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은 코믹, 풍자 TV 드라마 대세

워싱턴-이장균 leec@rfa.org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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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사제'
'열혈사제'
연합뉴스

영화 ‘극한직업’ 대박 이후 TV 드라마도 코믹 분위기 인기

-단순한 웃음만이 아닌 '정의'에 대한 메시지 담아

-권력, 재벌 희화화 하는 풍자 드라마도 대세

-기존 수사, 추리 드라마 피로감에 웃음 가미해 몰입감 유도

-악랄한 악의 세력에게는 악랄한 방법으로 싸운다

-북한도 정권비판, 풍자 드라마 나올 수 있을 때 진정한 민주국가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요즘 남한에서는 스마트폰, 즉 지능형 손전화를 거의 전국민이 사용하다시피 하다 보니까 남한소식은 물론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 소식, 흥미 있는 장면들을 촬영한 동영상들을 거의 손전화를 통해 보고 있습니다.

바깥 세계와 인터넷이 차단된 북한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엄청난 양의 정보들을 스마트폰을 통해 찾아볼 수가 있는데요, 그러나 제한된 화면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스포츠, 즉 운동경기 등은 텔레비전을 통해 많이 봅니다.

가정에서 보는 텔레비전의 크기도 점차 대형으로 바뀌고 있고 화질도 좋아서 마치 영화관에서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안방극장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죠.

안방극장에서 사랑 받는 1순위 프로그램은 아마 연속극, 즉 드라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방송사 간의 드라마 경쟁이 굉장히 치열합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 청취자들은 어떤 종류의 드라마를 좋아하는지에 민감할 수 밖에 없죠. 최근 남한의 텔레비전 드라마, 북한 주민 여러분들도 보고 계신 분들 있으실 텐데요, 요즘은 텔레비전 드라마들이 대부분 코믹한, 즉 희극적인 내용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오늘 열린 문화여행은 이런 추세와 관련해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세요?

이장균 : 어떻습니까? 처음부터 전체가 다 희극적이지는 않더라고 은근히 웃음을 자아내는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먹힌다, 그러니까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건데요, 최근 나온 영화나 드라마들이 그런 추세를 보이고 있죠?

영화 ‘극한직업’ 대박 이후 TV 드라마도 코믹 분위기 인기

김헌식 : 그렇습니다. 이것은 아마 영화 '극한직업'이 크게 인기를 얻으면서 드라마에까지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싶은데요, 시청률 20%에 근접한 SBS TV 금토극 '열혈사제'부터 KBS 2TV  '국민 여러분!', 그리고 '닥터 프리즈너'까지 코미디를 지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완전 코미디는 아니더라고 부분 부분 희극적 요소를 많이 집어넣어서 시청자들에게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가고 있는데요, 무거운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코믹한 내용들이 자칫 심각해질 수 있는 상황들에서 일종의 감초 같은 역할을 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이장균 : 그렇군요. 그렇지만 영화 ‘극한직업’은 어떤 큰 주제를 갖고 그것을 강조했다기 보다는 벌어지는 상황 상황에서 큰 웃음을 주는 쪽으로 많이 치중을 한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야말로 희극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요즘의 드라마들은 좀 다른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전반적으로 권선징악이랄까 사회정의를 세우려고 하는 그런 것을 바탕에 깔고 있는 점이 다르다고요?

단순한 웃음만이 아닌 '정의'에 대한 메시지 담아

김헌식 : 영화 ‘극한직업’ 같은 경우는 단속반이 마약을 쫓는 단순한 내용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나 최근 방영되고 있는 TV 드라마 ‘열혈사제’부터 ‘빅이슈’, ‘닥터 프리즈너’‘국민 여러분!’, ‘더 뱅커’에 이르기까지 여러 작품들은 좀 큰 이야기를 합니다.

권력과 금력의 결합을 통한 사회부조리 현상에 초점을 맞춰 다루고 있습니다.

(insert : 드라마 ‘국민 여러분!’ 장면 sound)

김헌식 : 사실 몇 년 전부터 한국의 드라마가 권력부조리에 대해서 다루고 있었는데 최근에 시청자들이 너무 반복적이다 라는 피로감을 호소했거든요.

그래서 ‘극한직업’ 영화를 통해서 그냥 심각한 내용을 전달하기 보다는 재미와 코믹한 내용이 있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부합하는구나 하는 것을 알아서 코믹한 내용을 집어넣고 있는 거죠.

더구나 '열혈사제' 드라마에서 코믹적인 요소로 흥행에 성공을 하면서 다른 작품들까지 코믹한 내용을 넣게 됐다는 겁니다.

