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흰머리) 세대 문화와 패션

워싱턴-이장균 leec@rfa.org
201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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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열린 서울 강남구 뉴시니어라이프 교육센터에서 청계천 수상 패션쇼에 나서는 박양자(왼쪽부터), 김금옥, 이옥재, 임권임 씨가 리허설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열린 서울 강남구 뉴시니어라이프 교육센터에서 청계천 수상 패션쇼에 나서는 박양자(왼쪽부터), 김금옥, 이옥재, 임권임 씨가 리허설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레이 (흰머리) 세대 겨냥한 책, 서점가에서 열풍

-아픈 청춘뿐만 아니라 흔들리는 노년에 주목한 책도 인기

-흰머리(그레이)에 관해 생각의 전환을 시켜주는 책이 일본에서 크게 인기

-정치인, 유명인들 중엔 흰머리 그대로 인기 누리기도

-노인 패션, 노인에게 어울리는 옷차림도 관심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라는 말처럼 노년기에 접어들면 희끗희끗해지기 시작한 머리가 점점 하얗게 백발로 변해가죠. 그래서 머리가 점점 희끗희끗 해가는 시기의 노인들을 그레이 세대로 부르기도 하고 은빛이라는 영어를 써서 실버 세대로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베이비부머 세대라는 말도 있는데 여러분 들어보신 적인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떨어져있던 부부들이 전쟁이 끝나자 다시 만나고 미뤄졌던 결혼도 한꺼번에 하면서 당연히 아이들도 많이 태어났죠. 그 당시 세상에 나온 이들을 베이비부머 세대라고 부릅니다. 1955년에서 1963년 정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이 이제 은퇴시기를 맞고 있죠, 그러니까 그레이 세대가 된 건데요,

오늘은 이런 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책들도 나오고 여러 가지 팻션, 즉 옷차림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내용으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십니까?

이장균 : 노인 세대가 증가해 가는 과정에 특히 전후 세대들이 한꺼번에 많이 태어난 세대가 노인으로 접어들면서 노인세대가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데요, 이런 ‘그레이 세대’를 겨냥한 책이 서점가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책들인가요?

그레이 (흰머리) 세대 겨냥한 책, 서점가에서 열풍

김헌식 : 그렇습니다. 사실 그레이 세대는 노년이지만 청년 못지않게 건강에 관심이 많고 왕성하게 문화활동을 즐기는 연령층입니다. 이들을 겨냥한 책들을 베이비부머에서 부머를 따서 ‘부머책’이라고 부릅니다.

부머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그레이 크러시’라고 하는데요, 그레이는 흰머리, 회색머리를 뜻하고 크러시는 당찬 모습을 뜻하는 말입니다만 그러니까 노년의 열정과 카리스마, 어떤 사람을 끄는 힘을 내세우는 말합니다.

최근에 인기 있는 책들을 보면 우선 젊은 감각을 뽐내는 일본인 노부부의 생활을 그린 ‘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가 있고 늦게 글을 깨친 할머니들의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혈기왕성한 할머니를 세운 ‘모모요는 아직 아흔 살’이라는 책들이 대표적입니다.

한국에서는 유튜브, 그러니까 인터넷에서 인기를 끄는 유명인이 있습니다. 박막례 할머니가 7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활발하게 인터넷 공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무려 71만 명이 보고 있다고 하는데요, 곧 책도 출간한다고 합니다.

(insert : 박막례 할머니 출연 프로그램 audio)

김헌식 : 청년 세대도 연륜이 주는 노년의 깊이에 주목하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면 100세 일본인 정신과 의사가 쓴 ‘백 살에는 되려나 균형 잡힌 마음’이라든지 또 한국에서도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100년을 살아보니’라는 책도 있습니다.

사실 이 책 같은 경우에는 70세, 80세에 해당하는 노인 분들에게 단골로 주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70,80세에 사실상 선배에 해당하시는 분이 혹은 작가가 주는 책이 거의 없거든요.

그런데 김형석 교수가 거의 90여세가 넘을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100년을 살아보니’라는 책을 내다 보니까 자녀분들이 부모님께 선물하기 좋은 책이 되고 있고요, 지금 현재 특강을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insert : 김형석 교수 특강 중에서

: 부부가 오래 살다가 백년해로 하면 그렇게 행복한 일이 없어요. 그건 정말 행복 가운데 행복인데 두 사람 가운데.. 이런 얘기는 좀 이상합니다만 그래도 누가 살아남는 게 낫냐 하면 여자는 살아남는 게 괜찮아요.

