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계 여성들의 활약

워싱턴-이장균 leec@rfa.org
201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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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내한 기자간담회에 배우 브리 라슨이 입장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내한 기자간담회에 배우 브리 라슨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헐리우드 영화 ‘캡틴 마블’, 여성 히어로 영화 최초 10억 달러 흥행 기록

-영화 ‘아이 엠 마더’ 등 여성 주인공들 활약 두드러져

-영화 ‘아이 엠 마더’ 등 여성 주인공들 활약 두드러져

-여성감독 심리묘사, 감정의 선 잘 반영하는 것이 강점

-여성들이 남성자리 차지? – 아직 미미한 숫자, 남녀대결이 아니라 상호 보완 관계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우리나라는 오랜 유교적인 전통 때문에 은연중 남존여비, 모든 면에서 남성이 우선이고 여성들은 뒷전에 가려져 있어 온 것이 사실이죠.

그러나 요즘은 크게 달라져서 집안에서나 직장에서도 남성들이 여성들의 눈치를 많이 보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하던 때는 아스라한 옛 전설처럼 여겨지는 시대가 돼서 행주치마를 앞에 두른 남편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은 요즘이 됐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아직도 남한만큼 바뀌지는 않았다고 하죠? 여전히 부엌일, 집안 허드렛일은 여자분들의 몫이라고 하는 얘길 들었는데요, 아마 남북의 교류가 많아지고 북한도 중국처럼 개방이 되면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쪽에서도 여성 바람이 거세다고 하는데요, 오늘 열린 문화여행에서 어떤 얘기인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세요?

이장균 : 미국영화의 본산지이자 세계영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헐리우드에서 만든 ‘캡틴 마블’이라는 영화가 요즘 화제입니다만 여성 히어로, 그러니까 여성이 주인공으로 맹활약하는 영화라고요?

(insert : 영화 ‘캡틴 마블’ 장면 sound)

헐리우드 영화 ‘캡틴 마블’, 여성 히어로 영화 최초 10억 달러 흥행 기록

김헌식 :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여성 히어로라고 하죠. 여성 영웅의 활약을 그린 영화 '캡틴 마블'이 전 세계 흥행 수입 10억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캡틴 마블'은 북미에서 3억5800만 달러를, 해외에서는 6억 4500만 달러를 벌어들였는데요,

10억 달러 클럽에 합류한 첫 번째 여성 히어로 영화로 더욱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캡틴 마블' 전까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흥행 수익을 올렸던 갤 가돗 주연의 '원더우먼'은 2017년 개봉해 8억4100만 달러를 벌어들인 바 있습니다.

이렇게 ‘원더우먼’에서 ‘캡틴 마블’에 이르기까지 여성영웅 영화들이 헐리우드에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건데 세계적으로 흥행을 했기 때문에 세계 전체적으로도 여성영웅 영화에 대해서 반응이 나쁘지 않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캡틴 마블’은 여성 주인공이 과거를 잃은 채 살다가 우연히 요원을 한 명 알게 되면서

자신의 기억을 찾고 전 세계를 지키는 나아가 우주를 지키는 영웅으로 거듭나는 내용입니다.

무엇보다도 연출을 맡은 에너 보든 감독도 여성입니다. 마블이라고 하는 주로 만화 원작의 영웅물을 만든 제작시리즈의 첫 여성감독으로 평가를 받아 눈길을 많이 끌었고요, 또 제작진의 많은 상당수가 여성이어서 이 영화가 여성주의 관점에서 많이 화제가 됐습니다.

이장균 : 여성감독이 여성 주인공을 내세워서 만든 영화가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이 영화 외에도 여성이 주연을 맡은 액션 영화, 활극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요?

(insert : 영화 ‘아이 엠 마더’ 장면 sound)

영화 ‘아이 엠 마더’ 등 여성 주인공들 활약 두드러져

김헌식 : 그렇습니다. 먼저 ‘아이 엠 마더’라는 영화인데요, 평범한 엄마의 통쾌한 복수극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평범한 엄마가 딸의 열 번째 생일날 마약 조직원들의 총격으로 눈 앞에서 남편과 딸을 잃습니다.

충격에서 깨어난 라일리는 증인석에서 사건의 범인을 지목하지만 부패한 판사는 이들을 풀어줍니다. 그래서 분노한 엄마가 개인적으로 응징에 나서 복수를 하게 됩니다만 역시 주인공이 엄마라는 여성으로서 활약을 하는 영화로 화제가 됐습니다.

