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 건설에 녹아나는 인민들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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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원산 시내에 조성 중인 대규모 관광단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건설현장 모습.
북한이 원산 시내에 조성 중인 대규모 관광단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건설현장 모습.
연합뉴스 제공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관광이라고 하면 북한의 청취자분들은 어떻게 느껴지십니까? 아마 북한 주민들에게는 관광은 돈 많은 사람들이 한가하게 다니는 것으로 낯설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 북한군 병사들은 금강산 관광을 온 남한 관광객들을 보면서 “남조선에서 인민들을 착취하는 지주 자본가들이 놀러왔다”고 적개심을 보였다는 일화도 전해집니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관광이라는 말보다는 여행이라는 말이 더 익숙할 것 같습니다. 팍팍한 살림에 관광 다닐 여유가 없기 때문에 대체로 먹을 것과 마실 것을 가지고 강가나 산에 야유회를 가거나, 어쩌다 기차타고 친척집에 가는 게 고작이어서 관광보다는 여행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 세계인들은 일과 휴식을 적당히 배합하면서 해외로 관광을 다니고 있습니다. 특히 개혁개방으로 살만해진 중국 사람들이 해외 관광을 많이 하는 데, 지난해 남한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의 수는 600만명에 달했습니다.

남한은 세계적인 관광대국인데, 지난해 무려 1,75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았다고 합니다.

북한도 요즘 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광지를 많이 개발하고 있는데요. 관광 아니면 해볼 게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나치게 몰입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 관광이 인민생활에 과연 어떤 혜택을 줄까요?

<탈북기자가 본 인권> 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

<네이버 TV 녹취>올해 2019년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750만명에 달할 전망입니다. 3년 넘게 이어진 중국의 한한령에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인 관광객까지 줄어든 가운데서도 역대 최다 기록이라고 합니다.

이 녹음은 지난 한해 남한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1,700만명을 넘어섰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입니다.

한국 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한해 남한은 관광 수입으로 250억 달러를 벌어들였고, 생산유발 효과와 취업유발 효과는 각각 460억 달러와 46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합니다. 즉 외국인 관광객들이 오면 그들의 여행 일정을 짜주고, 그들을 안내해야 하는 관광회사, 여행사들이 돈을 벌 수 있게 된다는 소립니다.

그리고 외국인들이 면세점과 호텔, 백화점 등에 들려서 쇼핑도 하는데 그때 돈을 많이 쓰고 간다는 소립니다.

관광은 말그대로 큰 밑천을 들이지 않고, 단지 나라를 개방함으로써 얻게 되는 경제적 이득을 얻는 산업입니다. 북한처럼 산이 많고, 자원이 부족한 나라들에 딱 맞는 업종이 바로 관광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도 요즘 삼지연지구와 원산갈마반도, 양덕 온천지구를 개발해 외화를 벌기 위해 관광업에 뛰어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시도하는 관광은 유엔 제재 때문에 모든 돈줄이 막혀 “그것밖에는 할 게 없어서”하는 의미의 관광입니다.

미국으로 망명한 북한 고위층 관료는 얼마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 편지에서 “북한 김정은은 두개의 특별한 관광 지구를 건설함으로서, 관광수입으로 제재를 돌파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그 중 하나는 백두산 이고, 다른 하나는 원산 금강산 관광지구라고 지적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관광 산업이 잘 돌아가면 북한 김정은 정권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고도 체제를 유지하는 데 별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 북한이 어떻게 관광으로 정권 유지에 필요한 돈을 벌 수 있을까?

