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들도 통일을 외쳤어요”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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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가 고려인 동포를 대상으로 강연하고 있다.
지난 15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가 고려인 동포를 대상으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 사단법인 행복한통일로

MC: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중앙아시아에 있는 고려인들은 하루빨리 한반도가 통일돼 대륙횡단철도로 조국인 남한과 북한 땅을 밟고 싶어 합니다. 이들은 이념적으로 남과 북 어느 편도 아닙니다. 이들은 그저 한민족으로서 통일을 기다릴 뿐입니다. 얼마 전 남한의 통일운동단체인 행복한통일로의 도희윤 대표가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고려인들과 함께 한반도 통일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고 하는데요. 오늘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도희윤 대표를 모시고 다녀온 소감과 그곳의 분위기를 전해 드립니다.

기자: 도 대표님, 안녕하세요?

기자: 얼마 전 멀리 중앙아시아에 있는 우즈베키스탄에 다녀오신 거로 알고 있습니다. 정확히 언제 다녀오셨죠?

도희윤: 우즈베키스탄은 12월 중순쯤에 다녀왔습니다. 정확히는 12월 13일부터 12월 17일까지 4박 5일 동안 다녀왔습니다.

기자: 그곳에는 아직도 고려인으로 불리는 한민족들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이유에서 방문하셨는지, 그리고 고려인들의 근황은 어떠했는지요?

도희윤: 네, 고려인들, 현지에서는 ‘카레이스키’라고 하는데요. 우즈베키스탄에는 17만 명 정도가 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인구가 주는 추세입니다. 제가 이번에 이곳을 방문한 것은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그러니까 민주평통 우즈베키스탄 지회의 초청으로 이뤄졌고요. 민주평통 측에서 송년 통일특강을 좀 해달라고 해서 이번에 이렇게 다녀왔습니다. 이번 통일 특강은 현지 고려인을 대상으로 했는데요. 150여 명의 고려인이 참석한 가운데 우즈베키스탄에서 일하고 계신 한국인들과 민주평통 위원님들도 함께해주셨습니다. 통일 문제는 물론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습니다.

기자: 고려인이라면 구소련시절 강제로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태워져 이주시켰던 눈물의 역사를 잊을 수 없을 텐데요. 이분들과 모국의 통일을 이야기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떠셨습니까?

도희윤: 소련 시절에 있었던 일이지만요. 사실 이분들의 고통은 말로 다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 고통은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는 순간부터 시작됐는데요. 당시 이들이 타고 간 열차는 지금처럼 시설이 돼 있는 것도 아니고 안전하지도 않았습니다. 정말로 북한식으로 화물열차 빵통을 타고 갔던 겁니다. 러시아인들은 고려인들을 짐짝처럼 다뤘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열차를 타고 가면서 전염병에 걸리고 굶어 죽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사람이 죽어도 열차가 멈출 때까지 그냥 가는 겁니다. 그래서 열차가 서게 되면 역 주변 아무 곳에 시체를 묻고 갔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해서 갔던 곳이 바로 우즈베키스탄입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그분들이 갈 때 벼 종자를 갖고 갔습니다. 사실 우즈베키스탄은 벼농사가 안 되는 지역입니다. 그런데 우리 고려인들이 벼 종자를 가지고 가서 그 나라에 벼농사를 가르쳤고 이 때문에 지금 우즈베키스탄은 주요 쌀 농사 지역으로 변화하였습니다. 시장에 가 보면 쌀을 파는 상인은 대부분 고려인입니다. 그런 것을 볼 때 정말 대단한 민족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이분들을 대상으로 통일 강의를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분들의 원뿌리는 북한입니다. 다시 말하면 부모들이 거의 북한 지역에서 태어났다는 얘깁니다. 탈북자들도 마찬가지만 이분들에게도 북한에 대해 얘기할 때는 솔직히 좀 조심스럽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에 대해 얘기할 때 좋은 게 거의 없잖아요. “북한 인권이 나쁘다”, “북한 체제가 잘못 됐다” 전부 이런 얘기잖습니까. 그렇지만 고향이 북한인 사람들에게는 맘이 아픈 겁니다. 자기 고향 나라도 정상적인 국가가 되어서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겠죠. 그래서 이런 분들에게 통일 얘기를 하는 게 쉽지 않은데요. 그래도 하나 된 마음이 뭐냐 하면은 대한민국이 중심에 서서 통일을 이룬다면 기꺼이 동참할 수 있다는 겁니다. 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고려인들의 이런 마음을 알게 돼서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기자: 이번에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북한의 솔제니친’으로 알려진 북한 작가 반디 선생의 소설 ‘고발’을 소개하셨다면서요? 현지 고려인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도희윤: 여기가 중앙아시아이지만 러시아어를 대부분 사용하는 곳입니다. 특히 우리 고려인들은 거의 100% 러시아어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려인들도 ‘북한의 솔제니친’이라는 말에 솔깃했을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아주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분들도 솔제니친이 누구인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반디 선생을 소개할 때 ‘북한의 솔제니친’이라고 했던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들도 그 책에 대해서 궁금해했습니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아직 이 책이 러시아어로 출판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 왔으니까 여기에 계신 고려인들 가운데 번역에 뛰어난 분이 계신다면 한 번 러시아로 ‘북한의 솔제니친’인 반디 선생의 ‘고발’을 번역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현장에서 두 분이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앞으로 번역 작업을 위해 연락을 주고받기로 했는데요. 이번 우즈베키스탄 방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입니다.