(insert :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 장면 sound)

김헌식 : 예를 들면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에서는 '갑질' 하는 재벌과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나이제, 남궁민 씨가 맡은 역할인데요, 나이제의 활약이 어떻게 보면 굉장히 권선징악적인 내용으로 심각할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주인공 나이제가 코믹하게 여러 가지 상황들을 풀어나가고 또 재미있는 대사들을 통해 재미를 주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부각이 되고 있습니다.

(insert : 드라마 ‘더 뱅커’ 장면 sound)

드라마 '더 뱅커' 역시 은행 조직 내부의 불합리함에 맞서게 된 감사 노대호가 저항하고 응징하는 내용인데 배우 김상중이 감사 노대호 역을 맡아 엉뚱한 중년 히어로, 중년 영웅 같은 그러면서도 위트와 여유를 선물하는 작품입니다.

또 최근의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역시 왕년엔 불의를 참지 못하는 폭력 교사였지만 이제는 복지부동을 신념으로 삼은 공무원 조진갑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으로 발령받은 뒤 갑질하는 악덕 사업주를 응징하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music / program ID)

이장균 : 이렇게 웃음을 자아내는 코믹한, 희극적인 드라마들이 있는가 하면 풍자를 통해 재미를 주는 드라마도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희극적인 것과 풍자, 비슷하긴 하지만 풍자를 통한 드라마들은 사회현상에 대한 통렬한 비판 같은 것이 깔려 있는 게 좀 다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드라마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어떻습니까?

권력, 재벌 희화화 하는 풍자 드라마도 대세

김헌식 : 원래 풍자는 힘이 없는 민초들이 권력을 희화화하고 비판을 하는 분야죠. 조선시대 판소리 같은 경우에도 권력층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습니다만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는데요,

드라마 ‘열혈사제’ 같은 경우에도 사이비 종교에 대해 풍자를 한다든지 경찰서장과 클럽 간의 유착관계를 그리면서 풍자를 한다든지 하는 내용이 담겨 있고요

‘빅이슈’ 역시 시작부터 연예계의 각종 어두운 이면을 집중적으로 조명해 주목을 받았는데요 여기에서도 유명 배우를 둘러싼 부정부패를 유쾌하고 통쾌하게 처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닥터 프리즈너’에서도 재벌2세가 등장하는데 버릇이 많이 없거든요. 그런 재벌2세들을 우습게 만들어서 현실과 반대로 풍자하는 경우도 있고요

‘더 뱅커’ 역시 은행 조직 내부를 다루면서 풍자적으로 권력을 희롱하는 그런 면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드라마 ‘국민여러분!’ 같은 경우에는 국회를 등장시키면서 정치권에 대한 풍자를 다루기도 하고요,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선 악덕기업주들을 혼내면서 통쾌한 반격을 다루는 내용들로 현실에서는 다루기 힘든 내용들을 이런 풍자를 통해서 마음대로 비판하고 바람직한 사회를 모색하는 내용들이 드라마에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그 장면들이 주로 코믹하게 그려지기 때문에 몰입감을 더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insert :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장면 sound)

이장균 : 이렇게 현실사회의 잘못된 점, 모순, 부조리 이런 것을 그리는 풍자드라마 혹은 코믹, 희극드라마가 점점 많아지는 느낌이 드는데요, 이런 드라마가 많이 나오는 이유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기존 수사, 추리 드라마 피로감에 웃음 가미해 몰입감 유도

김헌식 : 일단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는데요, 몇 년 전부터 우리 사회의 부조리라든지 권력층의 부정적인 면들을 많은 매체들에서 보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들이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다소 건조한 감이 있거든요. 그런 것을 그대로 반영하게 되면 보도 내용과 별다른 차이가 없기 때문에 좀 더 재미있게 전달할 수 없을까 하는 방법을 찾게 되는 것이고 시청자들도 거기에 반응을 하게 되는 것이죠.

한동안은 수사물이라든지 추리물, 스릴러물 이런 장르물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런 드라마들이 좀 충격적이라든지 자극적인 장면에 초점을 많이 맞췄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주게 돼서 좀 유연하고 부드럽게 접근할 수 없을까 그런 측면에서 코믹 요소가 작용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고요, 앞으로 당분간 이런 코믹한 드라마는 대세를 이루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장균 : 네, 발 빠르게 현실의 문제들을 반영해 주기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만..

