 이건 아모르 파티가 니체의 개념에서 왔기 때문이고요, “인생은 아모르 파티를 알기 전과 후로 나뉜다.”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그만큼 속 시원하게 이 노래가 우리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보겠습니다.

(music : 아모르 파티 / 김연자)

이장균 : 참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군요. 이 노래를 알고 나서 비로소 인생이 완성됐다.. 인생은 아모르 파티 전과 후로 나눈다.. 참 재치 있고 재미 있는 말들이네요. 아무튼 참 대단한 가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노래 ‘아모르 파티’에는 인생에 관한, 운명에 관한 철학적인 의미가 담겨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파티라는 말이 여기서는 흔히 말하는 ‘잔치’라는 뜻이 아니라고요?

‘아모르 파티’는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

김헌식 : 그렇습니다. ‘아모르 파티 하자’ 이런 뜻이 아니고요, 아모르파티는 ‘Amor Fati’에서 온 말로 운명애(運命愛)라는 뜻의 라틴어라고 합니다.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가 저서 ‘즐거운 학문’(Die fröhliche Wissenschaft)에서 사용해 유명해진 어구입니다.  Love of fate 즉, ‘운명을 사랑하라’ 정도로 해석하면 되겠습니다.

삶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힘들더라도 자신에게 닥치는 운명을 사랑함으로써 삶에서 일어나는 고난과 불행마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하겠습니다.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것도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공유하려고 하는 어떤 기운을 젊은이들에게 불어넣기 때문인데요, 이런 것들이 해외에서 좀더 많이 회자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굉장히 좋아했던 가수가 김연자 씨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 실제로 북한 공연도 두 차례 있었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좋아한 가수, 실제로 북한 공연도 두 차례 가져

김헌식 : 그렇습니다. 2001년과 2002년 북한에서 초청공연을 하기도 했다고 본인이 직접 밝히기도 했고요,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저를 만나고 싶다고 해서 ‘효 콘서트’공연차 갔다”면서 “당시 북한에선 ‘목포의 눈물’, ‘눈물 젖은 두만강’이 전부 금지곡 이었는데 제 공연 이후 그 해에 금지곡 60곡 정도가 풀렸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김연자 씨는 또 한 방송에서  "김정일의 아버지 김일성이 저를 좋아하셨다고 하더라. 어떻게 보면 김정일이 아버지에 대한 향수로 저를 부른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고요  " 두 번 정도 공연한 뒤 평양 말고 북한 전역 순회공연을 하려고 했는데, 납치 사건이 터졌다. 일본에서 왜 북한 가서 공연하느냐고 했고 절 북한 가수 취급하더라. 그 이후로는 북한 공연을 못 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얘기들을 보면 북한에서도 김연자 씨가  인기가 많은 가수라는 걸 알 수 있겠고요, 김연자 씨가 남북교류와 관련해 많은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아모르 파티 이 노래도 북한에서 부르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장균 : 앞으로 남북교류가 활발해지는 그런 때가 오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북한 주민 여러분도 굉장히 좋아할만한 그런 가락, 리듬, 가사이기 때문에 참 좋아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music : 아모르 파티 / 김연자)

이장균 : 이렇게 북한과도 인연이 많네요. 김정일 위원장이 김연자 씨를 만났을 때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도 당신 김연자 씨를 좋아했다는 얘기를 했다고 하니까 그야말로 김일성, 김정일 태양과도 같은 지도자들이 좋아한 가수니까 엄청난 가수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또 북한에서 전역 순회공연까지도 있었는데 일본 쪽에서 여론이 안 좋았던 모양입니다. 왜 북한에 가서 공연하느냐, 네가 북한 가수냐 이런 여론 때문에 취소가 된 것 같습니다.

김헌식 : 아무튼 앞으로 트로트가 다양한 다른 음악 장르들과 결합을 한다면 세대에 상관없이 각광을 받을 수 있고 남북한에서도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노래로 거듭날 수 있다고 보겠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한 가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예전부터 트로트가 일본의 엔까 계열의 곡이라고 해서 일제의 잔재라며 폄하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제가 연구를 하고 책을 쓰는 입장에서 봤을 때는 엔까를 만든 ‘고가 마사’ 라는 작곡가가 사실은 조선에서 고등학교를 선린상고를 다녔고 우리의 민요나 창을 배우고 우리 악기들도 많이 배웠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작곡가들의 노래를 훔쳐가서 일본에 퍼뜨린 것이 엔카입니다. 스스로 450곡 이상의 엔카를 노래하기도 했는데 여러 차례 엔카가 한국에서 왔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일제의 잔재라고 해서 트로트를 폄하하는 일은 없어야 하고 오히려 기본적인 역사를 다시 찾아와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점들을 헤아려서 올바른 역사를 정립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남북한이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오늘 열린 문화여행은  세대를 초월해서 온 국민에게 흥을 북돋워 주며 인기를 얻고 있는, 트로트의 새로운 발전, 변신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는 김연자 씨의 노래 ‘아모르 파티’에 대해  얘기 나눠봤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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