여자들은 가정 애라고 하는 게 있기 때문에 아들 딸들도 오라고들 하기도 하고요, 와서 손주들도 봐달라고 하기도 하는데요, 남자는 70넘어서 혼자되게 되면요, 정말 쓸모가 없어요..

고등학교 동창인 내 친구가 91세에 세상을 떠났거든요. 문상을 갔는데 사모님이 어데 계시냐 그랬더니 피곤해서 저쪽에서 쉬신다고 그래요, 그래서 가서 인사 하면서 ‘허전 하시죠?’ 그랬더니 ‘그래요 그런데 그래도 마음은 위로가 된다’고 그래요.

그래서 왜 위로가 되느냐 그랬더니 내가 그래도 남편까지 보내주고 혼자 남아야지 저 남편을 혼자 남겨두고 가면 어떡하나 하고 항상 마음이 무거웠다면서 순서가 그렇게 되니까 편하다고 그래요..)

(music / program ID)

김헌식 : 어쨌든 100세 시대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분들을 위해 책이 많이 나올 것 같고요, 특히 장년층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디지털 보다는 인쇄물, 서적에 많이 익숙하시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런 책들이 많을 것 같다는 전망이 가능해 보입니다.

이장균 : 한때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책이 굉장히 많은 인기를 끌었지 않습니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춘의 얘기로 많은 젊은이들의 호응을 받았습니다만 청춘만 아픈 게 아니고 노년에 들어서면 죽음을 앞두고 여러 가지 심적으로 많이 흔들리는 때 아닙니까?

아픈 청춘뿐만 아니라 흔들리는 노년에 주목한 책도 인기

김헌식 : 그렇습니다. 옛날의 흔들림과 요즘의 흔들림이 약간 다를 듯 싶은데요, 옛날 같으면 전통적으로 예순, 환갑만 넘으면 장수했고 노인의 반열에 들어가고 인생을 마무리해야 하고 이런 측면이 있었는데요,

그래서 왜 흔들리냐 할 수 있는데요, 100세 시대가 되다 보니까 이제 60대는 노인이 아니다, 그래서 75세 정도로 올려야 한다 이런 논의들이 본격화 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퇴직 이후에도 한참 즐길 것도 있지만 한참 일하는 측면도 있고 새삼 청년들이 고민해야 하는 진로 고민, 뭘 해야 될지에 대한 고민도 지금 다가왔다 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 이것을 거꾸로 이제 그레이 세대가 주목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노인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쓴 ‘노인은 없다’, 미국의 두 석학인 마사 누스바움과 솔 레브모어 대담집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 이런 책들이 나왔고 또 아버지를 떠나 보내며 마스다 미리가 쓴 ‘영원한 외출’ 같은 책들이 노인들의 소통과 배움, 또 자신의 자존감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또 노인세대와 관련한 실용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노년의 패션 팁, 옷 잘 입기에 관한  ‘근사하게 나이 들기’, ‘프랑스 여자는 80세에도 사랑을 한다’가 눈길을 끌고 있습다.

라이프스타일 잡지, 그러니까 생활문화, 양식에 관련된 그런 책들은 주로 젊은 층을 위한 것이었는데 지금은 노년에 특화된 시장에서 이런 생활문화에 관련한 책들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건강 도서 같은 경우는 굉장히 세분화 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예전에는 한 권에다 노년기의 건강 유의법, 식생활법 이렇게 했는데 이제는 ‘백년 허리’ ‘백년 목’ ‘완전 소화’ 이렇게 각 부위별로 담는다든지 아니면 나이에 관련해서 ‘나는 일흔에 운동을 시작했다’,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처럼 고령을 강조한 제목을 가진 책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갈수록 건강서적들은 소재와 연령대에 따라서 다변화되고 있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장균 : 은퇴 이후에 살아갈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 동안 일만 했는데 새로운 인생을 다시한번 살아봐야지 이런 자각이 노인 세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 같고요, 예전처럼 은퇴하면 그저 골방에 갇혀 있거나 공원에 가서 우두커니 앉아 있거나 이런 세대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 추세에 발맞춰서 어떤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여러 가지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music :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후반부 / 김광석)

이장균 : 그러니까 이런 것은 이전에 생각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발상의 전환, 생각의 전환 이런 것이 필요합니다만 그런 것과 관련한 책들이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요?

흰머리(그레이)에 관해 생각의 전환을 시켜주는 책이 일본에서 크게 인기
김헌식 : 그렇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흰머리에 관련된 건데요 대기 흰머리는 노화의 산물이고 또 흰머리가 나면 이젠 내가 늙어가는 건가 그러면서 숨기기도 하고요, 그러기 때문에

여러 이유로 염색 약으로 물들이는 측면도 많이 있었죠.

