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내기 전략’ 이번에도 통할까?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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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차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
제73차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
AP Photo/Mary Altaffer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73차 회의에서의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비핵화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와 전망이 우세한 속에 미국과 북한을 포함한 이해 당사국들의 입장이 더 정확히 확인되고 있고, 또 그 간극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표현되고 있습니다.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는 안보리 장관급회의에서 새 시대 희망이 밝아오고 있다고 하면서도 지금의 외교적 기회와 비핵화 희망은 결국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의 결실이며, 앞으로 비핵화가 완료될 때까지 책임 있는 각국이 제재유지에서 자기의 역할을 다해줄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비핵화 당사자인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연설도 특히 주목을 끌었는데요, 그는 ‘제재로 우리를 무릎 꿇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망상’이라면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 비핵화 의지는 확고부동하지만,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감을 갖게 할 때에만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지난번 취소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이 임박해 있고, 또 2차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속에 미국으로부터 실질적인 양보를 얻어내려는 사전포석, 압박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더 정확하고 구체적인 요구와 입장은 뉴욕에서 있은 세미나에서 대독된 태형철 김일성대총장의 연설문인데요, 그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조선반도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 전제조건, 북미가 서로를 이해하고 상대를 적대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이를 위한 법적·제도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수적, 종전선언과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것이 그 같은 법적·제도적 메커니즘을 제공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했습니다.

종전선언도 신고, 검증을 포함한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조치가 있어야 가능하고, 또 평화협정체결은 비핵화과정의 맨 마지막 단계에서 가능할 것이라는 외부의 예상이나 평가와는 달리 그는 이 모든 것을 비핵화를 위한 선 조치, 선결조건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또한 그는 ‘한반도의 비핵화는 결코 우리 공화국의 일방적인 핵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한반도의 비핵화는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한반도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실질적인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 전체 한반도를 핵무기로부터 자유로운 지역으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주장함으로서 남한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제공, 핵전략자산 전개, 주한미군 철수까지 비핵화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원래 이것은 북한의 새로운 주장이 아니라 이미 수십 년 동안 지속해오던 내용이죠. 북한이 절대로 ‘북한의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고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주장하는 것이 같은 맥락입니다.

북한은 지난시기 남한정부가 실행한 햇볕정책, 평화번영정책에 일명 ‘따내기 전략’으로 대응해 왔죠. 햇볕정책은 결국 북한을 무장 해제시켜 흡수통일의 활로를 열어놓기 위한 수단으로 의심했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단물을 뽑아먹고 체제이완은 든든한 모기장으로 막는 식의 전략을 취해왔습니다. 현재 과거 정부들보다 더 적극적인 대북포용정책이 펼쳐질지도 모릅니다. 물론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제재의 장애들이 해소돼야 가능해지겠죠.

그런데 북한의 소위 ‘따내기 전략’, 이번에도 통할까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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