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으로 북한 인권 고발해야”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6-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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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PEN망명북한펜센터가 21일 오전 서울 남산기슭에 있는 문학의 집에서 ‘김정은을 ICC에 제소하는 탈북민 공동서명운동 개최식’을 열었다.
국제PEN망명북한펜센터가 21일 오전 서울 남산기슭에 있는 문학의 집에서 ‘김정은을 ICC에 제소하는 탈북민 공동서명운동 개최식’을 열었다.
RFA PHOTO/ 노재완

MC: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북한인권 단체들이 최근 북한인권 침해의 주범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인 ICC에 제소하기 위한 깜빠니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탈북 작가들로 구성된 국제PEN망명북한펜센터가 21일 서울에서 공동서명운동 개최식을 열었습니다. 오늘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탈북 작가들의 공동서명운동 개최식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유엔은 2005년 이후 12년 연속으로 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특히 올해 결의안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인권 유린 책임자임을 시사하는 표현을 더 명확히 담아 김 위원장의 처벌을 강하게 촉구했습니다.

피터 톰슨 제71차 유엔총회 의장: 제3위원회가 표결 없이 통과한 결의안을 총회도 동일하게 채택하고자 합니다. 통과됐습니다.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이 통과되자 인권단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기 위한 활동을 잇달아 벌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김 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했습니다. 'NK워치'의 안명철 대표와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의 김태훈 대표는 지난 9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를 방문해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안명철 NK워치 대표: (과거에) ICC에 김정일 제소를 위한 시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 당시에는 ICC가 북한인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증거도 많지 않아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김정일을 상대로 한 제소 촉구 활동만 이뤄졌는데 이번에 김정은을 상대로 한 것은 저희가 최초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권 침해 당사자인 탈북자들도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기 위해 공동서명운동에 들어갔습니다. 국제PEN망명북한펜센터 소속의 회원들은 21일 오전 서울 남산기슭에 있는 문학의 집에서 탈북민 공동서명운동을 열었습니다. 국제PEN망명북한펜센터 이지명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북한 주민들의 기본 인권과 자유를 무참히 유린한 북한 김정은 독재정권을 국제사회에 고발하는데 탈북 문인들도 함께하고 싶어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지명 국제PEN망명북한펜센터 이사장: 물론 과거 김정일 시대에도 이런 제소운동은 있었습니다만 국제형사재판소 심판대 위에는 올려놓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서명운동을 하니까 최근 북한에서도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자기네 최고 존엄을 건드렸다고 말입니다.

국제PEN 이사이면서 망명북한펜센터 고문인 시인 이길원 씨는 “북한 실상에 대한 탈북 문인들의 단합된 창작활동과 국제 문인사회와의 연대성 강화를 통해 북한인권 문제의 변화와 개선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씨는 또한 “앞으로 북한 주민의 삶과 인권을 다룬 문학 작품들을 많이 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길원 국제PEN 이사: 제가 그동안 망명북한펜센터 작가들과 얘기를 통해 얻은 결론은 이렇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이 붕괴하지 않는 한 인권이나 표현의 자유가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제가 기회만 있으면 말씀드리는 게 있죠. 북한 정권과 얘기를 나눌 게 아니라 북한 주민과 북한의 인권을 위해서, 그리고 무참히 희생된 사람들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서울대 국문학과 방민호 교수는 격려사에서 “문학인으로서 북한 인권을 외면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방민호 서울대 교수: 저도 문학단체에 소속돼 있고 또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만, 한 명의 문인으로서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한시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작가들이 이 부분을 함께 고민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북한인권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탈북 작가 3명이 나와 인권 피해의 사례를 증언했습니다. 이들은 인권 피해의 산증인으로 북한에서 수감 생활도 경험했습니다.

지현아 탈북 작가: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열병으로 열이 40도가 넘어갔지만 치료는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고 계속 건설현장에 끌려가 고된 노동을 하였습니다. 또 1999년 6월 1일 저는 해당 안전부에 두 달 가까이 있으면서 이미 북송되어 안전부 대기실에 있던 모친을 만났으며 재판도 없이 11호교화소에 가게 되었으며 수많은 구타를 당했습니다.

송시연 탈북 작가: 어느 날엔가는 한 여자가 감방 안 변기에 앉아 아이를 낳았습니다. 중국 종자를 받아왔다는 이유로 온갖 구박을 받았고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이미 두 달을 감방에서 굶다시피 한 그 여자의 아이는 영양 부족으로 차가운 감방에서 얼마 못 가 숨져버렸습니다. 보안원들은 아기의 시신을 비닐봉지에 담가 내가며 심한 욕을 퍼부었습니다.

탈북 문인들의 생생한 인권침해현장 증언에 이어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는 제소문이 낭독됐습니다.

사회자: 반인도 범죄조직인 북한 김정은 독재체제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와 강력한 처벌 수위를 강구하고 특정국가에서 자국민의 인권이 보호받지 못할 경우에 유엔과 국제형사재판소가 나서야 하는 ‘보호책임’의 개념이 북한에도 적용하기를 바란다. 북한 독재자 김정은과 추종세력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인권침해를 종식시키기 위해 ICC가 범죄자 김정은을 하루속히 기소하기를 강력히 요청한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탈북 문인들은 서명서에 수표했으며 주최 측은 행사가 끝난 뒤 인권침해 증거자료와 동참한 탈북자 서명서를 제소장과 함께 동봉했습니다.

이지명 국제PEN망명북한펜센터 이사장: 많은 사람들이 문학과 글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세상에 북한의 인권 상황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으로 북한 인권을 고발해야 하는 사명을 지닌 탈북 작가들도 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시대정신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행사의 마지막은 탈북 가수의 아리랑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참석자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며 한반도 통일을 염원했는데요. 일부 참석자들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공연 현장음)

ICC는 집단학살,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처벌하기 위해 설립된 상설 국제범죄재판소입니다. 반인도 범죄자에 대해 해당 국가가 재판을 꺼리거나 재판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될 때 개별국가의 관할권을 넘어 단죄할 수 있도록 만든 국제기구입니다. 아프리카 케냐의 우후루 케나타 대통령이 2007년 대통령 선거 후 반대 진영 지지자들을 조직적으로 공격해 천여 명을 살해한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에 출두한 전례가 있습니다. <통일로 가는길>, 오늘 순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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