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원이 목사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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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맞아 평양 칠골교회에서 평양 기독교인들이 성탄절 기념예배를 드리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평양 칠골교회에서 평양 기독교인들이 성탄절 기념예배를 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벌써 12월이네요. 북한에서 12월은 특별한 의미가 있죠?

‘백두산 3대장군, 항일의 여성영웅’으로 모든 조선여성들의 귀감으로 칭송받는 김정숙의 생일 24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에는 100주기를 맞아 기념주화, 기념우표도 발행이 됐죠.

이날은 충성의 노래모임으로도 유명합니다. 김일성, 김정일 생일을 기념해 각종 정치행사, 노래모임도 있지만 아마도 북한주민들이 가장 공을 들여 준비하는 것이 이날 노래모임일겁니다.

한 달 넘게 모두 준비를 하고요, 어느 세포나 초급단체가 또는 어느 부서가 가장 성의 있게, 정치성 있게, 또 예술적으로 완성도가 높게 준비했는지에 따라 그 순위가 결정됩니다.

보통 부서책임자가 참여할 것을 독려하고 있고, 악기를 동시에 다루면 가산점이 부여되고요, 시랑송 모임도 갖습니다.

요즘은 북한젊은이들이 이날 크리스마스이브도 은밀히 즐긴다고 합니다. 다행히 24일은 예수 탄생일 전날로 세계적으로 공동의 명절로 쇄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는 산타 할아버지가 썰매를 타고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눠주는 일로도 매우 유명하죠.

북한에서는 종교가 철저히 말살되어 있습니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하고 있죠. 그렇지만 예술영화 ‘이름 없는 영웅들’, 중국과의 교류, 북한인들의 외국출장 및 체류 등을 통해 더 많은 정보와 종교문화를 습득하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캐럴인 ‘징글벨’은 모두가 들어봤을 거구요, 이날 인사말인 ‘메리 크리스마스’도 모두 압니다. 이를 뛰어 넘어 북한 젊은이들이 24일 오전 수업을 끝낸 후 ‘충성의 노래모임’을 하고 조용히 기숙사나 모임장소에 와 크리스마스이브를 즐기고 크리스마스 전날 분위기를 느낀다니 변해도 참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북한이 종교적 믿음, 신념, 신앙심을 철저히 배격하는데 는 당연히 의도가 있죠. 절대적인 수령의 지위, 수령에 대한 충성을 훼손하기 때문입니다.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원칙에 어긋나는 것이죠. 북한의 헌법보다 위력한 10대원칙은 수령을 제외한 개인숭배, 개인우상을 철저히 배격합니다. 따라서 신앙심을 목숨보다 귀중하게 여기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수령에 대한 충성을 대신할 경우 정말 북한의 수령절대주의가 도전을 받고 위험해지겠죠? 그래서 종교를 철저히 배격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외형적으로는, 헌법상으로는 종교의 자유를 표방하고 허용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칠골 교회도 짓고, 장춘성당도 만들고, 가장 최근에는 러시아정교회 교회당도 평양시 대동강구역에 건설하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 당국의 대외적 이미지 개선, 종교계의 지원을 받아내기 위한 속임수에 불과하죠.

북한에서는 종교를 ‘허황된 것’이라고 표현하는 방법으로 ‘종교는 인민의 아편’, ‘한쪽 뺨을 맞으면 다른 쪽 뺨을 내대라’, ‘원수를 사랑하라’는 표현들을 부각시켜 저들의 반종교적 행위를 정당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또 종교를 막기 위해 이런 방법도 쓰죠? 노동당원을 목사로 임명하는 겁니다.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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