2018년에 북한을 방문한 중국인은 20만명, 2019년에 30만명에 달했다고 한국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에 북한 무역 총액은 28억4300만달러로 그 전년보다 절반으로 뚝 떨어졌지만, 그 빈주머니를 중국 관광객들이 채워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선 북한은 중국인들이 들어올 수 있게 문턱을 크게 낮추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 단동에서 신의주로 가자면 북한 방문 통행증을 내야 하는데, 인민폐 300위안을 내면 된다고 합니다. 또 나진 선봉을 오가는 1박 2일 관광의 경우 880위안, 중국 단동에서 평양~원산~개성~금강산까지 돌아보는 엿새짜리 관광상품은 4천300위안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해 6월 평양을 방문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북한을 관광하는 중국인 수를 200만명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북한 김정은은 핵을 포기하지 않고도 제재를 버틸 수 있는 자금을 손에 쥘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은 현재 관광사업에 온 국가 자원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우선 삼지연 지구가 꼽히는데 원래 양강도 혜산, 삼지연까지 가는 교통편이 좋지 않기 때문에 북한 내부에서는 관광지로는 적합치 않습니다.

그 대신 중국 장백산을 관광하는 중국인들에게는 당일치기, 또는 1박 2일로 관광코스로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회령시 출신의 탈북인 김동남씨는 “중국에서 말하는 장백산은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하기 때문에 연간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면서 “북한이 중국관광객을 삼지연 지구로 끌어들일 경우 크게 품을 들이지 않고도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동남: 우선 첫째로 경제적으로 어렵고 하니까, 우선 관광으로 돈을 벌자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까, 또 한국(정부)에서도 제3국을 거쳐서 북한으로 관광들어갈 수 있다고 하는데, 그 3국이라는 것이 중국을 거쳐서 북한까지 들어갈 수 있다고 나는 이해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관광객들이 장백산(백두산) 구경하고, 그리고 삼지연까지 80km인데, 그게 북한땅이지 않습니까, 북한이 거기서 관광사업을 하면서 이득을 보자고 하겠지요.

중국관광객들을 삼지연 지구로 끌어들이면, 그들에게 ‘백두산 지구 혁명전적지 답사’도 시키고 돈도 버는 ‘일석 2조’의 효과를 노려볼만 하다는 것입니다.

그외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관광지는 원산갈마반도입니다. 이곳에는 현재 5성급 호텔 여러 동와 각종 민박 시설들이 건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휴양시설들은 현재 대북제재에 막혀 제대로 꾸려지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올해 4월 15일까지 원산갈마반도 휴양지 건설을 끝내야 하는데, 마감재료가 없기 호텔공사를 끝낼 수 없다”면서, “하지만, 외부 공사를 마치고 올해 4월 15일에는 준공식은 진행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원산 갈마 해양관광지 건설은 김정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직접 찾아가 현지지도를 하는 등 품을 들이고 있는 곳입니다.

이 소식통은 “원산갈마반도는 한 개 도시 규모와 맞먹는 엄청난 관광지”라면서 “이곳에 한국인과 일본인 관광객들을 유치하여 외화벌이를 할 계획이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진전된 모습으로 나오지 않게 되자, 미국이 제재를 해제 하지 않음으로써, 남한 관광객들을 유치하겠다는 희망적인 사고는 시들해졌습니다.

김정은은 최근 금강산 관광지구 내에 있는 남측 시설물들을 모두 철거하라고 지시하는 등 독자적으로 관광업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관광산업이 과연 북한 당국의 의도대로 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만약 중국 시진핑 정부가 김정은과 약속한대로 수백만명의 중국 관광객을 보낼 경우, 미국은 경제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 미국과 중국간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하면서, “중국이 북한과 관련해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에 대해 매우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미중간 무역전쟁을 북한 핵문제와 병행하고 있으며, 중국의 도움으로 북한 핵문제 해결이 어려울 경우, 미국이 중국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암시로 해석됩니다.

과연 자국의 이익에 해가 될것을 감지하면서까지 중국이 북한에 관광객을 보내줄지는 미지수입니다.

탈북인 김동남씨는 북한 주민들 속에서도 핵무기에 대한 반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동남: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국제정세에 따라서 얼마나 북한이 얼마나 복잡합니까, 핵을 개발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은 국제적 타격을 받지 않습니까, 북한 주민들에게도 실제 영향을 미친단 말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그러지 않습니까, ‘아니 핵 만들어서 우리 입에 쌀이 들어오나?’ 그렇게 불만이 대단하지요.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을 마칩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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