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좀비 드라마 영화 붐

워싱턴-이장균 leec@rfa.org
201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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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창궐' 북미 포스터.
사진은 '창궐' 북미 포스터.
연합뉴스

-현재의 좀비 모습은 1968년 미국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에서 비롯

-국산 좀비는 무당 의식  ‘재차의’ 에서 출발

-넷플릭스 제작으로 190여개국 공급되는  ‘킹덤’으로 K-좀비 신조어 탄생

-조선시대 배경 좀비물 눈길 끌어

-외국인들 한국의 ‘갓’에 매료

-이미 개항기 때 한국인의 모자 주목 받아

- 한국산 좀비, 기존 서양 좀비물과 차별화로 주목 받아

-속도감과 명확한 좀비 탄생 배경이 설득력 얻어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공산주의 국가나 사회주의 국가는 유물론에 바탕을 둔 정치기반으로 눈에 보이는 것은 믿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믿지 않죠.

그래서 보이지 않는 신을 부정하고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데다 귀신 같은 존재를 믿는 것은 미신이라고 해서 철저히 배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귀신이 등장하는 경우는 잘 보지 못 한 것 같습니다. 남한이나 자유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영화나 드라마에 귀신들이 종종 등장을 합니다.

최근에는 좀비라는 신종귀신이랄까 괴물이 자주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 좀비 드라마, 좀비 영화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십니까?

이장균 : 예전에는 그냥 귀신, 도깨비 이렇게 얘길 했는데 요즘에는 좀비가 등장을 했어요. 우리는 이런 영화를 많이 봐서 잘 아는데 북한주민 여러분에게는 좀 생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선 좀비가 뭔지부터 설명해 주시죠.

현재의 좀비 모습은 1968년 미국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에서 비롯

김헌식 : 네, 죽었는데도 죽지 않은 상태에서 인간을 물어뜯고 생식을 하고 심지어는 피를 빨거나 하면서 이상한 행동으로 인간을 괴롭히는 괴물 형태로 나옵니다.

원래는 부두교 전설에 나오는 주술에 의해 움직이는 시체를 말합니다. . Zombie라고 쓰는데 어원적으로는 콩고 단어 은잠비(콩고어: Nzambi, 신)나 줌비(콩고어: Zumbi, 숭배의 대상)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콩고에서는 테트로도톡신 등이 포함된 '좀비 약'이라는 약을 피부에 접촉시키면 사람이 거의 가사상태에 빠진다고 하는데요,  이 약이 워낙 맹독. 좀비 상태에서 풀려난 사람도 결코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지는 못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일단 한번 죽은 사람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사망이 부정되어도 지역사회에서 죽은 사람 취급을 당해 경제권 등의 각종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insert :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장면 sound)

지금의 좀비 이미지를 거의 정착화시킨 미국 좀비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9)입니다. 그리고 2010년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 시리즈와  좀비 영화 ‘월드워Z’(2013년)가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하면서 좀비 영화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이장균 : 네, 한국에서는 좀비, 좀 낯설긴 합니다. 외국에서 들어왔기 때문에.. 이 좀비가 한국에 들어와 우리나라 특유의 좀비로 탈바꿈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이 국산 좀비를 어려운 한자말인  ‘재차의(在此矣)’ 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데 무슨 뜻인가요?

국산 좀비는 무당 의식 ‘재차의’ 에서 출발

김헌식 : 네, 되살아난 시체로, 손발이 썩은 것처럼 검은 것을 말하는데요,  ‘재차의’란 ‘여기 있다’는 뜻입니다. 무당이 의식을 치르며 불러내면 시체가 되살아나 “여기 있다”며 손을 내밀기도 하고 사람의 말에 대답도 한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고려 후기의 문신 한종유가 무당이 제사에서 죽은 사람을 불러내는 곡을 할 때 장난 삼아 이를 흉내 내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제사 음식을 쓸어갔다는 얘기가 성현의 ‘용재총화’에 전하고 있습니다.