기자: 사실 작가 반디의 ‘고발’은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큰 반향을 일으켰잖아요. 그래서 지난 3월 프랑스에서 번역, 출간되기도 했는데요. 보니까 영국과 미국 등에서도 책이 곧 출간될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도희윤: 탈북인들도 이 책을 보고 “북한 인권의 교과서”라고 했을 정도로 높게 평가했습니다. 소실이지만 북한 인권과 북한 주민의 삶에 대해서 아주 정확하게 묘사했습니다. 또 이런 것들이 작품으로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켰다고 봅니다. 내년 3월이면 미국, 영국, 이탈리아 등 중요한 언어권에서는 다 번역이 되어서 나옵니다. 그래서 출판에 관여한 이런 분들을 다 한국으로 초청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꼭 소개해 드리고 싶은 것은 세계 3대 문학상의 하나인 맨부커상을 대한민국의 작가 한강이 받았잖아요. 소설 제목이 ‘채식주의자’였는데요. 이 책을 번역한 사람이 영국의 데보라 스미스입니다. 젊은 여성인데요. 바로 이 분이 반디 선생의 고발을 영국에서 번역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대표님, 또 먼 길을 갔다 오자마자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행사를 하셨죠. 단체 사정도 어려우실 텐데 탈북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고요?

도희윤: 네, 그렇습니다. 제가 우즈벡을 다녀오자마자 그날 바로 장학금 행사를 했습니다. 물론 저희 단체가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행히 반디 선생의 책이 번역되면서 저희가 인쇄료를 받게 되는데요. 그중의 일부를 장학금으로 내놨습니다. 통일의 일꾼을 양성한다는 차원에서 이것은 반디 선생도 바라는 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8명의 탈북 청소년들에게 ‘반디 통일 장학금’을 수여했습니다. 당시 우리 탈북 청소년들도 장학금을 받고서 너무 좋아했고요. 함께했던 우리 남한 청소년들도 이들에게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여력이 있는 한 앞으로도 이런 행사를 지속적으로 해 나갈 생각입니다.

기자: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2017년 새해가 밝아옵니다. 새해를 맞아 특별히 계획하고 있는 일 있으시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말씀 들으면서 오늘 회견 마치겠습니다.

도희윤: 네, 저는 2017년에 소망이 있다면 방금 말씀드린 대로 반디 선생의 책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번역돼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작품으로 우뚝 서길 바라고 있고요. 또 반디 선생의 바람대로 탈북청소년들이 통일 일꾼으로 성장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단체 ‘행복한 통일로’의 가장 큰 목적 사업인 청소년들의 올바른 통일교육도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해마다 진행되고 있는 청소년 통일스피치 대회는 통일교육에 큰 효과를 보고 있어서 이 부분에 더 집중하려고 합니다.

기자: <통일로 가는길>, 행복한통일로의 도희윤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대표님, 바쁘신 가운데서도 오늘 회견에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도희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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