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냉면, 평양냉면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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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 옥류관의 '평양냉면'.
북한 평양 옥류관의 '평양냉면'.
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옛날에 왕은 백성을 위해 모든 것을 친히 보살폈지요. 북한에서 통치자는 하나에서 열까지 관여 안 하는 것이 없습니다.

작년 4월 남북정상이 만나던 때로부터 1년이 되었군요. 그 때 평양에서 날라 온 평양냉면을 두고 색깔이 왜 저리 검으냐 하는 문제로 설왕설래 되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 이유를 알아 봤다고 하지요. 그래서 오늘은 서울냉면과 평양냉면에 대해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임채욱 선생: 네,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서 나온 한 자료가 그 비밀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메밀껍질을 벗기지 말고 냉면 발 색깔을 좀 검실검실하게 하라는 전 통치자 김정일 말을 따른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왜 서울에서 만든 평양냉면은 검지 않은데 평양 옥류관 냉면은 검으냐 하는 문제를 두고 음식관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육수에 간장을 써서 그렇다는 견해가 가장 유력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군요?

임채욱 선생: 평양 옥류관 주방에서 일했다는 탈북자가 증언하기로도 육수를 간장으로 맛내기 해서 그렇다고 했고 탈북외교관 태영호도 간장육수를 쓴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고 메밀껍질을 벗기지 않은 것이 더 큰 이유라고 보겠습니다.

평양에서 가져 온 냉면에 대해 맛보다 색깔을 둔 평판이 먼저 관심을 끌었군요?

임채욱 선생: 맛이야 그날 만찬에 참석한 사람 소수가 맛본 것이고 일반 국민이야 텔레비전으로 중계되는 광경에서 냉면색깔만 눈에 들어 온 것이지요. 맛에 대해서는 대체로 밍밍하다, 심심하다는 편이였지요.

김정일은 냉면 맛에 대해서도 언급했을 것 아닙니까?

임채욱 선생: 물론 했지요. 김정일은 1984년 1월 초 해당되는 일꾼에게 평양냉면 진짜 맛을 살릴 과업을 줬습니다. 그러면서 말 하길 평양냉면의 고유한 맛을 살리자면 평양냉면의 특징부터 알아야 한다면서, 그건 기본이 메밀국수이기 때문에 올이 질기고 국물이 시원하고 향기롭고 감칠맛이 난다고 말했지요. 메밀에 녹말을 섞어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그래서 그대로 만든 것입니까?

임채욱 선생: 그 지시대로 만든다고 관계일꾼들과 요리전문가들이 달라붙어서 냉면을 만들었는데 그 맛을 본 김정일은 국수 맛은 괜찮은데 합격점은 못된다면서 결함들을 지적합니다. 첫째 메밀냄새가 나지 않는다, 둘째 국물이 아직 제 맛이 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메밀냄새가 나지 않는 것은 메밀가루를 미리 내두었다가 가루를 고속도 분쇄기에 볶았기 때문에 기계 열로 메밀성분이 파괴된 것이고 가루를 낼 때 희고 보드랍게 한다고 속껍질을 말끔히 벗겨버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국수의 국물이 제 맛이 안 나는 것은 고기를 삶을 때 짧은 시간에 갑자기 삶았거나 간을 소금대신 간장을 썼기 때문이라고 말했지요. 그러니까 김정일이 간장보다 소금을 쓰라했는데 간장으로 육수 맛을 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냉면발이 검은 것은 메밀껍질을 벗기지 않은 것 때문이라고 보겠습니다.

서울에서 만드는 냉면은 순 메밀로만 하지 않군요?

임채욱 선생: 메밀가루에 녹말가루를 좀 섞습니다. 순 메밀로만 하지 않고 녹말가루를 섞고 메밀껍질을 벗기면 검은 색은 덜 나지요. 평양냉면이 본래 이렇게 만든 건데 북한에서 김정일 말대로 만들다 보니 서울과 달라진 것이지요.

김정일은 평양냉면 만드는 것까지 관심을 뒀군요?