그런데 최근에는 흰머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은데 최근 일본에서는  '그레이 헤어라는 선택'이라는 책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니까 염색을 중단하고 그냥 흰머리 그대로의 그레이 헤어를 선택하는 거죠. 그래서 배우와 디자이너, 주부 등 다양한 여성의 사진과 사연을 실은 책입니다.

이 책 때문에 '그레이 헤어'(흰머리)는 2018년 신어·유행어 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초판이 나와서 5만5000부가량 팔렸습니다.  일본 유명 아이돌 그룹의 사진집이 4만부 정도 팔렸다고 하는 것을 고려해보면 꽤 팔린 편”이라고 합니다.

이장균 : 아마 나이가 드는 데 대한 것이 밖으로 드러나는 게 싫어서 염색을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오히려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너무 새까맣게 염색을 하시면 저는 보기가 좀 이상 하더라고요.

오히려 연세가 있으신 분의 희끗희끗한 머리를 보면 오히려 잘 어울리고 중후한 느낌이 들어 보기가 더 좋은 경우도 있던데요..

김헌식 : 우리나라도 고령자 인구가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고요, 앞으로 결국에는 흰머리를 가진 사람이 굉장히 많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런 면에서 굳이 흰머리를 검은 머리로 너무 어색하게 바꿔야 될 필요성이 있는가 라는 문제의식이 한국에서도 이제 생기겠죠.

이장균 : 그레이, 회색 혹은 백발이 더 잘 어울려서 주목을 받는 경우도 있죠?, 정치인이라든가 유명인들 말이죠..

정치인, 유명인들 중엔 흰머리 그대로 인기 누리기도

김헌식 : 고위직 여성 리더의 백발은 외국에서 흔한 일이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전 의장 등은 은발로 국제 무대를 누비고 있습니다.

한국의 강경화 외무부장관도 누리꾼들 사이에서 IMF 첫 여성총재인 라가르드 총재와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강 장관은 과거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본래의 모습을 뭔가로 가리고 싶지 않다. 내가 일하는 곳(유엔)에선 머리 색깔에 대해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고 말하며 당당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장균 : 그렇군요. 각자의 개성에 맞게 분위기에 맞게 염색을 할 수도 있겠죠. 염색이

좋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죠. 염색을 해서 젊게 보이는 분들은 또 염색을 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그러면서 또 중요한 게 옷차림 아닙니까? 옷이 날개라는 말도 있습니다만 노인이 될수록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고민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아요.

노인 패션, 노인에게 어울리는 옷차림도 관심

노인들이 옷을 잘 선별해서 입기가 참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만 더 젊게 보일 수 있는 옷 착용법이 있나요?

김헌식 : 그렇습니다. 한 전문가는 ““머리 숱이나 길이, 매치하는 옷에 따라 그레이 헤어가 더 젊어 보이기도 한다”고 말하는데요, 머리가 짧으면 숱이 많아 보이면서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고 합니다.

또 전문적이고 강인한 느낌을 주려면 강경화 장관처럼 곧은 단발이나 짧게 자른 커트 스타일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또 거꾸로 파마를 하면 부드럽고 온화해 보이는 효과를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이런 흰머리, 그레이 헤어에는 노랑, 연두, 하늘, 오렌지 등 밝고 선명한 단색의 옷이 어울린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머리카락이 밝은 색인데 무채색의 옷을 입으면 자칫 피곤해 보이거나 무기력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밝은 색의 선명한 단색을 입는 것이 흰머리에 잘 어울린다고 합니다.

또 남성은 정장차림보다는 캐주얼 한 가벼운 옷차림이 젊은 감각의 옷차림으로 흰머리가 더 돋보이게 한다고 하는데요, 어쨌든 그레이 헤어는 자연스러움을 상징하는 만큼 최대한 편안하게 입되 품격을 갖추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이장균 : 네, 오늘 노인세대, 흔히 말하는 그레이 세대들을 격려하는 책들도 많이 나오고 있고 이분 들에게 어울리는 머리 모양, 옷차림 이런 데 대해 얘길 나눠봤습니다만 결론적으로는 은발, 백발 노인들도 얼마든지 멋도 내고 또 자신감 있게 살 수 있다 그런 얘기가 아니겠습니까?

(program title music)

오늘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은 노인세대들의 잘 어울리는 머리모양 그리고 패션, 즉 잘 어울리는 옷차림, 또 노인들을 격려하고 용기를 주는 책도 많이 나오고 있다는 얘기 들어봤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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