(insert : 영화 ‘걸캅스’ 장면 sound)

김헌식 : 또 ‘걸캅스’ 라는 국내 영화는 형사의 본능과 정의감에 불타는 두 형사의 비공식 합동 수사를 그리고 있습니다.

형사로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 받는 데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수사를 하면서 응징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제는 액션영화의 주인공으로서 여성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한국영화에서도 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장균 : 그렇군요. 이런 ‘캡틴 마블’ 같은 여성 영웅이 활약하는 이런 영화들이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 흥행에 성공하면서 미국영화의 본산지 헐리우드에서는 이 기회를 놓칠세라 계속 이런 영화들을 만들어 내겠군요?

여성 히어로 등장 영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

김헌식 : 그렇습니다. 이런 작품들이 계속 나올 것 같고요. 미국의 대표적인 기획사에서  2014~2017년 흥행한 미국 영화 350편을 분석해 내놓은 결과를 보면 분석대상 350편 가운데 여성 주도 영화는 105편이었습니다.

조사에서는 여성 주도의 영화들의 흥행력이 훨씬 더 높게 나타났는데요, 그래서 제작비 규모가 1천만달러 이하의 저예산 영화든, 1억달러 이상이든 간에 여성이 주도했을 때 더 많은 관객을 끌어 모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점에 근거해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측이 되고 있는데요, 그러나 아직도 여성이 감독한 작품은 8%에 그치고 있어서 주인공뿐만 아니라 여성 감독도 더 많이 진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장균 : 그렇군요, 이렇게 여성을 내세워서 인기를 얻는 이런 영화들이 많이 나오면서 아카데미 상이라든가 굴지의 영화제에서도 여성을 내세운 영화들이 많은 상을 받고 있다고요?

여성 내세운 영화들 굴지 영화제에서도 좋은 반응

김헌식 : 그렇습니다. 제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아카데미에서도 ‘로마’는 직접 카메라를 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촬영상과 외국어영화상까지 받아 3관왕이 됐는데요, 이 영화는 멕시코시티 로마 지역의 중산층 가정에서 일하는 젊은 인디오 가정부의 시선을 통해 70년대 멕시코의 정치 격랑을 그린 흑백영화입니다.

(insert : 영화 ‘로마’ 장면 sound)

감독이 자신의 유년기를 토대로 각본도 썼는데요, 연기가 처음인 주연 배우 얄리차 아파리시오는 이 영화로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쿠아론 감독은 감독상 수상 소감에서 영화 주인공의 처지를 환기하며 “수많은 여성 노동자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우린 이들에 대한 책임이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무엇보다 감독이 멕시코에서 자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히스패닉이라는 인종에다 여성이라는 관점을 부각을 시키고 있기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요, 일부에서는 다양성의 관점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지만 결국에는 세계인들이 다양한 인종, 권리들을 요구하고 있고 또 여성의 권리에 대해서도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 앞으로도 이런 영화들은 계속 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장균 : 저는 제목만 보고 이 영화가 이탈리아의 로마에서 펼쳐지는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보니까 멕시코시티의 한 지역이름이더라고요. 하녀로 일하는 가정부의 시선을 통해서 보는 세계, 사회현상, 인상 깊게 본 영화인데요,

세계 영화계를 좌지우지하는 헐리우드 뿐만 아니라 한국영화계에서도 여성감독들의 활약이 점점 커지는 것 같은데요, 최근 우리 한국의 여성감독들이 만든 영화, 어떤 영화들이 있나요?

최근 여성감독 작품 잇따라 흥행 성공

김헌식 : 예전에는 주로 독립예술영화들 쪽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했는데요, 최근에 ‘돈’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insert : 영화 ‘돈’ 장면 sound)

영화 ‘돈은’ 여의도를 중심으로 한 주식거래에 관한 얘기입니다. 한국에서는 주식거래에 많은 분들이 투자를 하게 되는데요, 젊은 주인공이 주식거래인이 되면서 주가조작의 우두머리와 접촉을 하면서 여러 가지 상황이 펼쳐지게 되고 결론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입니다.

주식 하면 보통 남성들이 주로 하는 걸로 생각하는데 이 작품을 만든 감독이 박누리 라고 하는 여성감독이거든요.

이 영화 ‘돈’이 관객 3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그래서 화제를 많이 불러 일으켰고 특히 올해 개봉한 여성 감독 작품 중 최고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insert : 영화 ‘생일’ 장면 sound)

김헌식 : 세월호와 관련한 영화 ‘생일’도 계속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는데요, 이 작품도 여성인 이종언 감독이 맡은 작품입니다.