김헌식 : 시청자 입장에서는 확실하게 진실이 밝혀져서 관련자들이 확실하게 처벌이 됐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많이 하고요, 한편으로는 현실에서 약자를 괴롭히는 권력자들이 통쾌하게 처벌을 받거나 희화화 됐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차원에서 풍자하고 완결적인 해결을 바라는 면모들이 이렇게 코믹하게 응징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을 희화화 하면서 조롱하는 그런 내용의 드라마가 많이 나오는 배경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실제로 그런 사건들을 발 빠르게 드라마가 반영을 하기 때문에 현실에서 실제 일어나는 일인 것처럼 실제감을 주기 때문에 더 주목을 받고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장균 : 최근에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화두는 ‘갑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돈이 많은, 권력이 많은 사람들이 아랫사람들에게 부당하게 대우하고 때로는 인권을 침해하기도 하는 갑질에 대해 비판이 높았습니다만 그래서 그런데 따른 드라마도 많이 나왔고요, 예전에는 권선징악, 정말 나쁜 세력에는 정의의 주인공 혹은 세력이 정당한 방법으로 싸워서 이기면서 통쾌함을 가져다 주었는데 최근에는 악의 세력에 대항해서 싸우는 정의의 편도 때로는 악랄한 수법을 똑같이 저쪽 편처럼 써서 통쾌함을 주는 그런 작품도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악랄한 악의 세력에게는 악랄한 방법으로 싸운다

김헌식 : 그렇습니다. 그래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이렇게 얘기를 하는 건데요, 사실 악한 범죄자들이 악한 방법으로 괴롭히는데 그냥 대화로 한다고 해서 해결이 되겠는가 하는 거고요,

의사가 주인공인 ‘닥터 프리즈너’ 같은 경우에도 악당에 맞춰가지고 때로는 폭력도 사용하고요, 또 음모도 사용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폭력과 음모를 찬양하는 것을 아니고요, 한편으로 대리적인 충족을 시키고 거기에 상응한 처벌을 받게 하는 거죠.

열혈사제 같은 경우에도 신부님은 원래 ‘선하게 살아라, 착하게 살아라, 참아야 한다’ 이렇게 말씀만 하지만 오히려 신부님이 정보원 출신으로 액션물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요, 작전을 펼치기도 하고 뒤에서 조종하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그 행위 자체를 찬양하지는 않습니다.

나름대로 현실에서 악의 세력에 무력감을 느끼는 그런 분들에게 대리충족감을 줄 수 있는 설정들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순하게만 보이는 주인공들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겠고요,

어떻게 보면 현실에 무력감을 느끼는 그런 측면들을 이렇게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고 하는 설정으로 드라마가 만들어지면서 호응을 받고 있다고 생각이 들고요, 결론부분은 너무 폭력적으로 범죄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교훈으로 결말을 맺는 것은 다른 드라마들과 대동소이 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장균 : 나날이 범죄수법이 지능적으로 바뀌고 있고 또 악랄해지는 세태 속에서 신사적인 수법으로만은 안 될 때가 많기 때문에 어쨌든 악의 세력을 때려잡는 게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어떤 방법을 쓰든지..

그러나 폭력이나 이런 수법들을 정당화 하는 건 아니다, 이런 것을 분명하게 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에는 독재정권이나 잘못된 이익집단들이 횡포를 부려도 이것을 잘 전해주지 않으면 또 독재정권이 언론이나 문화예술 단체들을 통제하면서 억누르면 이런 부분이 많이 가려졌지만 요즘에는 많이 민주화가 되는 과정에 있고 미디어환경이 급격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통제한다고 해서 감출 수만은 없는 세상이 됐죠.

이런 것들이 자유롭게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또 신랄한 풍자를 통해서 비판을 받기 때문에 어찌 보면 이런 드라마나 영화가 사회정화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북한도 정권비판, 풍자 드라마 나올 수 있을 때 진정한 민주국가

김헌식 :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지금 드라마에서 이렇게 권력과 힘있는 사람들을 자유롭게 풍자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언론환경이 좋아졌다는 것이고요, 이런 것들이 반영이 돼서 아무리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부정부패는 척결하고 시민과 국민의 소망을 받아내도록 변화시키는 과정 중에 드라마와 같은 문화 콘텐츠들이 기여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실제로 그런 민심들을 반영해 내고 있는 것이 드라마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더 좋은 민주사회로 가는 데 긍정적인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장균 : 네, 북한도 자유롭게 정권을 비판하고 풍자할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가 나올 수 있을 때 진정한 민주공화국, 민주국가가 되는 것이겠죠. 그런 세상이 북한에도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program title music)

오늘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은 사회현상을 재빨리 반영하면서도 무거운 분위기 보다는 코믹한 분위기를 가미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남한의 텔레비전 드라마들의 추세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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