이장균 : 우리 대중음악이 해외로 나갈 때 ‘K-팝’이라는 말을 쓰듯이 요즘 우리 좀비 드라마가 해외에서 방영되면서'K좀비'라는 말로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고요?  이런  좀비물이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제작되었나요?

넷플릭스 제작으로 190여개국 공급되는  ‘킹덤’으로 K-좀비 신조어 탄생

김헌식 : 네, K팝에 이어 이제는 K좀비. 요즘 한국은 좀비 전성시대라고 할 만합니다. 해외와 차별화해 “한국형 좀비”를 일컫는 ‘K좀비’라는 신조어도 생길 정도인데요, 이번에 세계적인 영화공급업체인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개국에 공개된 한국산 좀비 드라마 '킹덤'이 해외에서 화제를 모으면서 'K좀비'라는 말이 탄생했습니다.

(insert : 영화 ‘부산행’ 장면 sound)

좀비 불모지 한국에 처음 등장한 좀비는 바로 연상호 감독의 영화 '부산행'(2016년)을 통해서였습니다.

'부산행'은 부산으로 향하는 KTX 안에서 좀비에 맞서는 인간의 사투를 그려내며 천만 관객을 모았tmqsl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을 만들 때만 해도 좀비가 대중적인 소재가 아니어서 걱정이 있었다"라면서 "거부감이 들까 봐 좀비 대신 '감염자'라는 말로 홍보하기도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사실 한국영화에도 간간이 등장하긴 했습니다. 2012년 옴니버스 영화 '인류멸망보고서' 첫 번째 에피소드 '멋진 신세계'와 '무서운 이야기' 속 네 번째 에피소드 '앰뷸런스' 편에서도 좀비가 나옵니다. 2016년 나홍진 감독의 '곡성'에서도 맛보기로 잠시 등장했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은 부산행 등의 영화가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좀비를 등장시키는 영화들이 나오게 된 것이죠.

(music / program ID)

이장균 : 영화 ‘부산행’에서는 현대를 다루었지만 의외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좀비물이 눈길을 끌고 있죠?

조선시대 배경 좀비물 눈길 끌어

김헌식 : 지난해에는 '공조'를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 좀비와 사극을 결합한 '창궐'을 선보였습니다. '창궐'은 조선에 좀비가 창궐한 후 이를 척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좀비라는 말 대신 '야귀'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호기심을 자극하려 했고, 국정농단과 촛불집회를 연상시키는 대사와 장면을 삽입했지만 흥행은 실패했습니다.

(insert : 드라마 ‘킹덤’ 장면 sound)

김헌식 : '킹덤'은 '창궐'과 유사한 지점이 많습니다. 죽어도 죽지 않는 좀비가 된 임금과 역병에 맞서 싸우는 세자의 이야기가 상당히 겹쳐 보입니다.

'킹덤'은 해외에서 익숙하게 사랑 받아왔던 좀비물을 조선왕조의 권력싸움이라는 시대 배경에 녹여냈습니다. 배고픔에 굶주려 잘못된 선택을 한 민초들이 괴물로 변해버린 뒤 긴장감 넘치게 흘러가는 이야기에 풍성한 볼거리가 더해져 관객들은 전에 없는 긴장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해외 평단에서도 "연출과 각본이 모두 환상적이다", "좀비물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등의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장균 :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드라마 ‘킹덤’의 반응이 놀라운데요,  특히 흥미로운 건 킹덤을 본 많은 외국인들이 조선시대 사람들의 모자, 특히 ‘갓’에 매료됐다는 점이라죠?

외국인들 한국의 ‘갓’에 매료

김헌식 : 네,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보면 “모든 사람이 끝내주는 모자를 쓰고 있다"

"킹덤 꼭 봐라. 좀비와 진짜 멋진 모자에 대한 드라마다"  "넷플릭스 킹덤은 좀비와 모자에 대한 드라마다. 어찌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으랴"

이렇게 갓에 반한 해외 팬들의 고백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갓은 신(God)과도 발음이 같아 "외국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드라마 ‘킹덤’은 또 갓뿐만 아니라 생소했던 조선의 의복문화까지 유행시키며 전 세계 한류 전도사 역할까지 톡톡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를 구현한 미술과 의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는 왕비의 거처인 교태전 등 극 중 공간과 한복을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그런가 하면 ‘킹덤’에 담긴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극찬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이장균 : 외국으로 나가는 드라마나 영화가 단순히 재미, 흥미 만을 전하는 게 아니라 한 나라의 문화, 전통까지 전한다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모자의 나라라는 평가를 개항기때 조선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서 들은 바가 있지 않나요?