임채욱 선생: 김정일이 냉면에 관심을 가진 것은 1962년 9월부터입니다. 이 때 평남면옥이란 음식점을 찾아서 냉면은 국수물이 시원하고 달며 새큼한 맛이 나야 한다는 의견을 말합니다. 그 뒤 1966년 1월과 11월에 옥류관을 찾아서 메밀가루에 농마가루를 섞지 말라고도 말합니다. 냉면뿐이겠습니까? 개고기를 어떻게 요리해야 한다는 것도 얼마나 자세하게 말하는지, 통치자가 이런 말할 시간도 있나 싶을 정도지요. 김일성 경우도 물고기순대 만드는 법, 숭어국 끓이는 법, 생선 내장탕 끓이는 법도 말했는데 이런 것을 두고 만기친람이라고 하지요.

만기친람은 어떤 것을 말하는지요?

임채욱 선생: 한마디로 온갖 것을 다 친히 보살핀다는 거지요. 옛날에 왕은 백성을 위해 모든 것을 친히 보살폈지요. 북한에서 통치자는 하나에서 열까지 관여 안 하는 것이 없습니다. 왜 만기친람을 하느냐고 물으면 인민을 사랑하는 세심한 배려 때문이라고 하겠지만, 시스템이 움직이는 체제가 아니라 사람이 움직여야 일이 돌아가는 체제 때문이지요.

이런 체제를 자랑한다고 북한선전매체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들이여! 이 나라 어느 공장, 농촌, 어촌, 심지어는 개인 살림살이까지 그이의 자애로운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있다더냐!” 다른 사람들은 손을 놓고 있는데, 통치자만 애쓰는 것 같습니다.

서울냉면과 평양냉면이 색깔이나 맛에서 분단된 세월만큼이나 달라진 것 같습니다.

임채욱 선생: 그런 것 같습니다. 본래 하나의 문화가 다른 곳으로 전파되면 그곳에서 더 전통의 모습을 지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국 LA에 있는 우리교포 떡집은 서울에 있는 떡집보다 더 전통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것처럼 평양에서 온 냉면이 서울에서 본래 모습을 더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70년대 남북대화 시기에 있었던 일인데, 평양에 간 남쪽 대표 한 사람이 평양냉면 먹고 싶다고 했더니, 준비한다고 몇 시간 지난 뒤 가져 온 냉면 맛이 서울에서 먹던 맛보다 나쁘더란 증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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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께서는 통일문와산책 함께 하고 계십니다. 남북이 분단된 지 70년이 넘으면서 남북은 그동안 이념과 체제를 달리하며 각기 다른 길을 걸어왔습니다. 남한은 서양으로부터 다양한 물질문화를 받아들여 식생활에도 큰 변화가 있었으나, 북한은 서양 문화에 인색했던 관계로 아직도 민족 고유 음식과 전통 음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탈북 여성들이 전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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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오랜 전통으로 자랑하는 찰전병을 소개해 드립니다.

여기서 전병이란 참쌀가루 등을 반죽하여 얄팍하게 지진 떡을 말하는데요.

먼저 준비물 볼까요.

참쌀가루 500그람, 팥 200그람, 설탕 30그람, 소금 3그람, 참기름 30그람입니다.

같이 만들어 볼까요.

참쌀은 씻어서 5-6시간 이상 불린 다음 소금을 넣고 가루를 빻아 체에 곱게 친닙다. / 팥은 깨끗이 씻어 일어 건진 다음 물을 넉넉히 붓고 팥알이 터지도록 푹 삶아 체에 걸러 팥껍질은 버리고 팥물만 무명주머니에 넣어 물기를 짜서 팥앙금을 만듭니다. 여기에 설탕을 넣고 섞어 놓습니다. / 참쌀가루는 끓는 물을 넣고 익반죽하여 얄팍하게 밉니다./ 미리 달구어 놓은 프라이팬에 참기를을 두르고 떡반죽을 놓아서 노르스름하게 지진 다음 팥앙금을 올립니다. /이것을 말아서 여러 가지 모양틀에 넣어 모양을 내어 식힌 다음 토막으로 썰어 내면 됩니다.

오늘은 북한에서 오랜 전통으로 내려오는 찰전병 만드는 법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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