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당에 직접 신소하겠다”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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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노동당사 본관.
조선노동당사 본관.
연합뉴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세계인권선언 제19조에는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의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이러한 권리는 간섭없이 의견을 가질 자유와 국경에 관계 없이 어떠한 매체를 통해서도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얻으며, 전달하는 자유를 포함한다”

세계 인권선언은 국제인권법의 기본을 이루는 토대로서, 현재 지구상 인간의 권리와 의무를 가장 높은 경지에서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과 남한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국민의 가장 신성한 권리로 규정하고 하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도 표현의 자유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는데요, 2013년 개정한 헌법 제69조에는 “공민은 신소와 청원을 할 수 있다. 국가는 신소와 청원을 법이 정한데 따라 공정하게 심의처리하도록 한다”고 지적되어 있습니다.

즉 북한 공민은 누구나 신소를 할 수 있으며, 국가는 그 신소를 받아 처리해야 함을 법으로 정한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신소와 청원을 제출할 수 있는 창구가 제한되어 있고, 오히려 신소했다가는 역으로 처벌받는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북한의 신소제도와 민주국가의 민원 청원제도는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YTN 보도> 청원 요구가 백악관으로부터 응답을 받으려면 다음 달 19일까지 10만 명의 서명을 받아야 합니다.

이 녹음은 백악관 홈페이지에 있는 청원 게시판 사용을 소개하는 남한 언론 보도입니다. 미국 대통령이 일하는 백악관 홈페이지에는 백악권 청원 사이트가 있습니다. 위더 피플(We the People)이라고 되어 있는 백악관 청원 게시판에 가면 누구나 신소와 청원을 할 수 있는데 참여자가 30일간 10만 명 서명을 하게 되면, 백악관은 공식 검토에 들어가 60일 내에 공식 답변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백악관 홈페이지 외에도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쓸수 있는 창구도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면 공식 접수했다는 메시지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과 국가 지도자간의, 직접 소통이 추세가 되고 있습니다.

남한의 경우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대표적인 창구로 꼽힙니다.

<한국 SBS 방송 보도>  요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아주 뜨겁습니다. 초등학교 빈 교실을 공공보육시설로 활용하자는 건데 벌써 6만 명 이상이 동의했습니다. 또 강아지를 잔인하게 죽이는 모습을 본 여중생이 처벌을 청원하기도 했습니다.

이 녹음은 남한의 청와대 청원계시판에 국민들의 민원, 북한말로 하면 신소와 청원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는 남한 언론의 보도입니다.

특히 청년들 가운데 청원자가 많다고 하는데요, 한 청년은 자기가 쓴 글을 대통령이 직접 보고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지 직접 들어보고 싶다는 기대감에 청와대에 글을 적었다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이런 기대감 때문인지 하루 평균 500건 정도 신소와 민원이 청와대에 접수된다고 합니다.

민원 내용 중에는 강아지를 학대하지 말라는 내용도 있고, 공직자, 즉 간부를 비판하는 내용까지 다양합니다. 청와대는 한 달 동안 20만 명 이상이 참여하면 공식 입장을 밝힌다고 합니다.

이런 청와대 청원 게시판은 국민과의 소통을 활발하게 한다는 취지하에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면서 만든 것인데요, 남한에는 청와대 뿐 아니라, 국민들의 신소를 전문 받아 처리하는 국민신문고, 국회에는 국회청원 계시판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어떨까요?

북한에도 신소와 청원제도가 있습니다. 헌법 제69조에는 “공민은 신소와 청원을 할 수 있다. 국가는 신소와 청원을 법이 정한데 따라 공정하게 심의처리하도록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공민이 신소를 하면 국가는 이를 처리해줄 수 있다는 것을 법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소가 제대로 지켜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신소처리 업무를 노동당의 한 개 부서가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노동당 기구에는 신소처리과가 있으며, 중앙당과 각급 지방 당위원회에 이르기까지 신소과가 있습니다.

신소방법은 주민들이 먼저 신소내용을 서면으로 써서, 지방당 신소과에 하고, 이 신소가 도당, 중앙당으로 올라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신소처리 과정에 오히려 신소자가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례로, 1992년 평안북도의 한 고등중학교 남자 교원이 리당비서를 했던 아버지가 해임된데 대해 억울하다며 다시 재심의 해줄 것을 도당과 중앙당에 했지만, 오히려 그 교원이 철직되어 어렵고 힘든 부분인 철도 선로공으로 좌천된 바 있습니다.