또 지난 1월 개봉한 영화 ‘말모이’도 여성감독 엄유나 감독이 연출을 했습니다. 일제시대 때 한글보전을 위해 굉장한 노력을 했던 한국어학회 분들의 분투를 다룬 ‘말모이’ 도 거의 3백만에 육박하는 관객을 불러들여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최근 2-3년간 여성감독들이 연출한 작품들이 대중적으로도 크게 흥행을 하고 있어서 이런 점들이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한국영화계에서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장균 : 그렇군요, 의외로 여성감독 분들이 감독을 맡아 흥행에 성공한 작품들이 많네요. 아무래도 남자감독들 보다 사람을 바라보는,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섬세한 그런 부분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여성감독 심리묘사, 감정의 선 잘 반영하는 것이 강점

김헌식 : 그렇습니다. 그 동안 한국영화의 부족한 부분들을 여성감독들이 채우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는데요, 대개 남성감독들이 선이 굵거나 액션 위주의 영화 연출을 많이 하죠.

그런데 여성감독들은 심리적인 묘사라든지 감정의 선들을 잘 반영한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최근 화제작인 ‘생일’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절절하게 표현해서 여성들이 화장을 하고 영화관에 갔다가 눈물이 너무 나서 완전히 얼굴을 망쳐버린 경우가 있어서 이 영화를 보러 갈 때는 화장을 하고 가선 안 된다라는 이런 얘기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 영화 ‘돈’같은 경우도 욕망의 덫에 빠진 사람들의 행위와 심리를 좀 더 면밀하게 묘사를 했기 때문에 사건 위주, 사건 나열의 작품보다는 훨씬 더 공감을 많이 할 수 있었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고요,

무엇보다도 이런 심리묘사 뿐만 아니라 이제 여성감독들이 본격적으로 대중영화에 진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성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오랜 동안 조감독부터 다양한 분야들을 겪으면서 역량을 키워온 여성감독들이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이런 점들이 같이 결합을 하게 되면서 대중 흥행영화까지도 만들어 내고 있어서 앞으로 기대가 되는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장균 : 최근에 이런 여성들의 활약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남자 분들도 개중에는 계신 것 같아요. 여성들이 너무 남성들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는 데서 오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남녀의 영역을 대결국면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성들이 남성자리 차지? – 아직 미미한 숫자, 남녀대결이 아니라 상호 보완 관계

김헌식 : 그렇습니다. 지금 사실 여성 주인공들이 많이 등장한다고 하는데 사실 비율로 보면 굉장히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여성들이 남성들이 자리를 모두 차지한다 이렇게 보긴 어렵고요, 오히려 이런 작품들을 보게 되면 여성과 남성이 같이 공조를 한다든지 협력을 한다든지 해서 사건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까 말씀 드린 ‘캡틴 마블’ 같은 경우도 남자들이 많이 도와주고요, 또 여성들도 도움을 요청하고 해서 상호 보완을 하거든요.

그런 상호보완의 관점에서 이런 여성 중심 작품의 영화나 드라마를 봐야 한다고 봅니다.

이장균 : 그렇습니다. 여성배우, 여성감독들이 활약을 많이 한다고 하지만 아까 말씀하신 대로 전체적으로 보면 아직은 미미한 상태고요, 또 한국의 여러 가지 취업구조라든가 고위 공직에 있는 남녀 비율로 봐도 아직까지는 남자들이 대다수고 여성들의 비율의 아직도 적고요, 임금격차도 아직도 많이 난다고 하죠.

집안에서도 여성분들의 역할이 예전보다는 줄긴 했지만 얼마 전 통계를 보니까 가사일에다 아이를 키우는 육아에 많은 부분을 아직도 여성분들이 거의 담당하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특히 북한에서는 아직도 유교적인 전통이 지금도 내려오고 있어서 집안 일을 거의 여자분들이 하고 있고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시는 분들도 대부분 여자분들이 하고 있기 때문에 남자분들이 함께 도와가면서 살아가야 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최근에 영화계에서 두드러지게 활약을 하고 있는 여성감독들, 또 여성 주인공 이런 분들에게 남자분들 아주 대담하게, 과감하게 박수를 보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은 영화계에 불고 있는 여성 파워라고 할까요, 여성들의 활약에 대해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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