이미 개항기 때 한국인의 모자 주목 받아

김헌식 : 그렇습니다. 개항기에 조선을 방문한 프랑스 민속학자 샤를르 바라와 같은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신분을 막론하고 각양각색의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를 ‘모자의 나라’ ‘모자의 발명국’ ‘모자의 왕국’으로 부르며 극찬했다고 합니다.

‘한국복식사전’의 저자인 강순제 가톨릭대 명예교수는  “신분과 용도에 맞는 다양한 모자가 존재하는 우리나라를 일본이 매우 부러워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외국인이 갓의 아름다움을 간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유명 패션 디자이너 캐롤리나 헤레라는 2011년 봄·여름 뉴욕컬렉션 무대에서 이미 여성 모델들의 머리장식으로 한국의 갓을 활용한 적이 있습니다.

(music / program ID)

이장균 : 모자, 갓 하나만 봐도 우리나라가 얼마나 다양한 문화, 그리고 세심한, 깊이 있는 전통문화를 가진 것인가 자랑스럽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다시 K-좀비, 좀비 얘기로 돌아가 보죠, 원래 미국이 원조인 좀비 영화나 드라마가 이렇게 각광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뭔가요?

한국산 좀비, 기존 서양 좀비물과 차별화로 주목 받아

김헌식 : 한국 좀비물이 수십 년 동안 쏟아진 서양 좀비물과는 차별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외국의 좀비물이 좀비들이 창궐한 현상 그 자체와 좀비와 주인공들과의 사투·전쟁 등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국내 좀비물들은 좀비가 발생하게 된 근원과 배경, 좀비의 등장으로 인해 드러나는 인간의 군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한국의 좀비가 외국보다 더 무섭다고 합니다.

거기다 영화의 본 고장 미국 헐리우드에서는 좀비 영화가 지지부진하다고 합니다. 대안이 없는 거죠. 거기에 한국의 좀비물 ‘킹덤’은 .탐관오리의 횡포와 굶주림에 시달리던 백성들이 역병에 걸려 사람을 물어뜯는 괴물, 즉 좀비가 된다는 얘기가 상당한 설득력이 있고 민주주의적인 요소도 갖추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차별화 때문에 미국 잡지 포브스는 이런 좀비들이 “뱀파이어같이 독특하다”면서 반드시 봐야 하는 작품”이라 추천했습니다.  미국 매체 CNET 역시 "익숙한 소재와 조선 시대 배경이 합쳐져 특별한 장르물이 탄생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장균 : 한국 좀비만의 특징이 있다는데 어떤 것인가요?

속도감과 명확한 좀비 탄생 배경이 설득력 얻어

김헌식 : ‘킹덤’을 비롯해 ‘부산행’ ‘창궐’ 등 한국 대작 속 좀비는 움직이는 속도가 빠르고 액션에 능한 것이 공통점. 이는 흔히 ‘한국형 좀비’의 특징으로 꼽힙니다. 본격적인 좀비영화의 시초로 꼽히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 감독 조지 로메로)에서는 좀비들이 지독히 느렸습니다.

또 단순한 오락영화가 아니라 어떤 메시지를 주는 가운데 좀비가 만들어지게 된 이유가 분명히 부각이 되고 있다는 점이 기존의 괴물처럼 갑자기 난데없이 등장하는 영화와는 다르게 설득력이 있다는 점입니다.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네, 한국의 흔히 말하는 한류, 여기에 원래 서양의 전유물이었던 좀비물의 드라마나 영화까지 우리 한국이 응용하고 재창작 해서 세계인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이런 것들이 여러 면에서 참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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