군당 신소과에서는 해당 신소가 도당, 중앙당으로 올라가면 리당비서의 간부문제를 처리한 군당 조직비서가 처벌되기 때문에, 신소과에서는 조직비서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조직비서의 지시로 결국 신소했던 교원은 역으로 어렵고 힘든 부분에 좌천되어 일하다가 결국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북한에서 신소자를 보호하는 프로그램도 없습니다. 신소자는 공익제보자에 해당되지만, 신소자는 초급당으로부터 끊임없는 괴로움을 당했고, 발전의 기회도 박탈당했습니다. 북한은 노동당과 보위성, 보안성 등 권력기관은 인맥과 친족관계로 얽히였기 때문에 평범한 주민이 신소를 했다가는 ‘괘씸죄’로 찍히기 쉽습니다.

그래서 신소를 한 사람들은 파면되어 탄광 광산, 농장에 좌천되는 등 정치적으로 매장을 당하기 쉽습니다.

때문에 신소를 하려는 사람들은 군당, 도당을 통하지 않고 중앙당으로 직접 신소하려는 경향이 많습니다. 1990년대만해도 억울하게 해임 철직된 사람들은 자신의 사연을 중앙당에 직접 알리기 위해 여행증명서 없이 걸어서 평양으로 가는 사례도 많이 생겼습니다.

이들은 중앙당 정문에 신소를 접수하는 편지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물샐틈 없이 조밀하기로 소문난 보위부 10호 초소를 에돌아 평양으로 갔습니다. 물론 이러한 시도는 북한 실정을 잘 아는 사람들이라야 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신소를 해봤던 탈북민 경험자들에 따르면 중앙당 신소과는 그래도 어느 정도 공정성이 있다고 합니다.

중앙당 신소처리과 성원들은 도당과 지방당에 인맥이 별로 없기 때문에 원칙대로 일을 처리하는 편이라고 하는데요, 일단 이렇게 신소가 접수되면 중앙당 신소처리과에서는 해당 지방으로 내려가 신소 처리를 진행하는데, 본 사건이 당의 유일사상체계에 어긋나게 처리됐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해당간부를 처벌하고 신소자를 복직시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은 신소를 하더라도 직접 중앙당에 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는데요,

특히 최근에 이런 사례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지난해 탈북한 50대의 남성은 “요즘 북한 주민들은 과거와 많이 다르다”며, “보안원을 비롯한 권력기관원들에게 당한 억울한 사연을 직접 중앙당에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습니다.

탈북남성: 보안원들도 이젠 잘못하게 되면 자기 입으로도 인권이 어떻고 그래서 자기가 떨어진다고 하고, 그리고 실제로 별도 떨어지고 제대시킨 것도 많으니까, 사람들이 지금은 그걸 알아놔서 거꾸로 역습한단 말입니다. 중앙당에다 신소하고 너죽든 나죽든 해보자 이렇게 길바닥에서 막 싸운단 말입니다.

실제로 이렇게 주민들이 중앙당에 신소를 해서 별이 떨어진(정복을 벗은) 보안원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 탈북남성에 따르면 장마당에서 돈이나 짐을 빼앗긴 주민들은 보안원들을 중앙당에 신소하겠다고 맞서고 있다고 합니다.

탈북자 김동남씨는 현재 북한 보안원들의 처지는 과거와 달리 많이 어려워졌다며, 어떤 보안원은 정복을 벗고 장사라도 해서 가족을 먹여 살리겠다는 말도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또 다른 탈북여성은 감옥에 끌려간 주민들은 당정책을 걸고, 북한 간수들과 투쟁한다고 하는데요, 그러면 간수들이 함부로 죄수들을 때리지 못한다고 합니다.

탈북여성: “살아서 나가라” 이런 당의 방침이 있대요. 그래서 사람들은 왜 때리냐고 막 대들고, 그러니까 바로 조치를 취했대요. 그래서 때리는 것을 좀 적게 때리고 세계에서 인권을 떠드니까 그게 효과를 좀 보는가 봅니다.

이러한 북한 주민들의 권리주장은 북한 헌법에 명시된 공민의 권리를 찾는 길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공민의 권리와 의무가 헌법에 다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제대로 알지 못해 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헌법에 써 있는대로 자신의 권리를 찾기만해도 북한에는 권력자들의 횡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탈북자가 본 인권> 오늘은 북한 헌법에 밝혀진 신소와 청원이 민주국가의 청원과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았습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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