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막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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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가우표발행국에서 발행한 사회주의농촌테제발표 50돌 기념우표.
북한 국가우표발행국에서 발행한 사회주의농촌테제발표 50돌 기념우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올해는 동구라파에서 사회주의, 공산주의가 붕괴되기 시작한지, 그리고 베를린장벽이 무너진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간 이 나라들은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유럽연합에 가입했고, 또 나토의 성원이 됐죠. 경제와 국민소득은 이미 수십 배 성장했고 주민들의 자유와 민주주의 지수도 엄청 개선되었습니다.

그러나 사회주의 독재체제의 잔재, 체제전환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전체주의 통제사회에 익숙했던 관습, 사고방식이 가장 바뀌기 어려운 한 부분인데요, 자유 시장 에서는 모든 것을 자체로 판단하고 개척하고 결정하고 선택해야 하는데, 이런 자립심이 차이나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러다나니 바뀐 세상에서도 당국에 대한 의존심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성공하지 못하거나 사회에서 실패하면 당국이나 사회를 탓하고 옛 제도를 그리워하는 그런 현상들이 아직도 극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웃이나 친구들의 능력에 따르는 성공, 부의 축적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용기가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우리 옛 속담에 배고픈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배 아픈 것은 참을 수 없다는 식이죠.

사회주의제도에서 엘리트, 지배계층에 속했던 사람들이 세상이 바뀌어도 계속 호의호식하고 돈도 많이 벌고, 또 자기의 지위를 이어나가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유혈사태와 사회적 피해,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과거 죄에 대한 처벌을 최소화한 부분도 있고, 또 기존 기득권세력들이 정보와 인맥, 교육의 측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사회의 지속적인 부패도 문제입니다. 물론 발전된 자본주의, 선진 시장경제에서도 부패는 항상 존재하는 사회악이지만 체제전환을 경험한 나라들에서는 일반적인 부패에 더해 사회주의 시스템에서 부족을 극복하고 생존을 위해 했던 관습적인 뇌물과 안면, 부패습관이 더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분단된 우리 한반도와 유사한 통일독일은 동서사이 차이도 아직까지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동서지역사이 경제력도 차이가 크고, 사람들의 사회적 통일, 소득차이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몇 세대가 바뀌어야 가능하지 않을까싶네요.

아직도 공산주의체제를 유지하지만 일찍이 시장경제를 도입한 중국과 베트남에서도 큰 경제적 번영과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심지어 중국은 무역은 물론 첨단 기술에서까지 세계 패권국가인 미국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불과 20-30년 전까지만 해도 냉장고를 수리하던 공장이 스웨덴의 볼보와 독일의 벤츠까지 집어삼키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죠.

그러나 아직까지 변화를 거부하고 있는 북한의 현 상황은 어떨까요? 지금 북한의 경제상황, 국민소득, 기술발전수준의 남한과의 차이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 상태에서 통일이 현실화될 경우, 지금까지 체제전환을 한 나라들이 겪은 시행착오, 그리고 통일독일이 겪은 변화와 진통과 비교하면 얼마나 큰 격변기가 기다릴지 상상하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러나 희망적인 것은 북한의 민초경제도 시장원리로 작동되고, 주민들의 의식도 많이 변하고 있다면서요?

요즘 주민들은 사회주의, 공산주의 시초이론가인 칼 막스도 크라이막스라고 조롱한다죠?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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